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들썩인다]③반세권과 한강뷰 노린 신규 택지…그런데 언제쯤?
용인·오산은 '반세권' 직주근접…'속도' 관건
반도체 클러스터·택지조성 등 10년여 '영향 미미'
정부가 최근 발표한 신규택지 역시 수도권 인구변화와 개발을 촉발할 것이란 기대가 크다. 특히 구리의 경우 한강변을 끼고 있고 서울과 가깝다는 점에 서울 인구 분산 효과를 노릴 수 있다. 반도체 일자리가 풍부한 용인과 오산은 직주근접을 가능케 하는 입지로 미래가치가 기대되는 동시에 배후 주거지 역할에 대한 기대가 크다.
다만 반도체 클러스터는 물론이고 신규택지 지정 및 사업 본격화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걸리는 만큼 당장 인근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15일 신규택지 후보지로 구리토평2(1만8500가구), 용인이동(1만6000가구), 오산세교3(3만1000가구), 청주분평2(9000가구), 제주화북2(5500가구) 등 5곳을 발표했다. ▷관련기사: 구리토평·오산세교·용인이동에 6.5만가구 공급…"2027년 사전청약"
'한강' 옆 구리·반세권 용인과 오산 '기대감'
경기도 구리시에 위치한 구리토평2지구는 서울 광진구, 중랑구와 가깝다. 서쪽에는 아차산, 남쪽에는 한강을 끼고 있다. 서울과 가깝다는 점에서 서울 수요를 분산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김웅식 리얼투데이 연구원은 "서울 인근에서 탁 트인 한강 뷰가 나오는 단지가 그리 많지 않은 데다가 특히 북쪽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뷰가 더 좋을 것"이라며 "한강 뷰 단지는 고급화해서 고분양가로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구리토평은) 정부가 조성하는 택지다보니 저렴한 가격과 높은 시세차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용인이동지구는 용인 첨단반도체 국가산업단지와 용인테크노밸리(1·2차) 일반산업단지 바로 옆에 자리했다. 동쪽으로 14.5km를 가면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도 있다.
용인은 반도체 호재가 가장 풍부한 곳이다. 삼성전자는 이동·남사읍 일대에 2042년까지 300조원을 투자해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며 SK하이닉스는 원삼면 일대에 120조원을 들여 용인 반도체클러스터를 조성 중이다. 첫번째 팹(반도체 공장)은 2027년 준공 예정이다.
김웅식 연구원은 "국가 먹거리인 반도체 호재가 작용하는 곳은 미래가치가 기대돼 흥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용인은 인구 100만명이 넘는 특례시 4곳(수원·고양·용인·창원) 중 하나로 인구가 많고, 국가산단이 있어 (주택 공급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오산시에 자리한 오산세교3지구는 오산세교1·2지구 옆에 붙어 있다. 인근에 가장(1·2·3지구) 및 정남일반산업단지가 있다. 오산역(1호선)과 800m 거리에 위치한다.
오산에 대규모 국가산단이 있는 건 아니지만 입지적으로 화성(메모리, R&D, 파운드리)과 용인(메모리), 평택(메모리, 파운드리) 반도체 클러스터의 중심에 있어 이들 지역의 배후 주거지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서울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향후 수원발 KTX(2025년 개통)과 GTX-C 연장이 이뤄지면 서울 접근성도 개선될 수 있다.
집값은 '글쎄'…용인이동 땅값은 '들썩'
다만 워낙 수년이 걸리는 사업이다 보니 아직까지 이들 지역 인근 집값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용인시 처인구의 주간 아파트 변동률은 발표 전 0.01%(지난달 13일)에서 발표 후 0.09%(20일)로 오르는가 하더니 0.04%(27일)로 다시 내렸다. 구리(0.02%→0.07%→0.03%)와 오산(0.08%→0.02%→0.05%) 역시 큰 변화는 없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소장은 "신규택지 지정은 기존 아파트 시세보다 토지나 상가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3기 신도시 추진도 한참 남았으니 신규택지가 현실화되려면 10년 넘게 기다려야 할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토지의 경우도 아직까지 실제 거래로 이어진 사례는 많지 않았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플래닛에 따르면 용인이동지구의 경우 정책 발표 전(지난달 1~14일)과 발표 후(15~30일) 토지 매매거래량이 2건에서 6건으로 증가했다. 구리토평2지구는 0건에서 2건으로 증가했고, 오산세교3지구는 2건으로 동일했다.
용인이동지구 거래분의 토지면적(3.3㎡)당 가격은 49만4000원에서 109만3000원으로 121% 급증했다. 반면 오산세교3지구는 1026만9000원에서 581만9000원으로 43%가량 감소했다. 구리토평2지구의 가격은 248만8000원 수준이었다.
신규택지 언제쯤? 문제는 '속도'
선결돼야 할 과제도 산적한 상황이다. ▷관련기사: '3기 신도시도 늦어지는데'…정부 신규 택지 효과 있을까
서울과 가장 가까운 구리토평2지구는 교통 문제가 핵심으로 꼽힌다. 신동화 구리시의회 의원은 지난달 24일 정례회 본회의에서 "토평2지구를 광역교통 특별대책지구로 지정해 확실한 교통대책을 수립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구리시는 왕숙천과 강변북로(수석~한남대교) 지하화 도로건설 등을 포함해 광역 교통개선 대책에 방점을 두고 관련 기관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 편입 이슈도 관건이다. 백경현 구리시장은 지난달 13일 오세훈 서울시장과 만나 '특별자치시' 형태를 제시한 바 있다. 백 시장은 "구리시가 서울로 편입되면 각종 지하철 연장 등 교통인프라가 향상돼 구리시민의 편입이 증가할 것"이라며 "구재정·행정 권한을 유지한 상태에서 특별자치시로 편입할 수 있도록 특별법을 발의해달라고 중앙당에 건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울도시주택공사(SH)가 구리토평2지구에 눈독 들이고 있는 점도 변수다. SH는 지난달 15일 구리토평2지구와 3기신도시 개발에 참여하겠다고 국토부에 건의했다. 이에 경기주택도시공사(GH) 노조가 반발하는 등 개발 주체를 놓고 논란이 일 가능성도 있다.
용인이동지구는 이주대책으로 개발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벌써부터 해당 사업지의 주민들이 이주대책을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용인시는 지난달 29일 남사읍 일대를 개발행위허가 제한지역으로 추가 지정해 주민 이주공간을 마련하는 내용의 주민공람도 실시했다.
앞서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지난달 20일 간부회의에서 "이동읍 신도시 예정지에 포함된 시민과 기업은 삶의 터전이 수용되는 것에 대한 걱정이 클 것"이라며 "적극 소통하면서 의견을 수렴하고, 제대로 된 보상과 이주대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읍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주민들이 신규택지 지정에 대해 별로 안 좋아하는 걸로 알고 있다"며 "신규택지 발표 후 국가산단 추가 지정이 있었는데 이주대책과 관련해 남사읍이 아닌 이동읍으로 해줬으면 하는 불만들이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산세교3지구는 지구지정 취소 이후 12년만에 재지정된 만큼 오산도시공사를 설립해 개발을 본격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권재 오산시장은 지난달 16일 기자회견에서 "세교3지구가 신규택지 후보지로 발표되면서 세교1·2지구만 있을 때 발생하는 기형적 개발을 막을 수 있게 됐다"며 "오산도시공사를 조속히 출범시켜 시 개발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광교신도시와 동탄신도시, 고덕신도시 등 배후지가 많이 생기면서 오산세교1지구 개발도 힘을 더 받게 됐다"며 "(오산세교1지구와 2지구) 중간에 비어있는 주거밀집지역을 3지구로 메우면 주거벨트가 형성돼 정주여건이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진수 (jskim@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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