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평택 삼성반도체 현장] "입주 폭탄" 우려… 삼성캠퍼스 평택지제지구 시끌

이미연 2023. 6. 18.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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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신규 공공주택지구 지정에
"국평 10억"vs"공급과잉" 온도차
경기 평택시 입주 물량 그래프. 출처 아실
권혁진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이 15일 경기 평택시 지제동·신대동·세교통·모곡동·고덕면 일대 453만㎡를 신규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한다는 내용을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다들 매물 거둬야하는 것 아니냐."(경기 평택시 세교동 힐스테이트지제역 입주민)

"(공공택지 발표에 이어) 7월엔 GTX A노선 지제역 연장 발표되지 않겠느냐. 그러면 국평(전용면적 84㎡) 10억원 언저리 갈거다."(지제동 지제역더샵센트럴시티 입주민)

정부의 신규 공공주택지구 지정 소식에 경기 평택 지제역 일대가 들썩이고 있다. 일단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인근에다 인구가 늘어나는 곳이라 기대감이 크다. 하지만 현재 평택은 공급 과잉 지역이다. 입주폭탄을 맞기 전에 미리 탈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도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5일 평택 지제·신대·세교·모곡동·고덕면 일대 453㎡를 신규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하고 주택 3만3000가구를 공급키로 했다. 첨단산업단지 인근에 좋은 주거지를 만들어 우수한 인재와 기업이 모여들게 하겠다는 게 정부 구상이다.

평택지제역 역세권 인근에는 삼성 평택캠퍼스가 들어선 고덕일반산업단지 등 첨단 반도체 산단이 있어 인구가 늘고 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평택시 인구는 58만4986명으로 1년전(57만868명) 대비 1만4118명이 늘었다. 2년 전인 2021년 5월 기준으로도 54만8131명이라 평택 인구는 그야말로 꾸준히 증가추세다. 5월 기준 평택 내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곳은 비전동(10만9723명)이며, 그 뒤를 중앙동(4만 3809명), 안중읍(4만3345명), 동삭동(4만934명)이 뒤따르고 있다. 고덕동(3만5328명)과 세교동(3만4548명)도 3만 5000명대다. 특히 고덕동은 최근 1년간 1만1405명이 유입되며 평택 내 인구 증가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 4월 기준 평택의 미분양 물량은 2025건. 작년 8월에는 27건에 불과했다. 평택은 분양 물량이 많다보니 미분양 물량이 매달 큰 편차를 보이고 있다. 평택의 미분양은 지난 2016년 8월 4596건을 기록한 적이 있지만 그 전후로도 5000건을 넘어선 적이 없는 지역이다.

시장은 표정이 엇갈린다. 이 발표가 '호재'이긴 하지만 아직 애매하다는 판단이다. 일단 최근 평택 집값은 상승 반전한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동향에 따르면 평택은 지난달 29일 -0.09%에서 지난 5일 -0.02%로 하락폭이 좁아지더니 지난 12일에는 0.03%로 아예 상승 전환했다.

매물은 오히려 늘었다. 상승 기대감에 매물을 거둘 것이라는 기대가 빗나갔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인 아실 집계에 따르면 평택 일대 매매 매물은 15일 기준 6433건이었던데 반해 18일 6461건으로 되려 늘었다.

신규 분양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지역 내 기대감보다는 타 지역에서의 관심이 크다. 신규 공공주택지구 발표 다음 날인 16일 1순위 청약을 받은 평택시 장당동 '지제역 반도체밸리 제일풍경채 2블록'은 1039세대 모집에 2170명이 청약했지만 당해지역 순위내 경쟁률을 채우지 못해 오는 19일 2순위 청약을 받는다. 실제 해당지역(632건)보다는 기타지역(1538건)의 청약이 압도적이었다.

추후 입주 물량 및 본격 개발 시기 등에 대한 고려도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평택시 내 연간 입주 적정 수요는 2924호인데 반해 2016년 7081가구에 이어 2017년과 2018년에는 각각 9885가구와 1만1454가구가 집들이를 한데 이어 이듬해인 2019년에는 1만6808가구로 역대급 입주가 진행된 바 있다. 공급 과잉은 올해 이후로도 마찬가지다. 올해 5437가구 입주에 이어 2024년 5900가구, 2025년 8700가구가 계획돼 입주 폭탄이 예상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연관된 기업들이 밀집되는 산업클러스터의 특성을 감안하면, 특정 지역에서 주요 산업이 육성되고 발전할수록 일자리도 많아지고 그만큼 주택수요도 증가한다"면서도 "특정 산업에 중점적으로 의존도가 높은 도시는 해당 산업이 얼마나 활성화되느냐에 따라 도시의 흥망이 결정된다. 예상과 달리 추후 해당지역의 주택수요가 늘지 않는다면 그때가서 짓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미연기자 enero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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