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금융 `머니무브`] 부동산 시장 온도차… 강남·용산·노원 `반등`, 지방은 `냉랭`

이미연 2023. 5. 11.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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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대책에 규제 풀리며 훈풍
정부가 찍은 강남·용산 더 올라
수원·광명·용인도 상승 전환
"급매 때문" 상승세 판정은 성급
충남·강원은 '뚝'… 양극화 심화
사진 연합뉴스
연초 분양한 서울지역의 한 모델하우스를 찾은 인파. 사진 연합뉴스

이대로 집값이 다시 오르는 걸까, 아님 죽은 고양이가 잠깐 튀어오르는 '일시적 반등' 현상인걸까.

전국적으로 집값 하락이 점점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1·3부동산 대책'을 통해 전국의 부동산 규제를 대대적으로 완화하고 금리도 점차 안정세를 보임에 따라 '거래절벽'이라는 극단적인 표현까지 나왔던 부동산 시장에 봄기운이 살짝 돌고 있는 분위기다.

다만 급매 위주의 거래들이 소진된 후 약간 반등 수준에 그쳐 '상승 전환'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시각이 많다. 실제 아직 본격적인 '상승'이 아닌 '하락세 둔화' 단계이기도 해 '데드캣 바운스'(하락 후 잠깐 반등) 혹은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에서 일시적 반등장)라는 진단이다.

게다가 정부가 찍은(?) 지역이 더 오르는 '규제의 역설'도 나타났다. 이번 주 서울 강남3구와 용산구 등 규제지역 아파트값이 일제히 상승하는 등 부동산 수요의 '서울 쏠림' 현상까지 나타나 지역별 격차는 점점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나온다.

◇강남4구에 용산·노원도 상승

11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0.05%) 대비 0.04% 하락해 5주 연속 낙폭이 둔화했다. 서울 내 상승 지역은 지난주 3곳에서 이번 주 7곳으로 늘었다.

특히 강남3구와 강동구가 있는 동남권(0.04%) 아파트값이 모두 상승했다. 지난주 각각 0.01% 내렸던 송파구와 강동구의 아파트값이 이번 주 0.08%, 0.02% 올라 상승 전환했고, 서초구(0.02%)와 강남구(0.01%)도 전주에 이어 상승을 이어갔다.

지난주 보합을 기록했던 용산구도 이번 주 0.01% 올라 상승 전환했다. 용산구 아파트값이 오른 것은 작년 6월 둘째 주(0.01%) 이후 11개월 만에 처음이다. 현재 규제지역으로 남아 있는 서울 강남3구와 용산구 등 4곳의 아파트값이 모두 상승한 셈이다. 또한 노원구의 아파트값은 0.05% 올라 3주 연속 상승했고, 동작구는 최근 2주 연속 보합에서 이번 주 0.02% 상승했다.

한국부동산원 측은 "최근 강남권을 비롯한 주요 인기 단지 위주로 저가 매물이 소진된 이후 상승 거래가 발생하며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아파트 시장 온기는 수원·광명 등 경기권에도 퍼지는 모양새다. 인천은 1년3개월여간 이어온 하락을 멈추고 이번 주 보합을 기록했다. 중구(0.08%)와 연수구(0.04%), 계양구(0.12%) 등이 강세를 보였다.

경기도는 곳곳에서 반등 추세다. 성남시는 수정구(0.15%)와 중원구(0.04%) 등의 강세로 지난주 -0.02%에서 이번 주 0.02% 올라 상승 전환했다.

용인시는 0.02% 올랐다. 반도체 특수가 있는 처인구(0.27%)를 비롯해 용인 수지구(0.01%)도 2주 연속 상승한 덕분이다. 수원시(0.05%)와 광명시(0.16%)도 상승 전환했고, 화성(0.14%)과 오산(0.095), 평택(0.08%), 하남시(0.15%) 등도 강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서울은 아파트 수요 블랙홀?… 양극화 심화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과 달리 지방은 불황의 그림자가 여전히 짙다. 충남(-0.08%), 강원(-0.09%), 전남(-0.11%) 등의 지방은 전주 대비 하락폭이 오히려 확대됐다.

이런 지역별 양극화는 분양시장에서도 선명하다. 이날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이 발표한 '5월 전국 아파트 분양전망지수'에 따르면, 서울은 86.5에서 94.9로 8.4포인트 상승했고, 경기도는 87.2에서 88.1로 올랐다. 수도권 전망지수는 86.3에서 89.1로 상승했다.

반면 지방광역시는 83.1에서 79.2로, 도 지역은 86.4에서 72.3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대구(76.0→80.0)와 부산(78.3→80.8) 등 일부 지방광역시를 제외한 지역의 전망지수가 하락하면서 분양시장 전망이 악화했다.

전북은 93.3에서 71.4로 한 달 새 21.9포인트나 하락했고, 제주도 87.5에서 70.6으로 16.9포인트 떨어졌다. 충남(88.2→72.2), 강원(81.8→66.7), 전남(94.1→78.9), 경남(86.7→75.0), 경북(82.4→72.2) 등은 모두 1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광역시 중에서는 대전(90.0→73.7)과 울산(82.4→68.8)의 전망지수도 큰 폭 떨어졌다.

1분기 아파트 거래량 통계에서도 서울과 수도권 쏠림 현상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부동산플래닛 분석에 따르면, 서울의 경우 아파트 거래량이 직전 분기 대비 204.6% 상승해 대폭 늘어났으며, 경기(138.8%)와 인천(116.3%) 거래량도 증가했다.

반면 경북(20.5%), 경남(37.6%), 강원(37.9%) 등의 지역은 50%도 채 넘기지 못해 지역별 편차가 확연하게 나타났다.

지역별 거래금액 역시 마찬가지다. 서울이 직전 분기 대비 250.8% 늘었고 경기(167.8%)와 인천(135.5%)도 100%를 웃도는 증가율을 보였다. 그러나 세종(129.9%)를 제외한 제주(20.2%), 경북(47.5%) 등 지방 대부분은 100을 채 넘기지 못했다.

이은형 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상승전환'보다는 규제완화로 지역별 양극화가 더 심화되는 모양새"라며 "서울은 앞으로 더 수요가 몰릴 수 밖에 없다. 특히 가격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노원 등의 지역들로 몰릴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미연기자 enero2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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