댐 붕괴 물 빠지니 전염병 공포…"러軍 콜레라로 여러명 사망"
카호우카 댐 파괴로 침수됐던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지역에 수인성 전염병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지역을 점령하고 있던 러시아군 부대에선 이미 콜레라가 발생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우크라이나 매체 뉴 보이스 오브 우크라이나는 18일(현지시간) 헤르손 지역의 남쪽을 점령하고 있는 러시아 군인 상당수가 콜레라 의심 증상으로 군병원에 입원했고, 그중 여러 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이 지역에서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을 막아야 하는 러시아 군인들의 전투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관측했다.
수인성 질환인 콜레라는 비브리오 콜레라균이 유발하는 급성 위장 감염병이다. 위생 여건이 열악하고 깨끗한 물이 공급되지 않은 곳에서 나타나고 오염된 물이나 음식으로 전염된다. 심하면 설사와 구토가 일어나 중증 탈수와 사망까지 초래될 수 있다.
앞서 지난 15일 빅토르 리아슈코 우크라이나 보건부 장관은 BBC에 “카호우카 댐 붕괴로 하수와 쓰레기 등이 드니프로강에 흘러들면서 오염 수준이 정상 기준치보다 2만8000배 높아졌다”고 밝혔다. 실제 우크라이나 환경 당국 조사 결과 남부 지역 상수도에서 콜레라균과 대장균 등이 발견됐다.
러시아군은 생수와 정수된 물을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카호우카 댐 파괴로 오염된 드니프로강의 물을 그대로 사용하다가 콜레라에 걸렸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러시아는 카우호카댐 인근 마을인 올라 프리스탄, 노바 카호바카, 스타라 즈부리브카 등에서 긴급하게 백신 접종을 시행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도 수인성 전염병 창궐을 막기 위해 홍수 피해를 입은 헤르손과 미콜라이우에 지원할 식수를 확보하고 각 지역 병원에 전염병 발생 가능성을 대비하라고 지시했다.
카호우카 댐으로부터 서쪽으로 300㎞ 정도 떨어진 오데사도 전염병 위험 지역으로 분류됐다. 오데사의 흑해 해안이 드니프로강을 따라 밀려온 쓰레기 더미와 죽은 동물 사체로 뒤덮이면서, 주 당국에선 해변을 폐쇄하고 수영·낚시 등을 금지했다고 CNN이 전했다. 카호우카 댐 붕괴로 인한 사망자는 45명 이상 불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서로 댐을 파괴시켰다며 비난하고 있는 가운데, AP통신은 18일 무인기(드론)가 촬영한 댐 위에 폭발물이 실린 차량이 담긴 사진을 공개하며 러시아군이 댐 폭발이 일어난 곳에 주둔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16일 NYT도 전문가 등을 인용해 러시아가 댐 내부 통로에 폭발물을 심어 댐을 파괴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한편 우크라이나군이 18일 자포리자 서부 지역에 위치한 피아티카트키 마을을 탈환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이 마을은 크림반도 북부와 180㎞ 정도 떨어진 곳이다. 가디언은 러시아가 2014년에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로 가는 가장 직접적인 경로에서 공세가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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