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대책] "'빌라왕' 사태 막을 종합세트" 긍정 평가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정부와 국토부가 '빌라왕' 사건으로 대표되는 전세사기를 소탕하고 향후 발생할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강력한 전세사기 종합대책을 들고나왔다.
전세사기 중개사에 대한 단속과 처벌 등 사후 조치 외에도 이를 예방하기 위한 사전 모니터링, 피해자 구제 등과 관련된 제도개선에 대해 전문가들의 시선은 긍정적이다.
다만, 일부 제도는 법 개정이라는 산을 넘어야 하는 데다, 수도권과 지방 등 지역별, 주택상품 유형별 시행 시기가 일치하지 않은 점 등은 임차인 보호장치를 더 촘촘하게 하기 위해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회의를 거쳐 전세사기를 뿌리 뽑고, 피해자를 두텁게 보호하는 장치를 마련하기 위한 '전세사기 예방 및 피해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전세사기 예방과 피해 지원을 위한 ▲전세사기 예방 ▲전세사기 피해 지원 ▲전세사기 단속 및 처벌 강화 등 3대 핵심 전략으로 구성된다.
악성 임대인 퇴출을 위한 전세금 반환보증 개선, 위험 계약체결 방지를 위한 전방위 정보제공 확대 등 다방면에서 사기 예방조치가 마련됐다. 또한, 저리의 전세자금 대출 지원(금융), 긴급거처 공급확대(주거), 원스톱 법률 서비스 등 피해 임차인에 대한 지원 및 전세사기를 막기 위한 단속·처벌 강화책이 포함됐다.
업계 전문가들은 전세사기에 대한 단속과 처벌 등 사후적 조치 외에도 전세사기 예방과 사전적 모니터링 및 피해자 구제 등과 관련된 제도개선이 긍정적이라고 보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HUG의 전세금 반환보증을 매매가 100%에서 90%로 전세가율을 하향해 보증제도 악용 등 도덕적 해이를 방지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감정평가사의 시세 부풀리기 방지하고, 조직적인 전세사기나 임대인의 악의적 무자본 갭투자, 깡통전세 위험을 다소 줄일 수 있을 전망"이라고 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세사기는 의도적으로 행해지는 범죄이므로 강하게 제재받아야 한다. 특히, 전세사기 피해자들에 대한 지원책이 제시된 것은 매우 긍정적"이라며 "임차인은 실거주 수요라고 봐도 무리가 없다. 이들에 대한 주거지원과 피해복구를 제도적으로 지원한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법 개정 등에는 상당기간 시일이 소요될 수밖에 없어 다가올 봄 이사철 임대차 계약이 집중되는 시기에 적용하기 어려운 조치들이 있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됐다.
이 연구위원은 "개인과 개인 간의 계약, 사적 계약을 모두 공공이 통제할 수 없다는 점 또한 관건"이라며 "완벽하게 전세사기를 차단할 수 있지는 못하겠지만 이번 종합대책은 크게 의미가 있기 때문에 이후 제도 운용과정에서 제기되는 내용들을 추가 보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임차인의 보증금 대항력 확보 전 임대인 근저당 설정 시 계약 해지 특약과 신규 임대인의 전세반환보증사고 이력 등으로 보증가입 불가 시 계약해지 및 보증금을 반환받을 수 있는 특약이 강화됐지만, 추가 특약 보충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함 랩장은 "임차 중인 주택의 경우 임대인 변경 시 임차인에게 계약 내용에 대한 안내 고지 의무화, 계약체결 시점에 선순위 임대차 정보제공, 임대인 국세 완납증명 확인 등 정보공개를 더 확대해야 한다"며 "최근엔 부동산등기 사건 변동 알림이나 임차 주택의 경매 배당 발생 시 경매 배당 기일을 임차인이 문자나 톡으로 확인(알림)받을 수 있는 서비스 등이 민간에 개발되고 있는 만큼 이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임대인 공개가 제2의 빌라왕을 막기 위한 장치로 작용할 순 있지만, 전세사기를 일으킨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시장에서 임대가격을 완충할 수 있는 공공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는 견해도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임대인 공개가 시장에 일정 부분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데는 부족할 것으로 본다"며 "핵심은 사금융의 문제점, 전세금의 금리인상기를 고려 못 한 부채비율, 높은 전셋값이 문제다. 공공임대주택 확보를 통해 시장에서 전세 등 시중 임대가격의 완충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네이버 채널에서 '아이뉴스24'를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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