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인데 잇따른 아파트 미계약..이유가 있었네

이가람 2022. 4. 7.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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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청약 불패인 줄 알았던 서울에서도 잇따라 미계약이 발생하고 있다. 브랜드 대단지 청약에서 한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한 것도 모자라 최근에는 전체 공급 물량의 90% 이상이 미계약 물량으로 남은 단지가 등장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모두 분양가상한제 미적용 지역이다.

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 들어서는 '칸타빌수유팰리스'가 미계약된 198가구에 대해 오는 11일 무순위 청약을 실시한다. 이 단지는 지난달 진행한 1순위 청약에서 총 216가구 중 198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이는 전체 분양 물량의 91%에 달하는 비중이다. 당첨 부적격 사유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서울에서 200가구에 가까운 미계약 물량이 남은 것은 지난 2019년 2월 이후 처음이다.

5일 1순위 청약을 받은 서울 강북구 미아동 '한화포레나미아'는 경쟁률 7.3대 1을 기록했다. 328가구 모집에 2374명이 신청하면서, 대규모 미계약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앞서 800m가량 떨어진 '북서울자이폴라리스'가 경쟁률 32.4대 1을 나타내고도 미계약분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처럼 미분양 사태가 일어난 곳들은 공통적으로 강북구에 위치한 분양가상한제 미적용 단지다. 통상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면 분양가격이 시세 대비 저렴해 당첨 시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분양가상한제 미적용 단지는 시세와 비슷하거나 높은 수준으로 책정돼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칸타빌수유팰리스'는 주변 환경이 노후한 소규모 단지임에도 전용 59㎡ 분양가가 9억원을 넘어섰고, '북서울자이폴라리스'와 '한화포레나미아'는 전용 84㎡가 각각 10억3100만원과 11억5000만원으로 책정됐는데 이는 인근의 '미아래미안1차' 전용 110㎡의 호가(9억2000만원)보다 최대 2억원까지 비싸 매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앞서 정부는 지난 2019년 12·16 대책을 통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도입했다. 이를 서울 18개구의 309개동과 경기 광명·하남·과천 일부 지역에 적용했다. 당시 상대적으로 집값 상승률이 낮았던 서울 종로·도봉·강북·중랑·금천·관악·구로 등 7개구가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 바 있다.

또 지난해 말부터 집값이 고점에 도달했다는 인식이 확산된 데다가 대출 규제 강화와 기준금리 인상까지 겹치면서 청약 열기가 다소 꺾인 점도 부담이 된 것으로 보인다.

김웅식 리얼투데이 리서치연구원은 "대출 규제 강화와 금리 인상 기조 속에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도 옥석 가리기가 진행되는 모습"이라며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입지·브랜드·분양가에 따라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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