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아파트 시장이 4년간의 침체기를 뒤로하고 급격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이후 조기 대선을 앞두고 행정수도 완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세종시 아파트 가격이 두 달 만에 2억원 넘게 상승했다.

▶▶ 대선 공약에 들썩이는 세종시 부동산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약 1년 5개월 동안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4월 둘째 주 0.04% 상승으로 반등한 이후 상승폭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4월 셋째 주 0.23%, 넷째 주 0.49%, 5월 첫째 주 0.40%, 둘째 주 0.48%로 5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가격 상승은 6월 3일 대선을 앞두고 유력 후보들이 국회와 대통령 집무실 이전 공약을 내세우면서 본격화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 집무실을 임기 내 건립하고 이들 기관의 세종시 완전 이전도 사회적 합의를 거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여의도 국회시대'를 끝내고 '국회 세종시대'의 새로운 문을 열겠다"고 강조했다.
▶▶ 매물 급감하고 거래량 폭증
정치권의 행정수도 이전 공약에 세종시 아파트 매물은 급격히 감소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세종시 아파트 매물은 한 달 전 7,137건에서 현재 6,270건으로 12.2% 줄었다. 이는 전국 기준으로 최대 감소폭이다. 올해 초(1월 1일) 기준 매물 수와 비교하면 약 23%가 감소한 수치다.
반면 거래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세종시 아파트 거래량은 올해 1월 305건, 2월 374건에 그쳤으나, 대통령 탄핵으로 조기 대선이 확정된 3월에는 784건으로 증가했고, 4월에는 1,290건으로 급증했다. 이는 1월 거래량의 4배가 넘는 수치다. 올해 1월부터 5월 현재까지 누적 거래량은 총 2,867건으로 작년 동기 거래량(1,407건)의 2배 수준이다.
▶▶ 전세시장도 '집주인 우위'로 전환
매매시장뿐 아니라 전세시장도 집주인 우위로 전환됐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전세수급동향에 따르면 5월 첫째 주 세종시 전세수급지수는 102.1을 기록했다. 이 지수가 기준선 100을 넘어설수록 전세 물건이 부족하다는 의미로, 세종시는 그간 80~90선을 오가며 공급에 여유가 있었으나 최근 3년 6개월 만에 100선 위로 올라섰다.
전세 매물도 줄어들고 있다. 아실에 따르면 5월 14일 기준 세종시 전세 물량은 1,039건으로, 한 달 전(1,143건)보다 100여건 줄었다. 올해 초(1월 1일, 1,608건)와 비교하면 35% 감소했다. 전세가격도 4월 둘째 주 0.05% 상승을 시작으로 상승폭을 확대하고 있다.
▶▶ 과거의 '롤러코스터' 재현될까
세종시 부동산 시장은 과거에도 정치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2020년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세종의사당 건설과 대통령 집무실 설치를 추진하면서 세종시 아파트값은 2020년 한 해 동안 44.93%나 폭등했다. 그러나 이후 정책이 제대로 실현되지 않으면서 가격이 다시 하락하는 롤러코스터 장세가 연출됐다.
세종시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과거에도 세종시는 행정수도 이전 등 정치 변수에 따라 가격이 뛰고 거래가 늘었지만 이후 다시 하락하는 롤러코스터 장세가 연출됐다"며 "연초까지만 해도 거래가 안 돼 매물이 많았는데 지금은 집주인들이 매물을 많이 거둬들이고 호가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과제
전문가들은 세종시 부동산 시장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인프라와 일자리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산업연구원의 한 소장은 "행정기관을 중심으로 도시가 구성되다 보니 일자리가 생겨나기 어렵다"며 "도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산업 부문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세종시는 인구 40만 명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인구증가율도 1%대로 주저앉았다. 교육 인프라가 약해 자녀 교육을 위해 '허리세대'인 국·과장급 공무원들이 서울로 돌아가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세수 감소로 재정 자립도도 하락하고 있어 도시 성장의 한계에 직면해 있다.
세종시가 행정수도로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산업 구조 다변화와 신규 산업 분야 육성, 교육 인프라 확충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치적 호재에 따른 일시적 부동산 가격 상승이 아닌, 실질적인 도시 경쟁력 강화가 세종시 부동산 시장의 안정적 성장을 위한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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