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에게 아파트 안 물려준다"...부자들 변심한 이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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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아파트 증여 비중이 지난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2020년에서 2022년까지 3년간 증여 붐이 아파트 시장을 휩쓸었다"며 "일부 지역의 경우 한해 거래된 아파트 4채 가운데 1채가 증여 거래일 정도였다"라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의 경우 증여 비중이 2022년 14.1%에서 2023년 1~11월 7.9%를 기록했다.
지난해 증여 비중 추락은 증여세 부담이 늘어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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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아파트 증여 비중이 지난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아파트 시장을 휩쓸었던 ‘부의 대물림’ 열풍이 사그라든 모습이다.
19일 한국부동산원의 최근 10년간(2013년~2023년) 아파트 증여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통계를 보면 서울 아파트 거래에서 증여 비중은 2020년을 기점으로 껑충 뛴다. 2017년 4.5%에서 2018년 9.6%로 증가하더니 2020년에는 무려 14.2%로 상승했다. 2021년 13.3%, 2022년 14.1% 등 증여 열풍이 이어졌다. 전국 아파트 증여 비중도 비슷하다. 2020년 5.8%에서 2021년 6.7%, 2022년 7.5% 등으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2020년에서 2022년까지 3년간 증여 붐이 아파트 시장을 휩쓸었다”며 “일부 지역의 경우 한해 거래된 아파트 4채 가운데 1채가 증여 거래일 정도였다”라고 말했다.
이 기간 증여 비중이 폭증한 이유는 조금 다르다. 우선 2020년과 2021년은 급증한 보유세 부담이 한 몫을 했다. 문재인 정부 때 공시가 현실화율을 대폭 높이고, 보유세 부담을 늘리자 집 가진 부자들이 앞다퉈 증여에 나선 것이다. '세금 내느니 자녀에게 물려주자'는 인식이 확산된 결과다. 집값이 더 상승하기 전에 주택을 물려주자는 분위기도 적지 않았다.
2022년 ‘증여 붐’은 좀 다르다.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등으로 아파트 값이 떨어지자 급매로 파느니 차라리 증여를 선택하는 수요가 늘어난 것이 크다.
김광석 리얼하우스 대표는 “2020년~2021년은 다주택자 규제와 가격상승 때문에 증여가 크게 늘었는데, 2022년은 집값이 가파르게 떨어진 점이 증여를 부추킨 요인이다”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1월~11월) 증여 비중은 뚝 떨어졌다. 서울 아파트의 경우 증여 비중이 2022년 14.1%에서 2023년 1~11월 7.9%를 기록했다. 2017년 이후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전국 아파트도 이 기간 증여 비중이 7.5%에서 5.4%로 하락했다. 2019년 수준으로 다시 돌아갔다.
지난해 증여 비중 추락은 증여세 부담이 늘어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1월부터 증여 취득세 과세표준이 종전 시가표준액(공시가격)에서 시가인정액으로 바뀌어 세 부담이 커졌다. 증여세 취득세율도 높아진 것도 한몫을 했다.
증여 비중이 추락하면서 직거래 비중도 감소했다. 통상 증여의 경우 직거래를 통해 많이 이뤄진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23년 전국 아파트 직거래 비중은 11%로 2022년(16%) 대비 줄었다. 특히 수도권 직거래 비율은 6%로 2022년(11%)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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