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가이드라인 제시.. 안전진단 등 재건축 규제완화 급물살 탈듯
윤석열 당선인은 25일 국토교통부의 인수위 업무보고에 참석해 주택 공급 확대, 신규 택지 공급, 임대차 시장 안정, 다주택자 규제 완화, 대출·가계부채 관리 등 부동산 정책 전반을 언급했다. 인수위는 대선 공약인 250만 가구 공급 로드맵을 조기에 구체화하고, 규제 완화를 통해 민간의 주택 공급 역량을 높여달라고 국토부에 주문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집값 안정의 중요성을 아는 윤 당선인이 국토부에 사실상 ‘업무 가이드라인’을 내려준 셈”이라며 “국토부 입장에선 부동산 규제 완화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거는 동시에 이에 따른 기대감으로 집값이 들썩이는 것을 막아야 하는 숙제가 생겼다”고 평가했다.
◇안전진단 등 재건축 규제 완화 본격화
윤 당선인은 이날 “수요가 있는 곳에, 수요에 맞는 새로운 공급이 이뤄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주택 건축에 대한 규제 완화가 따라와야 한다”고 말했다. 수요에 맞는 공급은 ‘재건축·재개발 활성화’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에서 재건축·재개발은 사실상 중단됐고, 서울로 쏠리는 주택 수요가 해소되지 않아 강남권은 물론 서울 외곽 지역과 인접한 수도권 집값까지 연쇄 상승했다.
국토부는 재건축 사업의 ‘첫 단추’인 안전진단 완화 방안을 인수위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전진단 때 구조 안정성 가중치를 20%에서 50%로 대폭 올린 규제를 되돌리고, 설비 노후도나 주거 환경에 대한 평가 비중을 높이는 식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법 개정 없이 국토부가 시행령·행정규칙을 개정해 가장 빠르게 시행할 수 있다. 김광석 리얼하우스 대표는 “위축된 재건축·재개발 활성화가 필요한 건 맞지만, 새 정부가 규제 완화에만 집착하면 시장에 과도한 기대감이 형성돼 집값이 들썩일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이 대선 과정에서 언급한 용적률 500% 상향 공약은 논란이 예상된다. 국토부는 물론 전문가 사이에서도 “주거지에 용적률 500%를 적용하면 ‘닭장 아파트’가 잔뜩 생기고, 일조권·조망권 침해나 교통 혼잡 등 부작용이 더 많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부는 이날 업무 보고에서 윤 당선인의 핵심 공약인 ‘250만가구 공급’에 대한 실행 방법을 인수위와 협의했다. 윤 당선인이 이날 ‘신규 택지’를 꼬집어서 얘기한 만큼, 수도권에 추가 신도시 개발 등의 가능성도 점쳐진다. 하지만 국토부 내부에선 “250만 가구를 새로 발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하남교산·고양창릉 등 3기 신도시가 아직 토지 보상도 끝나지 않았고, 전국에 83만가구를 공급하는 ‘2·4 대책’ 발표 후 추진 중인 도심 저층 주거지를 고밀(高密) 개발하는 것도 기대만큼 진척되지 않는 상황이다. 국토부 한 관계자는 “250만가구를 새로 지을 후보지가 있다면 진작 발표했을 것”이라며 “현 정부의 주택 공급 계획과 당선인의 공약을 융합하는 방법을 찾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 급물살 타나
윤 당선인은 이날 “매매 시장과 임대차 시장의 함수 관계” “무리한 다주택자 규제” 등을 직접 언급했다. 이에 인수위와 관계 부처가 계약갱신청구권 등 주택임대차법 수정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020년 7월 정부·여당이 밀어붙인 새 임대차법 도입으로 전세 시장 불안이 가중되고, 이는 매매 가격까지 밀어올렸다. 윤 당선인은 “임대차법 전면 재검토”를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법 개정 사항이라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의 협조가 필수다.
대표적인 다주택자 규제인 양도세 중과와 과도한 종합부동산세 해법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양도세를 일시적으로 줄여줘 다주택자가 보유한 주택을 시장에 매물로 끌어들이는 게 핵심인데, 종부세 등 보유세를 같이 완화하면 기대했던 만큼의 주택 공급 효과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당분간 보유세 강화 기조를 유지하면서 거래세인 양도세부터 먼저 낮추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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