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소송? 포기"…기술 도둑 맞은 韓기업, 속앓이만 하는 이유

이현수 기자, 이강준 기자 2025. 6. 11.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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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기술유출 피해를 입어도 전기차·배터리 등 국가핵심기술을 다루는 국내 기업은 중국에 '큰 소리' 치지 못한다.

중국 회사의 기술유출로 피해를 입은 국내 기업은 손해배상 등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

실제 한 국내 대기업 계열사는 기술유출 피해를 확인한 2020년 중국 기업 등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을 고려했지만 포기했다.

중국으로 기술이 유출된 이후 국내 기업은 배터리 시장에서 힘을 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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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기술유출, 이젠 계획형 조직범죄③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를 찾은 참관객들이 양극재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연관 없음/사진=뉴시스

중국발 기술유출 피해를 입어도 전기차·배터리 등 국가핵심기술을 다루는 국내 기업은 중국에 '큰 소리' 치지 못한다. 중국에 공장을 건설하는 등 현지 사업을 하고 있어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어서다. 중국 회사의 기술유출로 피해를 입은 국내 기업은 손해배상 등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지난해 적발한 해외 기술유출 범죄 27건 중 중국으로 유출된 경우가 20건으로 74.1%를 차지했다. 해외 기술유출 전체 건수는 2023년 대비 22.7% 늘었다.

중국 기업의 국내 기술유출 사례가 이어져도 한국 기업 입장에선 피해보상을 주장하기가 쉽지 않다. 중국 주요 기업은 정부가 대주주인 국영 기업인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다. 지분이 없어도 중국 내 모든 첨단 기업은 중국 정부의 통제를 받는다.

중국 내 국내 주요기업 공장 현황./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첨단 기술을 다루는 국내 주요 기업이 중국에 여러 공장을 운영한 지도 오래다. 중국 시안에는 삼성전자와 삼성SDI 공장이, 옌청에는 SK온과 기아자동차 공장이, 난징에는 LG에너지솔루션 공장 등이 자리하고 있다.

실제 한 국내 대기업 계열사는 기술유출 피해를 확인한 2020년 중국 기업 등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을 고려했지만 포기했다. 당시 중국에 건설 중이던 공장을 비롯해 예정된 사업에도 차질을 빚을까 우려했기 때문이다.

중국으로 기술이 유출된 이후 국내 기업은 배터리 시장에서 힘을 잃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기업의 유럽시장 점유율은 2020년 70%대에서 2023년 50%대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중국 배터리 기업의 점유율은 10%대에서 40%대로 높아졌다.

또 올해 1분기(1~3월) 전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6개 중국 기업의 시장점유율은 67.5%에 달했다. 반면 국내 대표 배터리 기업의 시장점유율은 18.7%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기술유출에 보다 철저히 대응하기 위해 원자재 공급망을 다각화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한다고 지적한다.

이재훈 성신여대 법학부 교수는 "배터리 원자재의 대중국 의존도가 높은 국가의 연구자들이 컨소시엄을 통해 공급망 다각화 방안을 함께 논의해볼 수 있다"며 "중국 인접국에 원자재가 있다면 외교관계를 통해 해당 국가들에서 원자재 수입을 모색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술 진흥과 보호 정책을 병행해 공급망 다각화를 이뤄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장항배 중앙대 산업보안학과 교수는 "중국 원자재의 대체재 연구 활성화를 위한 기술진흥 지원이 필요하다"며 "보호 면에 있어서도 현재는 기술유출이 일어난 경우 지원금을 지급하지만, 배터리 등 공급망이 취약한 산업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지원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현수 기자 lhs17@mt.co.kr 이강준 기자 Gjlee10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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