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청 박혜정, 13년 만에 역도 아시안게임 금 ‘번쩍’ [항저우 AG]

황선학 기자 2023. 10. 7.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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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125㎏·용상 169㎏·합계 294㎏…손영희에 11㎏ 앞서 우승
광저우대회 자신의 우상 장미란 이후 女 최중량급서 금메달 감격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역도 여자 +87㎏급서 금메달을 획득한 박혜정이 시상식서 금메달을 목에걸고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한국 여자 역도의 ‘간판’ 박혜정(20·고양시청)이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역도 여자 +87㎏급서 13년 만에 역도 종목 금메달을 획득했다.

박혜정은 7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샤오산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역도 여자 +87㎏급 경기서 인상 125㎏, 용상 169㎏, 합계 294㎏을 기록, 대표팀 선배인 손영희(부산시체육회·인상 124㎏, 용상 159㎏, 합계 283㎏)을 가볍게 따돌리고 첫 아시안게임 출전서 황금 바벨을 들어올렸다.

한국 역도가 아시안게임서 우승한 것은 2010년 광저우 대회 여자 최중량급(당시는 +75㎏)에서 장미란 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당시 고양시청) 이후 13년 만이다. 아시안게임은 세계선수권과 달리 합계 순위로 시상을 한다.

이날 박혜정의 금메달은 체급 최강자인 리원원(중국)이 부상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않음에 따라 어느정도 예견됐었다. 우승 다툼은 5년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손영희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 결과 그대로였다.

2021년 세계선수권자인 손영희와 올해 세계선수권 금메달리스트인 박혜정은 집안 우승 다툼에도 불구하고 팽팽한 접전을 펼쳤다.

손영희가 인상서 먼저 1차 시기 115㎏을 들자 박혜정이 이어 1차 시기서 118㎏을 들어 응수했다. 이어 손영희는 2차 시기서 2㎏ 도 높은 120㎏에 도전해 성공했고, 박혜정은 123㎏을 들어 다시 앞서갔다. 손영희는 마지막 3차 시기서 124㎏을 들어올렸고, 박혜정은 1㎏ 더 무거운 125㎏을 성공시켜 순위를 결정했다.

7일 항저우 샤오산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역도 여자 +87㎏급 용상 1차 시기서 박혜정이 157㎏을 들어올리고 있다. AP=연합뉴스

용상 경기서는 인상보다 둘의 경쟁이 더 치열했다. 손영희가 1차 시기서 155㎏을 들어올리자 박혜정이 157㎏을 들었고, 2차 시기서 손영희가 159㎏을 들어 압박하자 박혜정은 160㎏을 들어 응답했다.

결국 손영희는 마지막 3차 시기서 자신이 기록한 한국기록인 169㎏을 신청했지만 실패해 최종 용상 159㎏, 합계 283㎏으로 경기를 마쳤고, 금메달을 확정한 박혜정은 3차 시기서 169㎏의 한국타이기록을 성공시킨 후 환하게 웃었다.

박혜정은 이날 경기 뒤 본보와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리원원의 부상이 나에게 행운을 줬다고 생각하겠지만 (부상 소식이) 하나도 기쁘지 않았다. 나도 부상을 당해봐서 리원원이 얼마나 힘들었을 지 잘 안다. 빨리 회복해서 내년 파리 올림픽에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와 경쟁햇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장미란 차관님 이후 한국이 금메달이 없어 부담감도 있었다”라며 “하지만 한국 역도가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나를 더 단련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장미란 키즈’인 박혜정은 초등학교 6학년 때 우연히 유튜브를 통해 장미란의 경기장면을 보고 안산시체육회를 찾아가 역도를 하고싶다는 뜻을 전했다. 전학 후 이듬해 선부중 역도부에 진학해 꿈을 키우기 시작한 박혜정은 1학년 때 전국여자역도선수권 용상과 합계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두각을 나타낸 뒤 전국대회를 휩쓸면서 ‘제2의 장미란’으로 기대를 모았다.

이어 2019년 평양 아시아유소년·주니어 역도선수권대회 여자 유소년부 +81㎏급서 3개의 유소년 세계기록을 모두 갈아치우고 3관왕에 올라 평양에 태극기를 휘날렸다.

이후 안산공고에 진학해 기록이 답보 상태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2022년 5월 그리스 세계주니어선수권과 7월 우즈베키스탄 아시아주니어선수권을 잇따라 제패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올해 장미란 차관이 몸담았던 고양시청에 입단, 최종근 감독과 이세원 코치의 지도를 받은 박혜정은 이달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서 3관왕에 오르며 자신의 존재감을 전 세계에 알렸다.

황선학 기자 2hwangp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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