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판교’ 마곡 대장주 17.5억→10.6억 하락 비밀은?
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서구 마곡동 대장주 ‘마곡엠벨리7단지’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16일 10억6400만원에 직거래됐다. 지난 2021년 9월 최고가(17억5500만원) 대비 7억원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햇볕이 잘 들고 환기가 잘되는 정남향 판상형에 산책로 뷰를 자랑하는 로얄동에서 출회된 매물이었지만 가격 하락이 가팔라 주민들의 동요가 컸다. 현재 네이버 부동산 기준 이 평형의 호가는 16억원에서 19억5000만원 사이로 형성돼 있다.
온라인 마곡지역 커뮤니티에서는 “10억대 실거래 깜짝 놀랐다”, “여기가 7억원 떨어졌다고요?”, “지금은 세입자 신세인데 국민평형이 9억원대로 내려오면 매수를 고민해 봐도 되겠다”, “이런 게 급락 신호인가”, “증여거래가 아니면 말이 안 된다” 등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매경닷컴이 이 물건의 등기부등본을 발급해 본 결과 매매계약 이후 소유권 이전 등기까지 완료된 상태였다. 매도자는 공동명의 부부인 A씨와 B씨였다. A씨와 B씨는 지난 2014년 8월 5억5800만원에 은행 대출을 일부 일으켜 이 집을 사들였다. 매수자는 C씨였다. A씨와 C씨는 성씨가 같고 부모 자식 사이가 될 수 있는 나이 차이였다. 또 등기 접수가 거래 발생 이후 4일 뒤에야 이뤄지면서 증여 성격의 매매로 분석된다.
특수 관계인 간 거래 시 매매금액이 시가의 30% 또는 3억원 넘게 저렴하면 증여세가 부과된다. 정상거래로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가장 낮은 호가인 16억원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 시 13억원에는 매입했어야만 했다. A씨와 C씨의 거래가 발생하기 전인 지난 2015년 이미 대출을 상환해 근저당도 해제한 상태라 부담부증여도 아닌 만큼, 부동산업계에서는 증여를 위한 저가 양수로 의심받을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팀장은 “부동산 침체기에는 급매거래와 특수거래가 혼재한다”며 “가족 간 직거래에 나설 때는 규정에 걸리지 않으면서도 최대한 싸게 팔 수 있는 길을 찾는다”라고 설명했다.
‘마곡13단지 힐스테이트마스터’ 전용 84㎡는 지난 17일 10억9000만원에 손바뀜되면서 10억원대로 내려왔다. 지난 2021년 8월 최고가(16억8000만원) 대비 약 6억원 빠졌다. 지난 7일 직전가(11억500만원)와 비교하면 열흘 만에 1500만원 더 떨어졌다. 다른 평형도 마찬가지다. 이 아파트 전용 59㎡는 지난달 21일 9억원에 거래됐다. 지난 2021년 10월 최고가(13억8000만원)보다 4억8000만원 낮다.
마곡지역은 부동산 상승기 20·30대 영끌족이 아파트를 집중적으로 매수했던 곳이다. LG그룹을 비롯해 롯데그룹과 코오롱그룹 등 90곳이 넘는 대기업의 연구개발(R&D)센터가 입주했거나 입주 대기 중이고, 최근에는 롯데건설과 메리츠증권이 컨소시엄을 꾸려 마곡마이스단지 복합개발사업을 추진하는 등 호재가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상과 부동산 고점 인식으로 패닉셀 현상이 심화하고 다주택자들의 절세 매물까지 몰리면서 상승분을 반납하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다섯째 주 기준 마곡동이 속한 강서구의 매매가격변동률(-0.62%)은 서울 25개구 가운데 가장 컸다. 서울지역 평균 변동률을 두 배 가까이 웃돈다.
복수의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1·3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고 규제가 풀리면서 고객들의 문의가 늘어나기는 했지만 대출 금리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 급매물 위주로만 소화되고 있다”면서도 “판교에 비견되지만 입지가 더 좋고 신축주택이 대부분이라 고소득자 중심의 직주근접수요가 두터운 편이니 어려운 시기를 이겨낼 동력이 다른 지역에 비해 강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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