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아파트에 전세 쏟아진 이유..'실거주의무'의 두 얼굴
[편집자주] 임대차3법이 시행 2년만에 존폐기로에 섰다. 폐지론자들은 오는 8월 '전세대란 재발'을 경고하고 있지만 존치론자들은 '기우'라며 맞서고 있다. 섣부른 폐지가 더 큰 혼란을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그래도 수술은 필요하다. 임대차법이 보완해야 할 부분들과 대안을 짚어본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대치동 학군 진입을 위한 전세 수요가 많은 대표적인 단지다. 은마아파트의 전월세 물량이 작년 7월 갑자기 급증했다. 7월12일 전월세 물량은 154건이었는데, 7일 뒤인 19일에는 254건으로 100건(65%) 늘었다. 물량이 늘면서 전셋값도 안정됐다. 불과 일주일 사이 은마 아파트 전세 매물이 급증한 건 정부가 '재건축 2년 실거주 의무'를 없던 일로 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2020년 6·17 대책에서 재건축 아파트에 2년 이상 실거주해야 조합원 입주권을 주기로 하면서 집주인들이 들어가 살려고 했다가 다시 전월세 매물로 내놓은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2월19일부터 수도권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는 아파트에는 최대 5년의 의무 거주 기간을 부여했다. 공공택지에서 공급되는 주택 중 인근 지역의 주택매매가격의 80% 미만인 경우 주택 입주자는 5년, 80~100%인 경우에는 3년간 실거주해야 한다. 민간택지의 경우 인근 주택매매가의 80% 미만이면 3년, 80~100%이면 2년간 거주하도록 정했다. 새 아파트의 입주가 시작되면 전세물량이 대거 풀리면서 인근 전셋값도 끌어내리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었지만 실거주의무 때문에 전세물량은 많지 않다.
세금에도 실거주가 들어 있다. 3년 이상 보유하면 양도차익을 공제해 주던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에도 실제로 주택에 거주해야 하는 '거주 요건'이 추가됐다. 이에 따라 1가구 1주택자도 10년 보유하고 10년 거주해야만 최대치인 80%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실거주 요건이 생기면서 절세 혜택을 얻어야 하는 집주인의 거주 기간이 길어지면서 전세 물량도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임대사업자가 주택 임대 시장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특히 '민간 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에 의한 등록 임대사업자에 대해서도 혜택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등록임대사업자 제도는 다주택자의 투기 온상이라는 비판을 받고 혜택이 대폭 축소된 상태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우리나라 임대시장이 다른 나라와 다른 점은 공공이 아닌 민간에서 공급하는 등록 민간임대주택의 경우 세입자가 최대 10년 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공적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며 "임대차법 폐지냐 보완이냐는 여전히 제도를 설계한 공급자 관점이므로, 세입자와 주거취약계층 입장에서 근본적인 방향성에 대해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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