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한중-한일 연쇄 회담…'한일중 3국 협력' 정상화 스타트

박종진 기자 2024. 5. 26.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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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자카르타=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자카르타 컨벤션 센터(JCC)에서 열린 한중 회담에서 리창 중국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2023.09.07. photo1006@newsis.com /사진=전신

윤석열 대통령이 4년 5개월 만에 한일중 정상회의를 서울에서 열고 3국 협력체계 정상화에 나선다. 이틀간 한중, 한일 양자회담에 이어 환영만찬과 한일중 정상회의 등이 연이어 열린다. 경제통상과 인적교류 등에서 실질적 협력 의지를 표명한 공동선언을 발표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26일 오후 3시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리창 중국 총리와 회담을 가진다. 중국은 한일중 정상회의에는 국가 주석이 아닌 총리가 참석해왔다. 리창 총리는 작년 3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윤 대통령은 회담에서 양국 간의 전략적 소통 증진, 경제 통상협력 확대와 중국 내 우호적 투자환경 조성, 인적 문화교류 촉진, 한반도 정세를 포함한 지역·글로벌 현안에 대한 공조를 논의할 예정이다.

그동안 윤석열 정부가 한미관계를 중심으로 자유민주주의 진영과 연대 강화에 전력해온 만큼 상대적으로 협력 공간이 협소했던 중국과 관계에서 돌파구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인도네시아와 인도에서 열린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등에서 연이어 리창 총리와 만나 이번 한일중 정상회의 조율 등 관계 개선을 모색해왔다.

우리 정부는 중국과 정치체제 등에서 차이가 있지만 상호존중의 원칙아래 공동의 이익을 위해 협력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우선 이번 회담을 계기로 통상협력과 인적교류 등 양국 이익과 직결되는 분야에서부터 합의를 만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내년 한중FTA(자유무역협정) 10주년을 앞두고 FTA 개선과 콘텐츠 등 문화 산업·교류 복원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 공급망 안정을 위한 협력도 과제다.

또 윤 대통령은 유엔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명백히 위반하고 있는 북한의 핵개발과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미국의 봉쇄전략 등에 맞서서 EU(유럽연합) 등과 협력에 공을 들이고 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협력하고 있는 러시아나 북한 등과는 최소한의 거리를 두고 있다.

리창 총리가 한중관계 발전을 위한 시 주석의 발언을 윤 대통령에게 전하고 윤 대통령이 화답하는 방식의 메시지 교환이 진행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해묵은 과제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도 논의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샌프란시스코=뉴시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한 호텔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자리로 향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2023.11.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조수정

한중회담에 이어 오후 4시30분부터는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올해 첫 한일정상회담도 연다. 양국 간 실질 협력 증진 방안, 한반도 정세, 한미일 협력과 인태(인도태평양) 지역을 포함한 역내 그리고 글로벌 협력 방안에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회담에서는 내년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양국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한일관계 개선의 '실익'이 강조될 전망이다. 또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양국이 양자관계는 물론 한미일 3국 협력 틀 등에서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WMD),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강화를 규탄하는 내용도 포함된다.

최근 논란이 된 라인야후 사태가 거론될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민간기업인 네이버와 일본 소프트뱅크 간의 협상 문제지만 일본 정부가 압박하고 우리 정부도 개입하는 모양새를 보이면서 민감한 현안으로 부각됐다.

이와 관련 앞서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미리 의제를 정해놓고 회담에 임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한일 간에 얘기할 수 있는 양자 간 협력 현안들이 인적교류를 포함해서 산적해 있다"면서도 "혹시라도 양국 정상이 각자 꼭 제기하고 싶은 의제가 있으면 현장에서 제기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그때 같이 대화의 흐름을 지켜보며 추후 브리핑 드릴 내용이 있으면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자카르타=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JCC)에서 열린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리창 중국 총리,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기념촬영하고 있다.(공동취재) 2023.09.06. photo1006@newsis.com /사진=

이날 저녁 7시30분부터는 3국 대표단과 경제계 인사들이 참석하는 공식 환영 만찬이 열린다. 27일 오전에는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가 개최된다. 이어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 리창 총리는 한일중 비즈니스서밋에도 참석해 3국 경제인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이번 한일중 정상회의는 지난 2019년 12월 중국 청두에서 개최된 제8차 회의 이후 4년 5개월 만에 개최된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지난 23일 관련 브리핑에서 "3국 협력 체제를 완전히 복원하고 정상화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의장국인 우리나라는 6대 중점 협력 분야를 양국에 제시했다. 인적교류, 기후변화 대응 협력을 통한 지속 가능한 발전 도모, 경제통상 협력, 보건 및 고령화 대응 협력, 과학기술 디지털 전환 협력, 재난 및 안전 협력 등이다.

정상회의 결과물로서 3국 공동선언도 나온다. 김 차장은 "공동선언은 3국 정상들의 협력 의지가 결집된 결과물인 만큼 앞으로 각급별 협의체 운영, 협력사업의 이행을 추동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유엔 안보리 이사국인 한일중 세 나라가 글로벌 복합위기 대응에 힘을 모으고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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