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가장 큰 꽃이 시체 썩는 냄새 풍기는 이유는?
이달 초순 말레이시아의 열대우림에서 만개한 라플레시아를 목격했다. 한국인 여행자가 활짝 핀 라플레시아를 직접 본 건 행운이었다. 라플레시아의 개화 시점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라플레시아는 9∼21개월간 숨어 살다 수풀 바닥에서 꽃을 피우고 7일 안에 죽는다.
Q : 꽃 이름이 왜 라플레시아인가.
A : “이 꽃을 최초로 발견한, 정확히 말하면 서양에 최초로 알린 토마스 스탬포드 래플스(Thomas Stamford Raffles·1781∼1826)의 이름에서 따왔다. 래플스 경은 싱가포르에서 더 유명하다. 싱가포르 건설의 아버지로 통하는 그는, 영국 정부를 설득해 싱가포르를 개척하게끔 한 주인공이다. 싱가포르의 랜드마크 ‘래플스 호텔’도 그의 이름에서 비롯됐다. 그가 1818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Sumatra)섬을 탐험하다 이 거대한 꽃을 발견했다고 한다.”
Q : 꽃은 오래 피나.
A : “꽃봉오리를 맺고서는 한 달쯤 뒤 개화한다. 꽃봉오리는 양배추와 크기와 모양이 비슷한데, 개화한 꽃은 솥단지처럼 둥글고 넓적하다. 꽃은 5∼7일 핀다. 꽃이 지면 시커멓게 변한다.”
Q : 꽃에서 악취가 난다고?
A : “라플레시아를 흔히 ‘시체 꽃(Corpse Flower)’이라고 한다. 꽃에서 시체 썩는 냄새가 풍겨서다. 1876년 영국에서 열린 박람회에서 라플레시아가 전시된 적이 있었다. 그때 꽃이 개화했고, 악취 때문에 소동이 벌어졌다.”
국내에도 라플레시아에 주목한 뮤지션이 있다. 록그룹 ‘국카스텐’이 2010년 발표한 1집 앨범 ‘Guckkasten’에 ‘라플레시아’라는 노래가 있다. ‘끈적한 입을 벌리고/너를 기다릴 때/낯설은 상처는 낡아/버린 날 그리네/비참한 내 입은/다물 줄 모르고/비열한 냄새는/운명을 포장하네.’ 가사가 라플레시아의 특성을 정확히 집어냈다.
코타키나발루(말레이시아)=손민호 기자 ploves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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