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믿는다"..김강우, 공포 못 봐도 '귀문'은 괜찮은 이유[인터뷰S]

강효진 기자 2021. 8. 10.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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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강우. 제공ㅣCJ CGV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배우 김강우가 데뷔 20년 만에 처음으로 공포 영화에 출연하며 직접 느낀 공포 장르의 매력에 대해 전했다.

영화 '귀문'(감독 심덕근)은 1990년 집단 살인 사건이 발생한 이후 폐쇄된 귀사리 수련원에 무당의 피가 흐르는 심령연구소 소장 도진(김강우)과 호기심 많은 대학생들이 발을 들이며 벌어지는 공포를 그린 영화다.

김강우는 심령연구소장 도진 역을 맡아 독특한 매력을 뽐낸다. 심령 연구소장이지만 무당의 피를 이어받은, 현대화된 남자 무당으로 색다른 비주얼을 보여줬다.

'귀문' 개봉을 앞둔 김강우는 10일 오후 진행된 스포티비뉴스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시나리오를 밤에 혼자 방에서 읽었는데 굉장히 무섭더라. 글을 읽으며 오싹한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이 영화를 선택하게 됐다. 공포영화가 처음이라 걱정도 됐는데, 이 정도 시나리오라면 내가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이 영화를 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공포영화를 보지 못한다던 김강우는 이번 작품 이후 공포영화 재도전에도 긍정하며 "매력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그런 생각이 있었다. 공포영화는 장르 특성상 작품에 배우가 좀 묻히는 느낌을 받았다. '분위기가 주도하지, 배우의 연기가 크게 주도하나?' 싶은 생각도 있었는데 이 장르에서는 배우가 성취감이 있더라"고 말했다.

더불어 "공포영화에도 면역이 좀 생긴 거 같다"는 그는 "영화를 보는 거 까지는 좋은데 잔상이 오래 남는 게 싫었다. 잘 때나 혼자 샤워를 할 때 생각이 나면 그런 마음이 싫었다. 이제는 그걸 즐기게 되더라. 그런 마음이더라. '나도 공포영화를 찍어 봤는데, 다른 사람들은 이런 공포물을 어떻게 찍을까' 그런 궁금증이 생긴 거 같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느끼는 공포에 대해 "저는 놀라는 건 별로 안 무섭다. 그보다는 좀 심리적으로 압박해오는 오컬트라고 해야하나. 그런 게 무섭더라. 보이지 않는 악령 같은 느낌. 어떨 땐 사람이 제일 무섭기도 하다. 너무나 익숙했던 공간과 사람이 갑자기 다른 모습으로 다가올 떄가 제일 무서운 거 같다"고 털어놨다.

또한 자신처럼 공포를 잘 보지 못하는 관객들에게도 "서로 공포에 대한 기준이 다른 거 같다. 어떤 분들은 심리적 압박이 싫을 수도 있고, 어떤 분들은 깜짝 깜짝 놀라는 긴장감이 싫을 수도 있다. 저희는 그게 적절하다. 너무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는다"며 "눈 가리고 안 보셔도, 내용을 따라가면 도진이가 해결해 준다. 제가 해결해주니까 보셔도 될 거 같다"고 웃음 지었다.

▲ 김강우. 제공ㅣCJ CGV

그는 자신의 캐릭터 도진에 대해 "일반인들이 크게 놀라는 장면에 있어서 어느 정도 강도를 다르게 가려고 했다. 그렇다고 해서 저도 사람인지라 호흡이 아무렇지도 않게 가진 않을 것이다. 좀 더 가파르고, 빨라지고 해서 놀라기보다는 집중하려는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은 도진에 대해 강남에서 잘나가는, 퇴마 활동을 해야하거나 원혼을 처리해야 할 때 가장 1순위로 찾는 잘 나가는 현대판 무당이면 좋겠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비주얼 적으로 조금 멋있었으면 좋겠다는 요구를 해주셨다. 그래야 지금 상황에서 좀 대비가 되지 않을까 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도진은 세련된 비주얼과는 달리 동생, 어머니와 이야기 할 때 사투리를 쓰는 모습으로도 눈길을 끌었다. 이는 대본에서 어머니 캐릭터가 사투리를 사용하는 것을 발견한 김강우의 아이디어가 반영된 설정이었다고.

그는 "원래 사투리 설정은 아니었다. 시나리오에 어머니 대사가 사투리로 되어있었다. 그럼 저도 출생지가 그 지역인 거 아닌가. 어머니와 함께 서울에 올라왔어도 지역에서 올라왔으면 그 지역 사투리를 쓰는 경우가 있기에 가족들과의 대사에서만 사투리를 써보는게 어떨까 했다. 초반에 어머니와 동생과 부분에서만 사투리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귀신을 다루는 작품에 출연한 만큼 '귀신'의 존재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김강우는 "귀신을 믿는다"며 "왜냐면 그렇기 때문에 이게 계속 회자되고, 내려오고, 그렇지 않을까. 없다면 상상만으로만 디테일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싶다. 있는 거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귀문'을 본 관객들이 무서워 하셨으면 좋겠다.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본질에 가장 충실했으면 좋겠다 .그러면서도 약간 짠한 마음도 있었으면 좋겠다. 도진이에 대해 가엾다는 마음도 조금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 김강우. 제공ㅣCJ CGV

끝으로 김강우는 데뷔 20주년을 맞은 것에 대해 "문득문득 놀라게 된다. '시간이 이렇게 빨리 지났나. 20년 동안 뭘 했나' 싶다. 책임으로 다가오기도 하고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또 한편으로는 잘 버텨서 스스로가 좀 기특하기도 하다. 그만큼 더 어려운 거 같다. 예전엔 뭣도 모르고 연기를 했다. 요즘 더더욱 어렵고 소중하다는 걸 매 순간 느낀다. 그리고 현장에서 연기하는 그 순간의 소중함과 즐거움을 더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가 작년부터 쉽지 않은 시기다. 저도 영화를 쭉 하고 배우로 살면서 이런 시기에 배우가 해야하는 역할에 대해서 참 많은 생각을 해본다. 이 영화가 여러분에게 삶의 기폭제가 되고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고 조금이나마 즐거움을 가질 수 있는 작품이 되면 좋겠다"며 "극장에 오시는 분들이 점점 늘고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극장에서 봐주셔야 가지고 있는 차별화된 매력을 보실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당부했다.

'귀문'은 오는 1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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