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광장] 한국형 AI, 개방형 협업이 관건이다

2017. 11. 7. 19:0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황보현우 코오롱베니트 빅데이터분석팀 전문위원
황보현우 코오롱베니트 빅데이터분석팀 전문위원

최근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는 전문가들이 기업의 성공요인을 언급할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용어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작년 3월 구글 딥마인드에서 주최한 '알파고 대 이세돌'의 바둑 대결 이후 인공지능에 대한 개발 및 투자는 신드롬처럼 전 산업으로 번지고 있다.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의 증가는 비단 기업의 투자 대상뿐만 아니라 학계의 연구 과제와 정부 정책의 우선순위까지 바꿔 놓았다.

이러한 시점에서 한국 정부는 인공지능 분야에서 우리 기업들이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가 아닌 '시장 선도자(first mover)'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앞장서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은 비관적이기만 하다. 인공지능 분야에서 한국의 기술 경쟁력은 선두 주자인 미국의 79.2% 수준에 머물고 있고, 이를 시간으로 환산하면 미국 대비 2.2년이 뒤처진 상황이다. 또한 해외에서는 무섭게 성장하는 중국의 인공지능 기술이 이미 한국을 추월했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여러 전문가들이 인공지능 기술의 주요 요소로 인재, 데이터, 인프라, 컴퓨팅 역량을 꼽고 있지만, 우리는 단순히 4개 요소에 대한 역량 확보가 치열한 경쟁이 전개되는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을 담보하는 열쇠인지 재고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조직 내 역량 확보의 차원을 넘어 내부의 자원과 외부의 집단지성을 결합해 기존과 다른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내는 개방형 협업(open collaboration) 모델의 수용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모바일 기기들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던 혼란기에 애플은 개방형 협업을 바탕으로 한 사업전략을 통해 기존 시장의 판도를 뒤엎은 대표적 사례이다. 애플은 모바일 콘텐츠 거래 장터인 앱스토어(App Store)를 만들어 양질의 콘텐츠와 애플리케이션을 확보, 제공함으로써 모바일 시장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이러한 애플의 성공은 모바일 생태계의 협력자인 콘텐츠와 애플리케이션의 제작자에게 플랫폼과 개발 툴을 개방하고, 수익을 배분하는 개방형 협업 모델을 통해 가능했다.

내외부의 '연결'에 방점을 둔 개방형 협업은 최근 4차 산업혁명의 핵심적 화두인 '초연결성'과 맞물려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으며, 혁신적 기술로 인한 변화의 시기에 그 파괴력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현재는 빅데이터의 힘을 등에 업은 인공지능이 본격적으로 세상에 모습을 나타내는 시점이며, 과거 개방형 협업의 효과로 시장을 선점했던 기업의 성공사례가 재현될 수 있는 시기이다. 이미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과 같은 혁신 기업들은 개방형 협업을 통한 기술 혁신이 시장 공략의 핵심임을 파악했으며, 앞다퉈 자신들이 보유한 인공지능 역량을 개방하고 협업을 통한 시장 선점에 주력하고 있다.

단순한 '기술 혁신' 이 아닌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서 한국이 인공지능의 강자로 도약하고, 세계적인 혁신 기업을 배출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요구된다.

첫째, 인재, 데이터, 인프라, 컴퓨팅 역량과 같은 인공지능 개별 요소의 발전뿐만 아니라 이들의 유기적 결합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기업-정부-학계의 3자 간 개방형 협업이 요구된다. 또한 부서 간 역할의 구분을 넘어선 조직간 의사소통(cross-functional communication; CFC)을 통해 개방형 협업의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

둘째, 정부 각 부처와 유관 기관의 모든 조직에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 전문가를 배치하고, 의사결정에 참여시켜야 한다. 이를 통해 직관에 기반한 정치적 의사결정을 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합리적 의사결정으로 전환해야 한다.

셋째, 인공지능 관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이를 통해 기업-정부-학계는 인공지능이라는 나무가 스스로 진화할 수 있는 생태계의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기술 강국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인공지능을 우리 삶의 일부로 체화해야 한다. 이제 인공지능을 낯선 기술이 아닌 우리의 친구이자 동반자로 받아들여야 할 시기다.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