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장관 "PF 관리해나갈 수 있을 것…경착륙 우려 한시름 놨다"(종합)
"병 나으면 약 안먹는게 맞아…재초환 등 재건축 규제 완화 추진"
양평고속道 문제엔 "야당과 논의해 제3기관 선정·검증"
(서울·세종=연합뉴스) 권혜진 임성호 기자 =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2일 건설업계 일각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4월 위기설'과 관련, "문제가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있다 하더라도 전체 건설 부동산 시장의 쇼크로 오지 않도록 잘 다스리며 관리해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대통령실이 4월 위기설에 대해 "전혀 가능성이 없다"고 한 데 이어 위기 현실화 가능성을 재차 일축한 것이다.
박 장관은 이날 취임 100일을 맞아 세종청사에서 출입기자단과 함께한 차담회에서 "2월 말 실적을 보면 착공·분양·입주 물량이 지난해보다 상당히 개선된 모습을 보여 경착륙 우려는 일단 한시름 놓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국토부가 최근 발표한 2월 전국 주택건설실적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 착공과 분양, 준공이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박 장관은 "'정부가 총선이 지나면 막 터뜨릴 것'이라고 하는데, 정부는 그렇게 일하지 않는다"며 "아마 언론이 위기 상황을 좀 과장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부동산 침체 속 업계가 처한 위기 극복 방안에 대해서는 "일단 일감을 줘서 계속 사업이 돌아가도록 만들어줘야 한다"며 지난달 28일 발표한 건설경기 회복 지원 방안이 건설사의 사업 지속을 뒷받침하기 위한 '복합적인 처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약 모자란다면 추가적으로 고려해 봐야 하지 않겠느냐"며 후속 대책 가능성도 시사했다.
박 장관은 다양한 위기 요인을 해소하는 방법으로 기업의 자구 노력과 시장의 역할을 강조했다.
당장 박 장관은 PF 관리와 관련해선 "정부가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없다"며 "국민 세금으로 도와줘서는 안되고, (건설사들이) 기술적으로 자기자본을 강화해나가는 식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건설사들이) 너무 작은 자금만 갖고 빚으로 사업을 하는 것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건설사의 과도하게 작은 자기자본 투입이 PF 부실을 가져왔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또 미분양 문제에 대해서는 "리스크는 사업하는 분들이 지고 가야 한다"고 전제한 뒤 "지방 미분양은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어서 이번에 '기업구조조정(CR) 리츠'를 쓰기로 했으나, 일반적인 미분양에 대해서는 특별한 대책을 강구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악성 미분양 해소를 위해 정부가 10년 만에 부활한 CR리츠는 지방 미분양 주택 매입 시 각종 세제 혜택을 주는 제도다.
박 장관은 야당이 지난 2월에 발의한 '선(先)구제 후(後)구상'을 골자로 한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국민의 세금으로 주는 내용"이라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박 장관은 "(전세사기) 피해금에 최대한 근접한 돈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지만, 국민의 세금으로 주는 내용이라서 반대하는 것"이라며 "정부 재정으로 언제든지 에인절(천사) 역할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박 장관은 최근 전세가 상승세에 대해선 "거시경제 기조가 흔들릴 만큼 위험한 수준으로 가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작 전세가 신고 통계를 분석해보면 40∼45%는 역전세라는 점에서다.
전세사기 여파로 임대차 수요가 월세로 몰리는 데 따른 월세가 상승세에 대해서도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만약 그렇게(전월세가 계속 상승) 된다면 대책도 갖고 있다" 말했다.
이어 박 장관은 초과이익 환수제(재초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안전진단 강화 의무화 등을 거론하며 지난 정권에 도입된 각종 재건축 규제 완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지난 정부 때 부동산 시장이 오르니까 막아놓은 규제들이 많이 있는데, 지금은 풀어줄 때가 됐다"며 "아플 때 약을 먹지만, 병이 나으면 안 먹는 게 맞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지난달 30일 개통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수서∼동탄 구간의 승객 수요가 당초 예상보다 적은 데 대해 "전체 수요의 25%가량을 차지하는 구성역이 개통(6월 말 예정)하고, 기존 교통 이용 패턴이 변하는 '램프업 기간'이 지나면 승객이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종점 변경을 두고 특혜 의혹이 불거진 서울∼양평 고속도로의 후속 계획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국회에서 60억원가량의 예산이 통과됐으나, 집행할 수 있는 조건은 '신뢰할 수 있는 제3의 기관의 검증을 받아 전체 노선을 확정하는 것'이며, 그 기관은 야당 측과 논의해 선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총선 기간과 맞물려 기관 선정이 늦어졌다며 "이 건은 정말 추호도 정치적인 것이 없이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팩트를 정확하게 짚고 넘어가려 한다. 서두를 생각은 없고 처음 샅바를 잡는 것부터 합의를 거치는 수순을 밟아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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