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분 지연-불안한 고음... 지드래곤 콘서트 직관했습니다만
이현파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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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3월 29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지드래곤의 단독 콘서트 '위버멘쉬 인 코리아' |
| ⓒ 갤럭시코퍼레이션 |
체감 온도 영하의 날씨 속 고행에 가까운 기다림이 70분을 넘어갔다. 지드래곤의 복귀곡 'POWER'와 함께 공연이 시작되었다. 수십 명의 댄서가 무대에 오른 가운데, 왕관을 쓴 지드래곤이 여유롭게 무대를 장악했다. 숨을 돌릴 틈이 없었다. '멜론 역사상 최장기간 1위를 차지한 남자 솔로 가수'라는 타이틀을 지드래곤에게 안긴 노래 'HOME SWEET HOME'이 이어졌다. 지드래곤은 "지드래곤이 돌아왔다"며 관객에게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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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3월 29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지드래곤의 단독 콘서트 '위버멘쉬 인 코리아' |
| ⓒ 갤럭시코퍼레이션 |
이와 같은 문제는 공연 중반부에 이어진 '그 xx', 'Butterfly', '너무 좋아' 등 보컬 중심의 노래에서 더욱 부각되었다. 공연 내내 현재 그의 성대 상태가 과거의 노래를 소화하기에는 역부족임을 느꼈다. 앨범의 주제 의식을 표현한 VCR은 너무 잦아 공연의 흐름을 깼다. 공연의 내용과 별개로 주최 측의 미숙한 운영과 안전 관리, 일부 관객의 무질서한 태도에 대한 볼멘소리도 들려왔다.
물론 '케이팝 황제'의 존재감은 뚜렷했다. 'R.O.D', '크레용', 'ONE OF A KIND' 등 랩 위주의 노래에서 보여주는 카리스마는 건재했다. 신보의 타이틀곡 'TOO BAD' 같은 곡을 부를 때는 38세인 그가 여전히 간직하고 있는 소년미와 그루비한 춤선을 모두 볼 수 있었다. 직접 무대 밑으로 내려가 관객에게 마이크를 넘기는 등, 팬서비스 역시 풍성했다.
전성기 시절에 대한 '셀프 오마쥬' 역시 반가웠다. 특히 신보 <위버멘쉬>의 수록곡 'TAKE ME'가 절정이었다. 이 곡은 기타리스트 나일 로저스가 참여한 곡으로, 빅뱅의 전성기 시절을 연상케 한다는 평가를 받은 곡이다. 이 곡의 기타 솔로 파트에서는 지드래곤이 들고 있는 기타에서 레이저가 발사되는 연출이 등장했다. 빅뱅의 'Tonight(2011)'의 기타 퍼포먼스를 기억하는 팬들에게 유독 반가운 순간이었다.
깜짝 게스트로 등장한 2NE1의 CL은 지드래곤과 'The Leaders'를 함께 부르며 YG 팬들의 추억을 자극했다. 나 역시 공연을 보면서, 지드래곤을 따라 체크 머플러를 사던 학창 시절을 떠올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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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3월 29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지드래곤의 단독 콘서트 '위버멘쉬 인 코리아' |
| ⓒ 갤럭시코퍼레이션 |
기술에도 많은 신경을 쓴 흔적이 묻어났다. 역동적인 드론 카메라로 지드래곤의 모습을 다각도에서 비췄다. AI 기술이 적극적으로 활용되었고, 지드래곤의 얼굴을 형상화한 드론 쇼가 하늘을 뒤엎었다. 안전상의 문제로 몇몇 연출은 포기해야 했지만, 그럼에도 스타디움 공연 특유 규모의 미학을 충분히 보여주었다. 새로움에 대한 아티스트의 의지가 강했기에, 보컬에 대한 아쉬움이 더욱 크게 다가왔다.
십 수 년전 추억을 자극하는 앵콜곡 '소년이여', '1년 정거장', 'THIS LOVE' 등을 부르던 지드래곤은 "(목이 좋지 않지만) 최선을 다해보겠다"며 엔딩곡으로 무제를 선택했다. 있는 힘을 다해 노래를 마친 그는 다음 공연을 기약하며 무대를 떠났다('위버멘쉬' 투어 한국 공연은 다음날인 일요일에도 펼쳐졌다. 이날은 빅뱅의 멤버 태양, 대성이 게스트로 출연해 힘을 보탰다. 지드래곤은 한국 공연을 시작으로 월드 투어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가 제시한 인간상 '위버멘쉬(기존의 가치와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초인)'을 신보에 끌어온 것을 두고, 지드래곤은 "있어 보이려고 한 것이다. 계속 열심히 하자는 것이다 "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도 지드래곤은 친절하게 의도를 설명했다. 지드래곤은 무대 위에 세워진 두 개의 동상을 두고 "'Heartbreaker((2009년에 발표한 솔로 데뷔곡)' 시절의 자신과 지금의 자신이 마주 보고 있는 구도"라고 설명했다.
지드래곤의 어제와 오늘을 번갈아 본 것은 3만 명(양일 6만 명)의 관객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공연은 그가 19년의 커리어에서 펼친 공연 중 어느 때보다 엇갈린 반응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이후의 그는 어떤 모습의 '넘어선 사람(Beyond Man)'이 될 것인가? 케이팝의 황제 앞에 새로운 숙제가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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