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위한 개편” vs “재벌 감세”… 배당소득 분리과세, 여권서도 갈등
상장회사 투자자들의 배당소득에 대해 6~45%의 소득세 일반 세율 대신 10~20%대 저율 과세 혜택을 주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방안을 두고 “초부자 감세”라는 여권 내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포함한 새 정부 첫 세법 개정안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여권 내 부정적 기류가 강해질 경우 저율 과세 대상 등이 축소되거나 기준이 엄격해질 가능성이 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배당을 다른 소득과 합산하지 않고 떼어 내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다. 현재 배당·이자소득이 연 2000만원 이하이면 14% 저율로 과세하고, 2000만원을 넘으면 최고 45% 세율을 적용한다. 이 같은 고율 과세가 기업 배당을 줄이고 투자자들이 국내 기업 투자를 꺼리는 악순환의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세청에 따르면, 배당·이자소득이 연 2000만원을 넘는 고율 과세 대상 투자자는 2023년 기준 28만7865명으로 5년 전의 2.4배다.

◇진성준 “분리과세는 초부자 감세”
‘코스피 5000 시대’를 내건 이재명 대통령은 법인세 등에 대해 전반적인 증세 기조에도 1400만 개미 투자자의 숙원이었던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추진하기로 했다. 22일 기획재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세법 개정안 초안을 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 대통령은 24일 대통령실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자본시장 제도 개선은 신성장 혁신 기업에 대한 투자, 또 한편으로는 평범한 개인 투자자의 소득이 함께 증대되는 양면의 효과가 있다”며 “배당소득 세제 개편은 이런 관점에서 논의될 필요가 있다”라고 배당소득 분리과세 추진 의지를 확인했다.
정부는 배당성향(당기순이익 대비 배당액 비율) 35% 이상 상장사의 배당소득에 대해 세율을 최고 25%로 낮추는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토대로 세부 내용을 다듬고 있다.
그런데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5일 입장문을 내고 배당소득 분리과세로 “극소수 주식 재벌들만 혜택을 받고 대다수의 개미 투자자들은 별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2023년 기준 상위 0.1%가 전체 배당소득의 45.9%를 가져간다는 국세청 통계를 들기도 했다. 26일엔 배당을 적게 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할증세’를 부과하면 된다고 X(옛 트위터)에 적었다.

◇이소영 “개미·국민연금이 혜택”
이에 이소영 의원은 페이스북에 “부자 감세로만 보는 것은 매우 좁은 시각”이라며 반박했다. 그는 “오히려 ‘부자들에게 인센티브를 주어 분배를 유도하는 정책’이라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 4월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법인세 납부 후 이익을 주주에게 배분하는 것에 대해 다시 과세하는 것은 이중과세”라며 “(기업들이) 일반 주주들에게도 혜택이 주어지는 배당보다는 자신들에게만 적용되는 급여 수령의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고 했었다. 이 의원은 진 의장이 언급한 국세청 통계에 대해서도 개인 투자자 배당과 무관한 ‘비상장 기업 배당’이 포함된 데다 기업 배당성향이 높아지면 가장 많은 배당을 받는 국민연금 등 연기금 배당은 포함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대상·기준 엄격해질 듯
다만 정부도 여당 내 반대 기류를 의식해 저율 과세 대상 기준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배당성향 35% 이상 상장사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저율 과세 혜택을 주겠다는 이 의원안보다 배당성향 기준을 40% 이상으로 올리는 방안을 논의 테이블에 올려놨다. 금융·통신 등 고배당 업종의 경우 현재보다 배당을 늘리지 않고도 대주주를 포함한 투자자들이 저율 과세 혜택을 받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이유다.

분리과세 세율도 이소영 의원안(2000만원 초과 3억원 이하 20%·3억원 초과 25%)을 토대로 하되 지분율 일정 비율 이상 주주 등에 대해 최고 35% 안팎의 세율을 적용하는 방안도 저울질하고 있다. 고액 자산가에게 감세 혜택이 집중된다는 비판 여론을 고려한 조치다. 일본은 배당소득에 대해 15% 저율 과세하지만, 지분율 3% 이상 주주는 소득세 일반 세율(5~45%)로 고율 과세한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상장사 주식 투자자들의 배당소득을 근로·이자소득과 분리해 낮은 세율의 세금을 따로 부과하는 것. 금액이 커질수록 세액이 커지는 누진세율(6~45%) 적용을 받지 않아 세 부담이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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