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주목하는데"… 대선에선 외면받는 '전북 2036 하계올림픽'

김혜지 2025. 4. 28.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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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들, 형식적 대응에 그쳐
"지원하겠다" 지역 현안으로 치부
국가 차원 대응, 공감대 형성 안 돼
지역에선 "전북 혼자 치르나" 불만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24일 전북자치도 김제시 새만금33센터에서 열린 미래에너지 현장 간담회장에 도착해 김관영 전북지사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2036 하계 올림픽 국내 후보지로 선정된 전북도가 최종 개최지 선정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있지만, 6·3 조기 대선을 앞둔 정치권의 관심은 저조하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대규모 이벤트인데도 대선 주자 대부분이 외면하거나 끼워맞추기식 대응에 그치고 있다.

28일 전북도 등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 24일 전북 김제 새만금 33센터를 방문했다. 이 후보는 이날 신재생에너지 산업 육성에 관한 발언을 주로 했을 뿐, 올림픽 유치 지원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올림픽 유치를 호남 지역 공약문의 네 번째 공약으로 제시해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으나, 원론적 수준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부 지원 계획은 없고, 형식적인 언급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광주시 역점 사업인 AI(인공지능) 산업을 서두에 제시하며 "국가 AI 데이터센터, 국가 AI 컴퓨팅센터 등을 확충해 광주를 AI 선도 도시로 만들겠다"고 구체적인 내용을 밝힌 것과 대조적이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들은 하계 올림픽과 관련해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김문수·안철수·한동훈·홍준표 등 대선 후보 4명은 지역을 돌며 주요 공약을 발표했으나, '올림픽'은 어디에도 등장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한 대선 후보 캠프 관계자는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올림픽 관련 공약이 있는지에 대해 묻자 "하계 올림픽을 말하는 것이냐, 동계 올림픽을 말하는 것이냐"며 2036 하계 올림픽 유치 사실조차 몰랐다. 지역(전남·광주 등) 간 연대 올림픽인데도 대선 후보 대부분은 수많은 지역 현안 중 하나로 여길 뿐 국가 차원에서 적극 대응해야 할 사안으로 인식하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민주당 한 대선 후보 캠프 관계자는 "통상 공약은 경선 결과가 나온 후에 당 차원에서 조율해 확정된다"며 "세부적인 추진 계획은 그때부터 논의한다"고 답했다.

김문수(왼쪽부터), 안철수, 한동훈,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2차 경선 토론회 미디어데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IOC(국제올림픽위원회)는 올림픽 최종 개최지를 이르면 올 연말 또는 내년 초에 발표할 전망이다. 올림픽 최종 개최지 발표까지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이집트 등 10여 개국과 경쟁을 벌여야 하는 만큼 범정부 차원의 전략 수립이 시급한데 정치권과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련 부처에선 이렇다할 움직임이 없는 실정이다.

반면 김관영 전북지사와 조영식 올림픽 TF 추진단장은 지난 24일 우원식 국회의장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 등 주요 인사들을 만나 올림픽 유치 당위성을 설명하고 정치·체육·경제계 등이 참여하는 '민관 합동 유치지원위원회'를 구성하도록 건의했다. 국회 차원의 홍보 활동을 통해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다. 이를 두고 지역에선 "전북도만 각계각층과 만나 협조를 구하며 동분서주하고 있다"며 "전북도 혼자 치르는 올림픽이냐"는 불만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전북도 관계자는 "IOC 대회 유치 절차에 따라 현재 비공식 논의 절차인 '지속 대화 단계'에 있어 공개적으로 홍보 활동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며 "조기 대선까지 맞물린 상황이라 정치권과 정부부처에서 올림픽 홍보·지원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지 기자 fo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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