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신약 기다리다 죽는다"…건보 적용까지 212일 '하세월'
[편집자주] 한국에서 개발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가 정작 한국에선 판매되지 않는다. 생존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항암 신약도 한국엔 선진국과 일본 대비 상대적으로 늦게 들어온다. 한국 내 판매가 허가돼도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더딘 편이다. 결국 신약을 기다리다 죽는 환자들마저 생겨난다. 혁신 신약의 국내 출시와 급여 적용이 늦는 이유와 해법을 알아본다.

15일 머니투데이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입수한 '신약 급여 허가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신약 급여 등재 소요일수는 212일로 전년 198일보다 14일(7%) 증가했다. 2년 전 196일보다는 16일(8%) 증가한 수준이다.
제약사들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신약의 급여 등재를 신청한 뒤 실제 건강보험 급여가 되기까지 평균 200일 이상 걸린 것이다. 개별로 보면 급여 적용까지 1년 넘게 걸리는 경우도 많다. 2020~2024년 급여에 등재된 신약 중 중증 호산구성 천식 신약 '파센라프리필드시린지주'는 소요일수가 368일이나 걸렸다.
급여 문턱을 넘지 못하는 신약들도 꾸준히 나온다. 2022년 신약 급여 신청 품목 수는 63건이었지만 이 중 51건만 급여가 적용됐다. 23%인 12건은 급여가 좌절됐다. 지난해엔 75건의 급여 신청이 있었고 이 중 25%인 19건만 급여 등재에 성공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국가와 비교해도 한국의 신약 급여 적용은 더디다.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에 따르면 2012~2021년 10년간 미국, 유럽, 일본에서 허가된 신약 460개의 도입 속도를 비교했을 때 한국에서는 허가부터 급여까지 평균 46개월의 기간이 소요됐다. 독일(11개월), 일본(17개월)에 비해 2~3년 뒤처진다.
2022년 기준 한국에서 혁신 신약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은 후 건강보험에 등재되기까지 평균 608일(약 20개월)이 소요됐다. 이는 같은 시기 독일(281일), 일본(301일), 프랑스(311일) 대비 현저히 길다. 지난해 10월 글로벌의약협회 회원 조사 기준 국내에서 지난 5년간 급여된 항암제 신약 18건의 정부 검토 기간은 평균 약 2년(649일), 최대 3.7년(1372일)에 달했다.

트로델비의 경우 2023년 5월 국내에서 허가를 받았고 그해 7월 급여를 신청했지만 2년 넘게 지난 현재까지 비급여 상태다. 한국노바티스의 비소세포폐암 신약 '타브렉타정'은 2022년 4월 급여를 신청했지만 3년여가 지난 현재까지도 급여 등재가 되지 않았다.
급여 적용을 받은 신약이라도 새 적응증에는 비급여라 고가인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경우 허가 적응증은 34개에 달하는 반면 국내에서 급여가 적용되는 적응증은 7개에 불과하다. 키트루다는 두경부 편평세포암 1차 치료제로 이탈리아, 일본, 프랑스 등에서 급여 적용이 되고 있으나 한국에선 불가능하다.
이에 환자와 의료진들은 신약의 빠른 급여 적용을 촉구한다. 환자단체연합회는 지난 12일 '대선후보에게 바라는 6대 환자정책'을 발표하며 "생명과 직결된 신약의 신속급여와 사후조정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글로벌의약협회가 최근 국내 의료진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모든 응답자가 국내에서 신약의 건강보험 적용 기간이 '길다'고 답했다. 그 중 74%는 '너무 길다'고 지적했다. 의료진의 83%는 '해외에서 이미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의약품들이 국내에서도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된다면 환자 치료 결과가 유의미하게 개선될 것'이라고 답했다. 또 의료진의 95%가 보건복지부가 건강보험 적용에 '신속 등재 절차 또는 제도'를 도입할 것을 촉구했다.
서영석 의원은 "건강보험재정의 지속가능성도 중요하지만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환자와 그 가족에게는 신약의 개발과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간절할 수밖에 없다"며 "최소한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이나 경제력에 부족하지 않은 수준에서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어떻게 지킬 것인지에 대한 정책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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