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만에 아폴로 잇는 아르테미스 1호, 오늘 밤 달 향해 출발

곽노필 2022. 8. 29.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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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강 로켓에 마네킨 태운 우주선 보내
달 궤도 돈 뒤 10월10일 돌아오는 42일 여정
미 플로리다 케이프커내버럴우주군기지 케네디우주센터의 39B 발사대에서 대기 중인 에스엘에스 로켓과 오리온 우주선.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미국의 두번째 달 착륙 프로그램 아르테미스의 첫 우주선이 마침내 달을 향해 출발한다. 1972년 미국의 첫번째 달 착륙 프로그램 아폴로가 종료된 지 50년 만이다.

미국항공우주국(나사)은 29일 오전 8시33분(한국시각 오후 9시33분) 플로리다 케이프커내버럴우주군기지 케네디우주센터 39B 발사대에서 역대 최강 로켓 에스엘에스(SLS)와 우주선 오리온으로 구성된 아르테미스 1호를 발사한다. 나사는 올해 최고의 우주 발사 순간을 보기 위해 20만명이 플로리다 해안에 몰려들 것으로 예상했다.

나사는 발사를 위한 모든 준비를 마치고 27일 오전 10시23분(한국시각 오후 11시23분)부터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발사대가 있는 케네디우주센터에는 지난 주말 소나기가 오고 번개가 치는 등 기상 상황이 좋지 않았다. 나사는 그러나 번개가 발사 시스템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 우주군 기상 전문가들은 당일 아침 발사하기 좋은 날씨가 될 확률을 80%로 예측했다.

20세기의 아폴로가 달을 밟는 것 자체를 주목적으로 삼았다면 21세기의 아르테미스는 달에 기지를 세우고 자원 채굴과 함께 상주인력을 두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오리온 우주선의 우주비행사 탑승 캡슐(앞쪽)과 태양전지 등이 있는 서비스모듈(뒤쪽).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아폴로 보낸 로켓보다 15% 더 강력

보잉이 주도적으로 제작한 높이 98m의 에스엘에스(SLS) 로켓은 아폴로 때 사용했던 새턴5(111m)보다 크기는 조금 작지만 힘은 더 강력하다. 추력이 3990톤으로 새턴5(3400톤)보다 15% 더 많다.

4개의 RS-25 액체연료 엔진이 있는 1단 코어와 두개의 고체 부스터로 구성돼 있으며 달까지 27톤 이상의 물체를 보낼 수 있다. 극저온 액체 수소와 산소를 추진제로 쓰는 이 엔진은 우주왕복선에서 사용하던 것을 개조했다.

록히드마틴이 제작한 오리온은 탑승 정원이 4명으로 아폴로 우주선보다 내부 공간이 50% 더 넓다. 도킹하지 않고 21일, 도킹 상태에선 6개월까지 우주에 머물 수 있다. 수소 연료전지를 동력원으로 썼던 아폴로와 달리 오리온은 태양전지에서 동력을 얻는다. 따라서 오리온은 90분 이상 햇빛을 받지 못하는 상태로 놔두면 안된다. 엑스(x)자 모양의 태양전지와 물, 공기 등을 공급하는 서비스모듈은 유럽우주국이 제작을 맡았다.

오리온 우주선에 탑승한 마네킨 무니킨 캄포스.

16차례 일정 연기…5년 늦어져

에스엘에스와 오리온 우주선은 원래 2017년 발사 예정이었다. 그러나 예산 부족, 기술적 문제, 코로나 팬데믹 등으로 16번이나 연기되면서 5년이 늦어졌다. 이번 첫 비행은 로켓과 우주선, 지상관제 시스템의 통합 작동 시스템을 실증하는 것이 목표다. 비행 중에 일어나는 모든 상황을 기록하기 위해 1000개 이상의 센서를 탑재했다.

아르테미스 1호 우주선에는 사람 대신 무니킨 캄포스라는 이름의 사령관 마네킨과 조하르, 헬가라는 이름의 여성 마네킨이 탑승했다. 캄포스에는 표준 우주복을 입히고 우주여행 중에 우주비행사가 느낄 진동, 중력, 방사선 등을 측정한다. 여성 마네킨에는 몸의 각 조직에 우주 방사선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측정하기 위한 센서 5600개가 부착된다. 비교를 위해 한 마네킨(조하르)에는 방사선 조끼를 입혔다. 여성의 몸은 방사선에 남성보다 방사선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마존 알렉사의 음성비서 기능을 테스트하기 위한 아이패드도 실려 보낸다. 탑승한 우주비행사가 스피커 및 화면과 쌍방향 소통하듯 지상에서 오리온 내부의 스피커를 통해 알렉사와 대화하는 실험을 할 예정이다.

오리온에 탑재된 또 다른 과학장비는 각종 과학실험을 수행할 10대의 큐브샛이다. 큐브샛은 각기 달 얼음 지도 작성, 우주 기상 모니터링, ,우주 방사선 노출이 유기체에 끼칠 영향 측정, 소행성 탐사 등의 임무를 띠고 있다. 이 가운데는 무게 700g의 착륙선을 발사해 달 표면 충돌 실험을 할 오모테나시라는 이름의 일본 소형 우주선도 있다.

아르테미스 1호의 비행 경로

달에서 100~6만4천km 거리서 선회

에스엘에스 1단 로켓의 모든 연료는 8분 후 소진된다. 이후엔 2단 추진체인 임시극저온추진체(ICPS)를 이용해 날아가다 발사 90분 후 고도 4000km에서 우주선을 분리시킨다. 이때 유럽우주국이 제작한 신발상자 크기 만한 큐브샛 10대도 순차적으로 배치된다.

오리온은 4일 후 달 궤도에 도착해 표면에서 100km 떨어진 곳까지 접근했다가 다시 달 뒷면 너머 6만4000km, 지구에서 45만km 떨어진 궤도로 날아가 달을 돈 뒤 지구로 돌아온다.

4일간의 비행 후 지구에 대기권에 진입할 때는 시속 4만km의 속도와 2800도의 고온을 견뎌내야 한다. 이때 사용할 지름 5미터의 방열판 성능을 시험하는 것도 이번 임무의 주요 과제 중 하나다. 이어 착륙시엔 3개의 낙하산을 펼치고 속도를 줄이면서 미 서부해안의 태평양에 착수한다.

아르테미스 1호 출발에서 귀환까지 총 기간은 42일, 총 여행거리는 210만km이다. 지구 귀환 예정일은 10월10일이다.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달 남극 착륙지 후보 13곳.

2년후 유인 비행…3년후 남극 착륙

이번 비행에 성공하고 나면 2024년엔 아르테미스 2호가 우주비행사 4명을 태우고 달 궤도를 향해 출발한다. 이때는 달에서 약 9000km 떨어진 곳에서 10여일간 달 궤도를 비행한 뒤 지구로 돌아온다.

나사는 이어 이르면 2025년 아르테미스 3호로 1972년 아폴로 17호 이후 처음으로 달 착륙을 시도할 계획이다. 아르테미스 3호에는 처음으로 여성 우주비행사가 탑승한다.

착륙지는 달의 남극이다. 나사는 최근 착륙 후보지 13곳을 선정했다. 이들 지역은 모두 남극지점으로부터 6도 이내, 160km가 조금 넘는 거리에 있다. 최근 발사된 한국의 달 탐사선 다누리호에 탑재된 나사의 섀도캠은 이 후보지들을 상세히 촬영해 평가 자료로 사용한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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