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로 들어와서 정규직, 소리 질러".. 청년층 분노 '폭발'
23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는 ‘인천공항 근무 직원’이라는 제목의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대화 내역 사진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 사진의 정확한 출처가 밝혀지진 않았으나, 채팅방 제목과 대화 내용을 통해 미뤄볼 때 인천공항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들이 주로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328명이 참여하고 있는 해당 채팅방에서는 인천공항의 보안검색요원 직고용 발표가 화두에 올랐다.
채팅방의 한 참가자는 “나 군대 전역하고 22살에 알바천국에서 보안으로 들어와서 190만원 벌다가 이번에 인국공(인천공항공사) 정규직으로 들어간다”며 “연봉 5000 소리 질러, 2년 경력 다 인정받네요∼”라고 주장했다. 그는 “서연고(서울대·연세대·고려대) 나와서 뭐하냐”며 “인국공 정규직이면 최상위인데 졸지에 (내가) 서울대급이 돼버렸다”고 덧붙였다. 이 참가자는 “너희가 5년 이상 버릴 때 나는 돈 벌면서 정규직(이 된다)”며 “요새 행복하고 부모님도 좋아하신다”고도 적었다. 또 다른 대화 내역 사진에선 ‘정규직이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 사람은 뭐가 되느냐’는 질문에 한 채팅방 참가자가 “누가 하래?”라고 되묻기도 했다.
하지만 이 발표 뒤 기존 공사 직원들과 당사자인 보안검색 요원들, 인천공항에서 일하는 다른 비정규직들, 다른 공사의 보안검색 요원들, 취업준비생들이 모두 각자의 처지에서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 중에서도 대부분이 청년층인 취업준비생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른다. 인천공항공사는 취업준비생들에겐 ‘꿈의 직장’으로 꼽히는 곳이다. 취업포털 인크루트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3년 연속 대학생이 꼽은 ‘가장 일하고 싶은 공기업’ 1위에 올랐다.
이날 공기업 취업준비생들이 모이는 카페 ‘공준모’에는 ‘인국공을 위해 토익 10번 봤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5달 새 700점에서 980점으로 오른 토익 성적 확인표를 올린 뒤 “인국공을 위해 토익 10번을 봤고, 토익스피킹 8번을 봤다”며 “매일 허벅지를 찔러가면서 14시간씩 전공 공부를 했고 괴로워서 울었다”고 했다. 그는 “그래도 꼭 합격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참았다”며 “그런데 열심히 노력했던 내가 ‘호구’가 됐다”고 덧붙였다. 글쓴이는 “이게 대한민국이라는 사실에 살기 싫어졌다”며 “처음으로 아빠 앞에서 울었다, 마음이 산산조각났다”고도 털어놨다.
해당 글은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도 삽시간에 퍼지며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글에 달린 댓글들에서는 “촛불시위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 “공산 국가냐”, “나까지 자괴감이 든다” 같은 반응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청년들이 주로 모이는 다른 취업준비생 카페나 온라인 커뮤니티들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대부분 인천공항공사의 이번 직고용 문제를 비판하는 내용이다. “알바(아르바이트생)로 들어와서 정규직이 됐다”거나 “이럴 거면 왜 공부를 해야 하느냐”는 등의 의견이 다수다.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도 등장했다. ‘공기업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그만해주십(시)오’라는 제목으로 이날 올라온 청원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답변 기준의 절반인 10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이번 인천국제공항공사 전환은 충격적”이라며 “여기 들어가려고 공부하는 취업준비생과 현직자는 무슨 죄냐, 노력하는 이들의 자리를 뺏게 해주는 게 평등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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