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 개막식 “훌륭했지만 과했다” 세계 각국 언론 평가

배우들이 2024년 파리 올림픽 개막식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 신화통신

“파리는 올림픽 개막식을 전통적인 스타디움 쇼가 아닌 센강을 따라 가는 퍼레이드로 바꾸며 전통을 깨뜨렸다.”

로이터 통신이 지난 27일 파리올림픽 개막행사를 평가하면서 내린 결론이다.

로이터는 28일 “전 세계 TV 시청자들은 다리, 강변, 지붕 위에서 펼쳐진 공연을 감상했고, 마리-조세 페렉과 테디 리너가 올림픽 성화를 점화한 후 캐나다 셀린 디옹이 공연을 마무리했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선수 6000여명, 공연자 3000명, 관중 30만명, 세계 지도자 수십명은 대부분 시간 동안 폭우를 견뎌야 했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세계 주요 언론들이 어떻게 파리의 야심찬 개막식을 평가했는지 소개했다.

파리 2024 올림픽 개막식이 열린 트로카데로 광장. 에펠탑에서 레이저가 나오고 있다. AFP

■프랑스 : 신문 르 몽드는 “개막식 감독 토마스 졸리가 거대한 무대로 변한 수도에서 몰입형 쇼를 선보이는 도전에 성공했다”고 호평했다. 우익 성향 르 피가로는 “쇼가 훌륭했지만 일부는 지나치게 과했다”고 평가했다. 피가로는 예수와 사도들의 ‘최후의 만찬’ 그림을 패션쇼 앞에서 재현한 것으로 보이는 이미지를 도발적이었다고 언급했다.

■미국 : 뉴욕 타임스는 “개막식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혹평했다. 이 신문은 강 퍼레이드가 “개막식을 더 크고 다양한 모습으로, 그리고 간헐적으로 더 재미있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그것을 더 평범하게, 그냥 또 하나의 과장된 TV 스펙터클로 만들었다”고 전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대담한 생각이 최근 몇 년 동안 인기가 줄어든 이벤트에 빛을 되돌려줬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중국 : 신화 통신은 이번 개막식이 프랑스를 성공적으로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통신은 “캉캉 춤을 추는 댄서들, 노트르담 재건, 프랑스 혁명, 불꽃놀이, 헤비메탈, 단두대와 싸워 패배한 듯한 가수들이 있었다”며 “개막식의 단점이 있다면, 긴 거리를 이동하며 공연이 진행되다 보니 연속성을 유지하기 어려웠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통신은 “다른 개막식과의 큰 차이점은 운동선수들의 행진이 공연과 혼합됐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도 : 인도 투데이는 개막식을 “정말 놀라웠다”고 평가했다. “프랑스는 전에 본 적 없는 올림픽 개막식을 약속한 후 그 약속을 지켰다”는 내용이다. 매체는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파리가 전설들을 기리며 마무리한 마지막 장면은 단점을 보완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독일 :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는 “아름다웠던 만큼 미친 듯이”라는 제목으로 “프랑스가 개막식을 혁신했다. 마지막에는 비마저도 이겨냈다”고 보도했다. 타블로이드 빌트는 셀린 디옹이 병을 이겨내고 무대에 복귀해 “전성기처럼 노래를 불렀다. 이 공연으로 금메달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평가했다.

■영국 : 타블로이드 더 선은 앞면에 ‘Wet The Games Begin!’이라는 제목과 함께 레이저 빔으로 둘러싸인 에펠탑 이미지를 실으며 개막식을 장관이라고 평가했다. 데일리 메일은 비내리는 파리 날씨에 대해 “도박이 극적으로 실패했다”고 혹평했다. 가디언은 “야심찬 시도가 소홀한 실행으로 인해 빛이 바랬다”며 “개막식은 여기저기서 모아놓은 듯한 잡다한 구성이었다”고 적었다.

■이탈리아 : 라 가제타 델로 스포르는 개막식을 “전례 없는, 심지어 비범한, 훌륭한 쇼 또는 긴, 지루한 작품, 관점과 감수성에 따라 다르게 볼 수 있다”고 중간적인 평가를 내렸다. 주류 신문 일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일부 관중은 지루해했고, 다른 이들은 즐거워했으며, 많은 이들은 공연에 실망했다”고 전했다. 좌파 성향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는 “많은 프랑스, 많은 파리, 매우 적은 올림픽”이라며 “너무 많고, 너무 지나쳤다”고 전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