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록] 광안리 '삼익비치', 비싼 분담금에 분쟁 산 넘어 산
[편집자주][정비록]은 '도시정비사업 기록'의 줄임말입니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은 해당 조합과 지역 주민들은 물론, 건설업계에도 중요한 이슈입니다. 도시정비계획은 신규 분양을 위한 사업 투자뿐 아니라 부동산 시장의 방향성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현장을 직접 찾아 낡은 집을 새집으로 바꿔가는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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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당 주차공간이 1.05대라곤 하지만 지하주차장도 없어 주차 문제가 심각해 보였다. 1979년 입주 당시엔 넉넉했겠지만 지금은 말 그대로 주차 전쟁이다. 비탈진 아파트 뒤쪽으로도 빼곡하게 차를 대 위태로웠다.
삼익비치는 2004년 추진위원회가 설립되며 재건축 대장정에 나섰으나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2016년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후 GS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으나 이듬해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로부터 GS건설이 선정 과정에서 조합원들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법정다툼이 시작됐다. 당시 조합장이 사퇴하고 법원이 조합 측의 손을 들어주며 사건이 일단락됐으나 이 때문에 사업이 지연됐다. 그 사이 인근 삼익아파트는 남천자이와 남천 코오롱 하늘채 골든비치로 재탄생하며 삼익비치 조합원들의 마음을 더욱 급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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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조합 관계자는 "발표된 금액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른 대략적인 분담금일 뿐 정해진 게 아니다"라며 "종후자산평가가 마무리되고 분담금이 확정돼야 조합 차원에서 이를 줄일 방안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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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신과 건원은 각각 조합 측의 입찰절차 진행금지 등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으나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은 지난 4월 이를 차례로 기각했다. 조합 관계자는 "가처분 기각으로 법적 분쟁은 일단락됐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수 있겠지만 어떤 손해를 입었는지 (건원·일신 측에서) 증명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조합은 상가 소유주들과도 정산제를 두고 갈등을 겪고 있다. 상가협의회는 아파트와 별도로 상가조합원들로 구성된 별도 기구가 상가의 개발이익과 관리처분계획안 등을 마련하는 독립정산을 요구하고 있다. 통합정산제 반영 시 아파트 중심의 조합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상가 분양가를 높게 잡아 기존 소유주들이 분양받는 것을 어렵게 만드는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상가 소유주들은 독립정산제를 원하는 것이다. 상가협의회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에 이 같은 사실을 소명해 독립정산제로의 변경을 꾀하려 했으나 조합과 협의가 안 되면 소송까지 불사하겠다"고 주장한다. 조합 측에 이와 관련된 입장을 듣고자 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현재로선 통합정산제로의 진행이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김예림 법무법인 심목 대표변호사는 "독립정산제 약정은 조합과 상가 소유주 간 합의로만 체결할 수 있는 만큼 협의가 늦어지면 사업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조합원들의 평가액에 대한 이의신청의 경우 "감정평가법인이 이를 수용해야 할 법적 의무는 없고 조합원 개개인이 소송을 제기할 수는 있다"며 "이때 자신 몫의 감정평가액이 다른 조합원에 비해 형평성이 과도하게 무너졌다는 점이 증명돼야 하기 때문에 승소율은 낮은 편"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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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이슈로 들썩였던 지난해 한때 84㎡ 기준 18억원대까지 치솟았던 매매가격은 분담금 공개 후 3분의 1 이상 빠졌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이미 발 뺄 사람은 다 뺐다"며 "올 초 분담금 부담으로 매물이 쏟아지듯 나왔지만 현재 남은 조합원들은 고분양가를 받아들이고 재건축을 기다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대표적인 1대 1 재건축으로 꼽히는 서울 용산구 래미안 첼리투스(렉스아파트 재건축)도 2015년 준공 기준 분담금이 5억원대에 육박했다"며 "현재 물가를 반영하면 지금의 분담금이 결코 낮은 건 아니지만 비싼 것도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임대 물량이 전무하고 1대 1 재건축의 특성이 반영되면 부산이 아닌 전국에서 손꼽히는 프리미엄 단지로 평가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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