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7NEWS입니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과 분양가격 격차가 사상 최대 규모로 벌어졌습니다. 오늘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아파트 평당 평균 분양가는 1313만원이었습니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평당 평균 매매가격은 2233만원이었고요. 서울은 분양가와 매매가가 각각 2798만원, 4300만원으로 조사됐습니다.
국민평형인 전용면적 84㎡를 기준으로 비교하면 분양가가 매매가보다 3~5억 정도 저렴한 셈입니다. 아파트에 당첨만 되면 시세 차익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로또 청약' 당첨금이 3~5억에 달했다는 뜻입니다. 부동산R114는 "2000년부터 시세 조사를 시작한 이래 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졌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2017년 8·2대책에서 분양가 통제에 나서고, 민간택지에 대해서는 분양가상한제를 도입했습니다. 고분양가가 주변 집값을 자극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최초 분양가를 낮추면 입주시점에 주변 시세가 안정될 것으로 봤지만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습니다. 게다가 집값은 오르는데 분양가는 규제하니 편차는 점점 크게 벌어지기 시작합니다.
2016~2017년에는 매매시세가 분양가보다 쌌습니다(2016년 -124만원, 2017년 -117만원). 그런데 2018년 매매시세가 분양가를 앞지르더니(평당 40만원) 2019년 543만원, 2020년 1094만원으로 편차 곡선이 점점 가팔라졌고, 2021년에는 1502만원까지 늘었습니다. 아파트 청약에 당첨만 되면 큰 돈을 벌 수 있는 로또가 돼 실수요자 위주가 아닌 투자자까지 가세하게 된 이유입니다.
분양가 매력이 커지니 청약경쟁률은 고공행진입니다. 시세와 분양가 편차가 가장 큰 서울의 지난해 청약경쟁률은 164대1로 역대 최고 수준입니다.
서울 외에도 세종(892만원), 경기(643만원), 부산(182만원), 대전(158만원), 인천(86만원)에서 평당 분양가가 시세보다 낮았습니다. 이 지역들은 투기과열지구이거나 조정대상지역입니다. 규제지역에서 분양가 통제 강도가 컸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입니다.
이번 정권의 부동산 정책은 벼룩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운 꼴입니다. 규제에 규제를 거듭하니 시장은 면역이 생겼고, 정부는 더이상 낼 카드가 없어 침묵합니다. 재개발, 재건축 등 정비사업은 낮은 분양가 책정이 발목을 잡아 시작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해도 낮은 분양가로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곳은 여전히 청약불패입니다. 이른바 '규제의 역설'입니다.
'집값이 하락하는 징조가 보인다'는 말은 제발 그만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2배 이상 오른 집값에서 고작 몇 퍼센트 빠진 것을 두고 이제서야 규제가 먹혀 들어가는 것처럼 말입니다. 애써 그럴 필요 없습니다. 국민들은 규제 때문에 뒤늦게 집값이 떨어지는 게 아니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소설가 김동인의 <발가락이 닮았다>가 생각나 읊어드립니다.
M은 대발견을 한 모양이다. 그 자리에서 자신의 양말을 벗어 발가락을 내보이며 가운데 발가락이 그 중 길다는 걸 확인시킨다. 그리고는 강보를 들쳐 아기의 것도 마찬가지라고 희희낙락해 한다.
그 태도가 눈물겨워 나는 "발가락뿐 아니라 얼굴도 닮은 데가 있네"라고 덕담을 해 주고는 그의 시선을 피했다.
그거 아시죠? 여기서 주인공 M은 불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