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 사다리' 끊길라…'빌라 경매' 쏟어져도 "안 팔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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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부동산 거래량이 늘고 가격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빌라 시장 거래량도 소폭 늘었다.
게다가 팔리지 않는 빌라가 경매 시장에 쌓이고 있어 무주택자들의 '주거 사다리'로서 빌라 역할 회복이 점점 더 요원해질 수 있다는 우려다.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빌라 경매 건수는 1485건으로 1년 전과 비교해 67% 늘었다.
서울 빌라 경매 건수는 지난 2006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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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부동산 거래량이 늘고 가격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빌라 시장 거래량도 소폭 늘었다. 하지만 아직 빌라 시장 상황이 나아졌다고 볼 수 없다. 전체 주택 거래 비중으로 봤을 때 빌라 비중은 낮아졌고 가격도 내려가고 있어서다. 게다가 팔리지 않는 빌라가 경매 시장에 쌓이고 있어 무주택자들의 '주거 사다리'로서 빌라 역할 회복이 점점 더 요원해질 수 있다는 우려다.
7일 한국부동산원의 주택유형별 매매거래현황 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전국 빌라(다세대·연립주택) 거래량은 7886건으로 한 달 전과 비교해 25.6% 늘었다. 지난해 11월부터 5개월 연속 줄어들던 거래량이 6개월 만에 크게 뛰었다. 올 초부터 아파트 가격 상승과 함께 주택 거래량이 살아나는 분위기 속에서 역세권 등 주요 입지에 자리한 빌라 매물을 찾는 문의도 같이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1년 전(8061건)과 비교했을 때 최근 빌라 거래량은 이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또 전체 주택 거래에서 빌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더 낮아지고 있다. 올해 1분기 전국 주택유형별 매매거래 가운데 비아파트 거래 비중은 24.2%로 2006년 조사 이래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이 중 빌라 비중은 14.9%로 2022년 25.5%, 2023년 15.4%였는데 계속 낮아지면서 올 1분기에는 15% 아래까지 떨어졌다.
또 아파트값 상승세와 다르게 빌라 매매 가격은 점점 하락세다. 빌라 매매가격지수는 지난 4월 전국 기준 98.1로 전월(98.2) 대비 하락했다. 빌라 가격지수는 지난해 10월 소폭 오른 것을 제외하고는 계속 하락세다. 특히 4월은 2020년 9월(98.1) 이후 3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반면 경매 시장에서 빌라 매물은 쌓이고 있다.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빌라 경매 건수는 1485건으로 1년 전과 비교해 67% 늘었다. 서울 빌라 경매 건수는 지난 2006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전세 사기와 관련된 매물이 경매 시장에 쏟아지는데 소화되지 못한 물건들은 쌓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물론 최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경매 물건 매입 사례가 늘면서 낙찰률이 20%대로 조금씩 오르고 있다. 다만 늘어나는 빌라 경매 건수를 공공이 모두 소화하기는 무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경매업계 관계자는 "HUG의 경매 물건 매입이 낙찰률을 상승시키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며 "빌라 기피 현상을 해소하지 않는 이상 빌라 경매 매물은 계속 쌓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발표를 미루고 있는 전세 대책·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이 서둘러 결론이 나야 빌라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지난달 말부터 국토부는 비아파트 기피 현상 완화에 초점을 맞춘 대책을 발표하려 했으나 돌연 연기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과거 빌라 시장은 아파트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면 같이 오르는 경향을 보였지만 지금은 다르다"면서 "정부가 서둘러 전세금반환보증보험 가입요건 완화, 빌라 등 양도세·소득세 감면 조치 등 비아파트 시장 활성화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정혜윤 기자 hyeyoon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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