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 3명 중 1명 완치" 희망 보고도…한국선 못 쓰는 이 치료법
[편집자주] 한국에서 개발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가 정작 한국에선 판매되지 않는다. 생존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항암 신약도 한국엔 선진국과 일본 대비 상대적으로 늦게 들어온다. 한국 내 판매가 허가돼도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더딘 편이다. 결국 신약을 기다리다 죽는 환자들마저 생겨난다. 혁신 신약의 국내 출시와 급여 적용이 늦는 이유와 해법을 알아본다.

두 개 이상의 약물을 함께 사용해 치료 효과를 높이는 병용요법은 항암 치료의 주요 선택지로 자리 잡고 있다. 실제 2017~2021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72개의 신약 임상 중 병용요법 비중은 30%에서 80%까지 급증했다. 그러나 국내에선 급여장벽에 미끄러져 비급여로 남아있는 병용요법이 많다. 세계 시장에서 혁신적 임상 효과가 입증돼도 한국 환자는 해당 선택지를 누릴 기회조차 없는 것이다.
지난해 8월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 역시 존슨앤드존슨(J&J)의 이중항체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와 병용요법을 통해 국산 항암제로는 처음으로 미국 FDA 허가를 따냈다. 두 약물 병용은 경쟁 약물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 대비 OS를 1년 이상 연장시키며 우월성을 입증하고 있다.
문제는 국내 환자들은 이러한 치료 선택지를 누리지 못하고 있단 점이다. 파드셉 병용도 국내에선 지난 2월 '2025년 제1차 중증(암)질환심의위원회(암질심)'를 통과하지 못해 비급여로 남아있다. 리브리반트도 비급여 상태다. 배경으로는 급여장벽이 꼽힌다. 현재 정부는 치료 효과가 높은 고가의 신약에 대해 신약 효과나 보험 재정 영향 관련 불확실성을 제약사가 일부 분담하는 위험분담제(RSA)를 시행 중이다. 그러나 병용요법 신약의 공급사가 다른 경우엔 위험분담제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 기밀유지 계약에 따라 서로 다른 기업 관련 경제성 평가나 재정영향 분석이 어렵고, 공정거래법상 제약사 간 협의가 불가능해 재정분담안 논의가 어려워서다.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실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15년 1월~2024년 12월·취하 제외) 국내에서 허가된 신약 항암제 중 병용요법은 희귀 신약을 제외하고 총 72건, 그 중 75%(54건)가 최근 5년 사이(2020년 이후) 허가된 것으로 확인돼 병용요법 도입 속도가 빨라지고 있음이 확인됐다.
하지만 이 의원실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2020~2024년) 급여 확대를 신청한 총 53건의 병용요법 중 제약사가 상이한 신약 간 병용요법 대부분은 비급여 상태였다. 제약사가 상이한 병용요법이 급여 적용을 받은 사례는 2021년 승인된 '비라토비(성분명 엔코라페닙)+얼비툭스(성분명 세툭시맙)' 1건에 불과하다.
해외에선 항암제 병용요법 가격 책정 등에 유연하게 접근 중이다. 캐나다는 제약사 간 자율적 조정과 기술 기반 협상으로 병용요법의 적정 가격을 공동 결정하도록 하는 한편, 가격 평가 방법을 개선하고 기존 치료제 가격을 재협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스위스는 각 제약사와 개별 협상을 통해 항암제 병용요법 약가를 책정하고, 임상적 이점을 반영해 최대 20%의 '혁신 프리미엄'을 부여하고 있다.
국내도 보건복지부가 최근 기존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던 항암제와 새로 개발된 비급여 항암 신약을 함께 쓸 경우 기존 약에 대한 건보 혜택이 지속되도록 급여기준을 보완했지만, 혁신신약 간 병용요법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위한 제도 개선도 절실한 상황이다. 라선영 대한암학회 이사장(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은 "병용요법 접근성 확대를 추진한 해외 선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 등장한 신약 병용요법의 혁신적 치료 효과는 ICER 기준만으로는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 유연하고 포괄적인 평가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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