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10주기... 어른들은 숨 쉬기도 미안하다

이숙자 2024. 4. 1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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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어제 군산시민들이 준비한 세월호 10주년 기억식이 었었다.

                                                      시인이신 전재복 선생님이 함민복 시인의 '숨 쉬기도 미안한 4월'를 낭송할 때 눈물이 나도 모르게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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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세월호 10주년 기억식에서 느낀 점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이숙자 기자]

하늘은 맑고, 봄바람이 꽃 향기를 싣고 살랑살랑 코끝을 간지럽히는 봄날이다. 세월호 기억식을 준비하고 있는 군산의 이성당 앞 공연 광장은 노란 우산 노란 풍선등 온통 노란색 물결이다. 그곳에 모인 사람마저 노란색으로 물들고 있는 것 같다. 주말이라서 사람들도 평소보다 많이 붐비는 거리, 모처럼 활기가 넘친다.
 
 세월호 기억식의 노란 풍선
ⓒ 이숙자
 
기억식을 준비하는 잔디 광장은 노란 물결로 넘치고, 생각은 10년 전 그날로 돌아가 마음마저 처연해 온다. 
어제 군산시민들이 준비한 세월호 10주년 기억식이 었었다. 날씨는 쾌청하고 하늘마저 맑은 날이다. 그러나 마음 한켠에는 10년 전 수학여행을 가다가 물속에서 생명을 잃어버린 아들 딸들이 기억에 떠 오른다.
 
 세월호 사고 10주년 기억식 장면
ⓒ 이숙자
  
 행사 준비에 참가한 회원들
ⓒ 이숙자
 
우리 '한국시낭송 문화 군산 예술원' 회원들은 시 낭송과 차 봉사를 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10년 전 어른들 잘못으로 차가운 바닷물 속으로 생명을 읽어버린 꽃 같은 우리의 아들, 딸들... 아깝고 애통하고 절망에 모든 국민은 울었다. 그들의 부모님들은 지금도 자식을 가슴에 묻고 사실 것이다. 우리도 그날을 기억하기 위해 시를 낭송하고 오늘만큼은 내 아들 딸 같은 마음으로 기억을 하려 한다. 우리 회원들은 엄마 같은 마음으로 눈물 흘리며 시를 낭송했다. 

10년 전 기억을 더듬는다. 무슨 말로 표현을 할 수 있을까, 백 마디 말보다는 마음 안에 그들의 편안과 명복을 빌어보는 순간이었다. 정말 생명이 꺼지기 전, 얼마나 많은 공포와 슬픔이 밀려왔을까, 감히 우리는 그 마음을 다 표현하지는 못한다. 무섭고 공포스러웠던 순간들... 아마 그랬을 것이다. 

4시 16분 정확하게 기억식의 가장 의미 있는 시간, 하늘에 있는 우리의 아들 딸에게 묵념을 하면서 그들의 영혼에게 위로를 전했다. 무엇으로 위로가 될까, 우리가 할 수있는 건 그날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 그것 뿐이었다. 

군산 지역의 실력 있는 켈리 그라피 작가의 퍼포먼스는 멋진 예술 행위였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마음 또한 숙연해진다.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그 말이 마음을 울린다.
 
 세월호 아이들에게 전하는 말
ⓒ 이숙자
 
                                      
 함민복 시인의 시를 낭송하는 전재복 시인
ⓒ 이숙자
                                                      
시인이신 전재복 선생님이 함민복 시인의 '숨 쉬기도 미안한 4월'를 낭송할 때 눈물이 나도 모르게 흘렀다. 정말 이 아픔을 어찌할까, 아픈 마음을 어찌 그리 잘 녹여내 시를 낭송하는지 누구도 울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숨쉬기도 미안한 4월   함민복  

배가 더 기울까 봐 끝까지 
솟아오르는 쪽을 누르고 있으려 
옷장에 매달려서도 
움직이지 말라는 방송을 믿으며 
나 혼자를 버리고 
다 같이 살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갈등을 물리쳤을, 공포를 견디었을 
바보같이 착한 생명들아! 이학년들아! 

그대들 앞에 
이런 어처구니없음을 가능케 한 
우리 모두는…….  
우리들의 시간은, 우리들의 세월은 
침묵도, 반성도 부끄러운 
죄다 

쏟아져 들어오는 깜깜한 물을 밀어냈을 
가녀린 손가락들 
나는 괜찮다고 바깥세상을 안심시켜 주던 
가족들 목소리가 여운으로 남은 
핸드폰을 다급히 품고 
물속에서 마지막으로 불러 보았을 
공기방울 글씨 
엄마, 
아빠, 
사랑해! 

아, 이 공기, 숨 쉬기도 미안한 사월 

함민복 시인의 숨 쉬기도 미안한 4월 이란 시를 듣고 울지 않은 엄마는 없었다.

매년 4월 16일 그날이 오면 정말 울지 않겠다는 약속은 못 할 것 같다. 그러나 우리는 잊지 않고 기억할 것이다. 얼마나 외롭고 고통스럽게 하늘로 떠나 보낸 아이들인가, 어른들 잘못이다. 비록 허공에 맴도는 말일 망정 미안하다는 말을 전한다. 꽃다운 나이에 하늘로 올라간 우리의 아들 딸들아. 어찌 너희들을 잊을 수가 있을까.

잊지 않고 기억할게, 외로워하지 말거라.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기자의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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