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전자업계 한국에 완패..위기감
日 주요 9사 이익 삼성의 절반 불과(도쿄=연합뉴스) 김종현 특파원 = 전자 강국을 자부하는 일본이 삼성과 LG 등 한국의 전자업체에 실적에서 완패해 충격을 받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아사히신문은 31일 일본 전자업계의 회계연도 상반기(4∼9월) 실적이 삼성 등 한국업체에 압도적으로 뒤졌다고 크게 보도하고 원인을 분석해 눈길을 끌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삼성전자의 7∼9월 영업이익이 약 3천260억엔(4조2천300억원)으로 소니와 파나소닉, 히타치 등 일본 내 주요 9개사의 같은 기간 영업이익(1천519억엔)의 배가 넘었다고 전했다.
아사히신문도 삼성과 LG 등 한국 전자업체가 작년 말엔 적자로 추락했으나 올 들어 원화 약세를 업고 유럽은 물론 중국과 인도, 중남미 등 다양한 시장에 경쟁력 있는 상품을 신속하게 내놓아 매출을 늘렸다고 보도했다.
소니의 오네다 노부유키(大根田伸行) 부사장은 "소니가 삼성에 패한 근본적인 이유는 상품력이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깨끗하게 패배를 자인했다.
파나소닉의 오쓰보 후미오(大坪文雄) 사장도 "(삼성과) 글로벌 경쟁에서 차이가 있었으며 이것이 성장력의 차이로 나타났다"고 판매력에서의 격차를 인정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내로라하는 일본의 전자업체를 총동원해도 삼성의 실적에 미치지 못한 이유를 기술력이 아닌 경영능력의 격차에서 찾았다.
일본 전자업체들은 경기침체기에 투자를 줄이기에 급급했지만 삼성은 오히려 거액이 투입되는 반도체와 액정 등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경기회복기에 대비했다는 것이다.
경기 회복기에는 설비투자에 돈이 많이 들지만 침체기에는 설비 가격도 싸지기때문에 이때 공격적으로 투자한 뒤 경기 회복기에 상품력과 생산력,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경쟁사들을 압도할 수 있었다.
니혼게이자이는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의 경영리더십도 높게 평가했다. 일본 전자업체의 월급 사장들이 몸을 사릴 때 삼성은 이 전 회장의 결단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경영을 향한 열의도 일본 전자업체들과 삼성 간의 우열을 가른 요인이다. 삼성은 협소한 국내시장을 벗어나 모든 상품의 타깃을 글로벌시장으로 설정하지만 일본 업체들은 내수시장에 안주하느라 세계 시장에 대한 대응이 늦다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기업들이 삼성의 성공으로부터 배워야 할 2가지로 사업의 집중과 선택을 통해 어떤 상황에서도 투자할 수 있는 견고한 재무구조와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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