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 1억 내리고 전세 3억 올랐는데.. 전세살이 고(Go)?

김노향 기자 2022. 2. 21.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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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 집 살까, 전세로 버틸까.. 전세가율 '빨간불' (1) - 매매보다 전세가 상승률 더 높은 서울 아파트

[편집자주]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으로 집값 상승이 주춤한 가운데 임대수요가 상대적으로 늘어나 전세가격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매매가 상승세는 멈췄지만 전세가 상승은 오를 일만 남았다는 전망도 많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전세가율) 상승으로 ‘갭투자’(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입)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진다. 갭투자는 곧 ‘깡통 전세’ 문제로 이어져 세입자를 위험에 빠뜨리는 원인이 된다는 점에서 또 다른 불안요소가 된다. 전세에 대한 부담이 커지자 월세로 돌아서는 임대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저성장·저금리 정책으로 수년간 지속되던 유동성 파티가 끝나가는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자 계산이 복잡해진 건 ‘영끌’ 대출자만이 아니다. 내 집 마련을 준비 중인 무주택자도 현재 전세시장에 안주하는 쪽이 더 이득인지 여부에 셈법이 분주하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기사 게재 순서
(1) 매매 1억 내리고 전세 3억 올랐는데… 전세살이 고(Go)?
(2) “전재산인 보증금 떼일 수도 있다니”… 갭투자 경고음
(3) 전세 빼서 ‘월세’로 가는 세입자들?


#. 최근 몇 년 동안 집값이 폭등한 서울 마·용·성(마포·용산·성동) 가운데 한 곳인 마포구 상수동 ‘래미안밤섬리베뉴’ 59㎡(이하 전용면적)는 올 1월 13억9000만원(21층)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9월 같은 면적 실거래가인 14억8000만원(20층)보다 9000만원 낮은 금액이다. 이 아파트 84㎡의 최근 전세 실거래가는 2월 7일의 10억5000만원(2층)으로 1월 21일 신고가(7억7700만원(2층))에 비해 2억7300만원 비쌌다. 매매가는 4개월 새 1억원 가까이 내린 반면 전세금은 채 20일도 안돼 3억원 가량 오른 셈이다.

#. 지난해 승진과 자녀 진학 이후 내 집 마련 계획의 실행을 차곡차곡 준비해온 김다미씨(40·가명)는 요즘 밤잠을 이루지 못할 만큼 고민이 깊다. 당국의 대출규제로 신용대출 한도까지 꽉 채워야 집값을 빠듯하게 맞출 수 있는 상황인데 금리 인상으로 이자부담 예상액이 1.5배 늘어났다. 아파트값은 떨어지는 추세고 재산세 등 보유세 부담은 증가했다. 이 모든 리스크를 감수하고도 실거주라는 이유로 무리한 매수를 강행하는 게 맞을까. 주택임대차보호법(임대차3법) 시행으로 전세 재계약과 임대료 상승 제한을 보호받을 수 있는데 2년 더 버티는 게 답일까.

저성장·저금리 정책으로 수년간 지속되던 유동성 파티가 끝나가는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자 계산이 복잡해진 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대출자만이 아니다. 내 집 마련을 준비 중인 무주택자도 현재 전세시장에 안주하는 쪽이 더 이득인지 여부에 셈법이 분주하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전셋값이 높아지고 전세 문턱도 좁아져 전세 역시 어려운 상황이 됐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하 전세가율)이 올 들어 다시 상승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어 전세시장의 뇌관이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전세가율 상승 전환 이유는


매매가격이 상승하면 전세가격도 따라서 오르는 것이 일반적인 흐름이지만 최근엔 그렇지 않다. 집값이 안정되고 전셋값이 불안해진 현상은 각종 통계로도 확인된다. 대출규제와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집값 상승이 제한되고 반대로 전셋값은 오르면서 서울 전세가율이 두 달 연속 상승했다.

KB국민은행 부동산 조사에 따르면 서울 주택 전세가율은 지난해 11월 57.95%에서 12월 57.97%로, 올 1월에는 57.98%로 2개월 연속 올랐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같은 기간 ‘54.48% → 54.54% → 54.59%’ 등으로 역시 두 달째 상승세다. 지난해 1월 전세가율 56.26%에서 계속 하락하다 상승으로 전환한 것이다.

전국 주택 전세가율도 지난해 12월 62.82%에서 올 1월 62.87%로 상승했다. 전국 전세가율이 오른 것은 1년 2개월 만이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 역시 같은 기간 65.91%에서 66.01%로 올랐다. 전세가율 상승의 최대 원인은 매매가격이 상대적으로 안정되면서 전세가격과의 갭이 좁혀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수도권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이 시행돼 대기 수요가 늘어났고 임대차3법으로 인해 임대차계약 유지를 선택하는 무주택자가 많아지며 전셋값이 더욱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이미 매매가 상승률을 역전시켰다. KB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올 1월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0.31%로 매매가 상승률(0.23%)보다 0.08%포인트 높았다. 서울에서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이 전셋값 상승률보다 낮은 것은 1년 만의 일이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대출규제와 금리 인상으로 집값이 안정되는 상황에 2020년 시행된 임대차3법으로 올 하반기 계약갱신청구권이 사용 완료된 임대차 매물이 증가하면 전셋값이 지금보다 더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은옥 디자인 기자



전세난일까, 역전세난일까


실수요자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매매는 집값 고점의 막차가 아닐까하는 불안, 높은 전셋값과 전세대출 이자 등을 고려할 때 전세살이 역시 만만치가 않다. 전세 공급이 부족한 전세난 상태에선 좁은 문턱을 넘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전통적인 전세난과는 다른 현상도 나타난다. 일부 지역에선 전셋값이 수억원 내렸음에도 거래가 이뤄지기 어렵다는 게 현장의 분위기다. 분양시장 호황을 틈타 공급물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올 1월에 입주한 서울 성북구 길음동 ‘롯데캐슬 클라시아’는 2029가구 규모 대단지로 전·월세 매물이 600개에 달하지만 호가보다 1억~2억원 낮은 급매물만 겨우 거래되는 실정이다.

현재 해당 단지 전세 매물 가운데 가장 낮은 호가는 59㎡ 기준 5억5000만원 수준이다. 같은 면적의 분양권 매매는 11억9000만~22억원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단지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돈이 급한 집주인들이 전세 급매물을 내놓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김은옥 디자인 기자



전세 부실화 가능성은


혼란스러운 임대차시장의 문제는 실수요자들의 고민일 뿐 아니라 전세 부실의 뇌관도 안고 있다. 전세가율이 높아질수록 보증금 미반환 사고의 위험도 커진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이행실적은 ▲2015년 1억원 ▲2016년 26억원 ▲2017년 34억원 ▲2018년 583억원 ▲2019년 2836억원 ▲2020년 4415억원 ▲2021년 5034억원 등으로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이행실적은 보험에 가입된 전세계약 가운데 집주인이 만기 후 돌려주지 못한 세입자의 보증금을 HUG가 공적 재원으로 대위변제해준 금액이다.

지난해 주택임대사업자의 임대보증금보증 가입이 의무화된 가운데 이 같은 전세 부실 문제는 더욱 커질 수 있다. HUG 관계자는 “전세 사기 비상대응계획을 수립하고 주택가격 산정 시 매매가격보다 공시가격을 우선 적용하는 등 산정기준을 변경해 리스크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세가율 상승 현상은 매매-전세 차액만 내고 주택을 매수하는 ‘갭투자’도 부추길 수 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WM사업부 All100자문센터 부동산수석위원은 “최근 몇 년 동안 집값이 급등하면서 전세가율은 하락하는 추세였지만 매매가 대비 전셋값이 더 오르자 전세금을 낀 갭투자가 쉬워졌다”며 “대출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대출 대신 전세금을 낀 내 집 마련 전략을 세우는 수요자가 많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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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노향 기자 me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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