'학습 부담으로..' 학교에 불 지르는 케냐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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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1월 케냐에서 발생한 학교 방화 사건이 126건에 달하고 이로 인해 체포된 학생은 302명이나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특징은 학생들 사이에 방화를 수단으로 사용하는 데에 대해 어느 정도 공감대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데, 이는 학교에 불을 지르는 것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것처럼 느끼기 때문일 수 있다"며 "현재 학생들에게 복종을 강요하는 케냐 교육에 대해 다른 접근 방식을 고려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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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넘게 이어진 고질적 문제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지난해 1~11월 케냐에서 발생한 학교 방화 사건이 126건에 달하고 이로 인해 체포된 학생은 302명이나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6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은 이와 같은 통계 공개와 함께 30년째 이어지고 있는 케냐 학교 방화 사건의 실태와 원인에 대해 보도했다. 지난해에는 특히 기숙학교에 대한 방화 수가 급증했는데, BBC는 이에 대해 기숙학교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줄어든 학습량을 보충하기 위해 심화된 커리큘럼을 운영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지난해 10월, 다니던 여고에서 발생한 방화사건을 겪은 15세 학생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방화의 원인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모르나 학생들이 국가시험을 앞두고 학업 압박을 받아 강한 불만을 갖고 있었다"며 "우리는 보통 새벽 4시30분에 수업에 들어가고 밤10시까지 자율학습을 해야했다"고 말했다.
케냐에서의 학교 방화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최악의 학교 방화 사건은 20년 전 수도 나이로비 남동쪽 마차코스 카운티에서 발생했는데, 67명의 학생이 사망했다. 방화로 유죄 판결을 받은 학생도 있다. 2017년 나이로비 모이 여고에 불을 질러 학생 10명을 죽음에 이르게 한, 당시 14세 소녀가 올해 징역 5년형을 선고받았다.
케냐 교육부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방화 전염'의 원인으로 과밀학급, 열악한 교사-학생 관계, 약물 남용, 학교 내 부적절한 상담 서비스 등을 들었다. 그러나 교육부는 "잘못된 행동을 저질렀을 때 부모가 자녀를 과보호했으며, 법 또한 교사의 학생 징계 능력을 방해했다"고 밝혀 잘못이 교육기관에만 있는 것은 아님을 지적했다. 이어 학교에 전문 상담사를 둘 것과 기숙학교의 역할에 대한 비판적 검토를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수년간 케냐 학교 방화 문제를 연구한 캐나다 인류학자 엘리자베스 쿠퍼씨는 "학교 방화가 케냐에만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놀라운 것은 그 빈도와 심각성 및 집단적 성격"이라고 말했다.
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특징은 학생들 사이에 방화를 수단으로 사용하는 데에 대해 어느 정도 공감대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데, 이는 학교에 불을 지르는 것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것처럼 느끼기 때문일 수 있다"며 "현재 학생들에게 복종을 강요하는 케냐 교육에 대해 다른 접근 방식을 고려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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