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호씨, 고구려 태왕릉 3D 복원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고구려 두번째 도읍인 국내성이 있던 중국 지린성(吉林省) 지안(集安)시 소재 태왕릉(太王陵)이 3D로 복원됐다.
디지털복원 전문가인 박진호 숙명여대 강사는 고구려 국내성 천도 2000주년을기념해 15일 충북 충주시 후렌드리호텔에서 백산학회(회장 신형식) 주최로 열리는 "고구려 국제학술대회"에서 3차원 입체영상으로 복원한 고구려 태왕릉을 공개한다.
이를 위해 박씨는 1910년대 일본에 의해 작성돼 「조선고적도보」에 수록된 태왕릉 평면도와 장군총 무덤에 대한 조사 및 연구 성과, 고구려 고분벽화에서 확인된요동성 그림인 요동성도(遼東城圖)에 나오는 고구려식 건물을 대폭 활용했다.
피라미드식 7단의 방단식(方壇式) 구조를 하고 있는 태왕릉은 제일 아래쪽 단을기준으로 한변 길이 63m에 달하고 있으며 시신이 안치됐던 관(棺)은 제7단 계단 서쪽 문을 통해 중앙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일찍이 "願太王陵安如山固如岳"(태왕릉이시어, 산악과 같이 평안하소서)이라는 명문이 있는 벽돌이 나와 "태왕릉"이라는 이름을 얻었으며, 광개토왕비가 발견된 지점 등으로 보아 광개토왕이 묻힌 곳일 것으로 추정되기도 한다.
박씨가 복원한 태왕릉은 꼭대기에 향당(享堂)이라고 하는 사당을 갖추고 있다.
태왕릉과 같은 대규모 방단식 고구려 고분이 향당 시설을 갖추었다는 직접적인증거는 장군총에서 고고학적으로 확인된 바 있다.
장군총 정상에는 지금도 건물이 있었음을 입증하는 초석이 남아 있으며, 막새등의 기와가 주변에서 다량 출토됐다.
이를 근거로 선문대 이형구 교수는 1980년대에 장군총에는 애초에 능상(陵上)건물이 있었으며 이것이 곧 향당이라는 주장을 내기도 했다.
박씨는 이와 같은 기존 연구성과를 반영해 태왕릉 정상에 향당 건축물을 복원하되 그 구조는 요동성도(遼東城圖)에 나오는 건축물을 원용했다.
박씨는 탈레반에 의해 파괴된 아프가니스탄 바미안 석불을 최근 직접 답사하고,관련 자료를 종합해 3차원 입체영상으로 복원하기도 하는 등 문화유산 디지털 복원분야를 개척하고 있다. <사진있음> taeshi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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