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형욱 "태릉골프장 협의 재개..대체부지 통해서라도 1만호 확보"
"동탄-양재 경부선 지하화 3조원 소요"
정부과천청사 부지에 4000호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이 백지화된 데 이어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 1만호 공급 계획에 대해서도 서울시가 반대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는 데 대해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공급이 필요없다는 것이 서울시 입장은 아니다”라며 “협의 과정에서 공급물량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면 대체부지를 확보해서 전체 목표를 맞춘다는 게 원칙”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5일 노 장관은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연 자리에서 ‘정부과천청사 공급 계획처럼 태릉골프장도 계획이 수정될 여지가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태릉골프장은 구청장 주민소환 문제가 있어서 공식 협의를 진행 못했으나 현재 소환절차가 종료되어 곧바로 구청과 서울시와 함께 협의를 개시한 상황”이라고 현재 진행 상황을 밝혔다. 이어 “언론에 서울시가 반대를 한다 돼 있는데 결이 좀 다르다”며 “자연녹지지역이라 가급적이면 녹지를 많이 유지하면서 저밀 개발하자는 방법과 내용에 대한 것이지 ‘공급이 필요없다’가 서울시 입장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과천 청사 부지에 4000호 정도 주택을 지을 계획이 있었는데 대체부지를 찾으면서 4300호를 공급하기로 돼 있다”며 “태릉골프장도 과천과 마찬가지로 공급량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면 대체부지 확보해서 전체 목표 물량(1만호)을 맞춘다는 원칙 아래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밖에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노 장관과 출입기자단 사이에 이뤄진 질의응답을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하반기에도 전세가격과 매매가격 상승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집값 안정 위한 추가 대책 계획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어서 송구하다는 말씀드린다. 전세가격도 안정세를 보이다가 지금 급등세라 굉장히 주의깊게 보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게 시장이 필요로 하는 공급 물량을 충분히 속도감 있게 제공하는 것이다. 2.4 대책을 차질없이 챙기겠다. 신도시 사전청약이 연말까지 네 차례 이어져 올해 3만여호 가량이 시세 60~80% 수준으로 공급된다.
신규 택지 13만호도 충분히 확보해놓고 있다. 투기 우려에 대한 조사가 끝나면 8월 말부터는 순차적으로 발표할 수 있을 것이다.
수요 측면에서는 서울시와 합의했던 조합원 지위양도제한 시점 조기화하는 문제를 다음 국회에서 법안 통과될 수 있도록 하겠다. 여기에 금융위에서 추진하는 가계부채 관리 대책과 한국은행의 연내 금리인상 등 질서있는 통화 정책 정상화 등 매크로한 정책들이 동시에 추진된다면 시장 안정에 상당 부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시와 민간정비사업 지원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인 내용이 있나. 재건축 규제 풀 생각은 없나.
=민간정비사업은 시장 안정이 전제조건이다. 6월9일에 서울시장 만나서 포괄적인 협의에 이른 부분이 그것이다. 또 도심 내 필요한 주택을 충분히 공급하는 데 있어서 공공이냐 민간이냐 이분법적인 문제로 볼 것은 아니다. 공공이든 민간이든 전제 조건은 주택가격 급등이나 투기의 자원이 되어서는 안 되고 시장 안정이 중요하다는 것, 개발이익이 자산가나 디벨로퍼가 독점하면 안 되고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내몰림을 막을 수 있는 개발이익 공유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국토부와 서울시가 서로 이해를 같이 했다.
-교통분야 국가균형발전도 중요하지만 수도권 내 불균형 문제도 있다. 2기 새도시 광역교통계획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6월29일 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발표하면서 김포·검단 지역 광역교통개선대책을 별도로 드렸다. 다른 2기 새도시 같은 경우도 계획된 교통시설이 지연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는데 화성동탄2지구의 경우 지티엑스-에이, 신분당선 연장 등이 지연되고 있다. 이런 지구에 대해서는 특별지구로 지정해서 종합적인 광역교통개선대책을 지자체와 협의해 조속히 발표하도록 하겠다.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평가서 재보완서를 환경부에 제출한 것을 두고 환경부에 공을 떠넘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행정절차로 확대해석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국토부가 보낸 전략환경평가서에 대해 환경부가 보완 요구를 했고 이에 대해 환경부에 보낸 행정절차다. 제2공항 문제는 다양한 의견이 있고 환경부에서 평가 결과가 나오면 그것을 토대로 제주도와 함께 답을 정하도록 하겠다.
-인사청문회 당시 경부선 동탄-강남 구간 지하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제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에 반영되는 것인가.
=경부선은 시내 구간에 들어오는 양재-한남은 서울시가 관리하는 구간이고 서울 경계 바깥으로는 한국도로공사가 관리하는 구간이다. 지금 고속도로 건설계획에서 검토하는 부분은 양재부터 동탄·기흥 정체구간이다.
문제는 도로 옆이 다 개발이 되어 있어서 평면 확장은 안 되고 지하로 입체화해서 개발해야한다. 이는 지상에 있는 도로는 그대로 이용하는 것이고, 여기에 더해서 지하로 입체화해서 도로를 내겠다는 것이다. 대심도로 뚫을 경우 ㎞당 사업비가 1000억원 정도 들어가는데 화성에서 서울까지 30㎞쯤 되니까 3조원 내외가 소요된다. 최근에 언론에 보도된 서초구의 방식, 즉 지상을 다른 용도로 쓰면서 지하도로를 확장하는 것과는 방식이 다르다. 고속도로 계획에 들어가는 것은 서울 구간 벗어나는 구간의 입체화 계획이다.
-코레일 노조가 하반기에 수서고속철(SRT)과의 통합 문제를 중요사안으로 설정할 것으로 보인다. 수서고속철 분리를 4년 정도 시행했는데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철도 산업 구조 문제는 간단치가 않다. 경쟁 논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고 공공성이 있는 분야를 경쟁을 통해 효율성을 확보하는 게 옳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양쪽 견해가 모두 일리가 있다.
지난해 11월에 관련 용역을 1년 계획으로 진행하고 있고 용역 결과 토대로 해서 해결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임대차3법이나 임대사업자제도 폐지 등이 전세시장 불안에 기여했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해결방안은 무엇인가.
=임대사업자제도와 관련해 신규 등록 금지하거나 세제 상 혜택을 제외하는 부분이 논의되고 있는데 전세시장에 미치는 효과나 세입자 관련 복합적인 문제들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임대차3법은 초기에 혼선이 좀 있었던 것 같다. 좋은 의도에도 불구하고 초기에 전세매물이 줄어드는 부작용 등이 있었지만 제도 초기 혼란은 정상화되고 있다고 보여진다. 임대차3법 이후에 기존 임차인 계약생긴율이 58%에서 74% 정도로 올라가고 있다. 전세 매물도 1월부터 한달에 2만호 수준에서 꾸준히 제공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부동산 특위가 내놓은 누구나집은 실현 가능한가. 공급난에 얼마나 도움이 될 것으로 보나.
=누구나집은 초기에 들어가서 임대하다가 나중에 자기 소유가 되는 취지는 굉장히 좋은 사업이다. 저희는 민간임대주택특별법에 있는 공공지원민간임대사업의 한 유형으로 누구나집 사업을 추진하려고 한다. 조만간 공모 지침 마련해서 연내 시범사업으로 공모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내년이 대선이고 다음 정부는 새로운 정책을 내세우면서 앞선 정부 흔적 지우기에 나서는 게 일반적이다. 문재인 정부가 1년 정도 남았는데 현행 사업들 추진이 가능한가.
=정부가 바뀌는데 지속가능성이 있느냐는 우려가 있다. 개인적으로 주택을 포함한 민생대책은, 정부가 바뀌어도 민생대책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2·4 대책 관련해 지구 지정이 확정되고 나면 바꾸는 것도 쉽지 않다. 공공과 민간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는 게 너무 작위적인 것 같다. 서울시가 민간 재개발 시 공공기여방안을 포함하는 대책을 내놨는데 내용을 따지고 보면 정부 2·4 대책과 비슷하다. 서울시나 2·4 대책이나 실제 국민들이 원하는 수요를 충족해드리는 게 필요하고 원칙에 공감대가 있다면 정부가 바뀌더라도 같은 내용은 지속되어야 한다. 정부가 바뀌고 시간이 흘러도 똑같이 유효한 정책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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