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로 눌렀던 민간 재건축.. '역대급' 공급 부족에 방향 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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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억눌렸던 재건축 시장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성난 '부동산 민심'을 잡기 위해 정부가 계속해 주택 공급 확대를 예고하고 민간 주택 업계와 공식 소통 창구를 열면서다.
일각에선 새 주택 공급 대책에 재건축 규제 완화 방안이 포함될 수 있다고 점친다.
서울에 주택을 대량으로 공급하기 위해선 재건축 규제 완화가 불가피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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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 나온다 해도 "쉽지 않을 것" 부정적 시선도
그간 억눌렸던 재건축 시장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성난 '부동산 민심'을 잡기 위해 정부가 계속해 주택 공급 확대를 예고하고 민간 주택 업계와 공식 소통 창구를 열면서다. 일각에선 새 주택 공급 대책에 재건축 규제 완화 방안이 포함될 수 있다고 점친다. 다만 재건축 조합에서 큰 관심을 보일지는 미지수다.
1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취임한 변창흠 장관이 예고한 대로 국토부는 주거지역 용도변경 등을 골자로 하는 주택 공급대책을 설 전에 발표한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도 이날 KBS 라디오에서 "고밀화나 용도변경을 통해 수도권에 서울을 중심으로 하는 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리기 위한 대책을 국토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에선 새 공급 대책을 예의주시한다. 서울에 주택을 대량으로 공급하기 위해선 재건축 규제 완화가 불가피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난해 11·19 공급대책으로 단기 대책을 발표했으므로, 이번엔 재건축을 포함한 중장기적 주택 공급 방안까지 아우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향후 주택 입주 물량이 줄어드는 것도 이런 전망을 부추긴다. 주택 준공실적의 선행지표인 인허가실적이 문재인 정부 들어 매년 떨어지고 있는 탓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수도권 주택 인허가 누적 물량은 19만1,564가구로, 전년 동월 누계 대비 10.36% 줄어들었다. 서울 물량도 같은 기간에 9.3% 감소했다.
정부는 새 공급 대책에서 민간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변 장관은 지난 5일 민관(民官) 공급기관 간담회에서 "민관협력을 통해 국민이 원하는 도심 내 분양 주택을 공급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며 "여기에 참여하는 토지주들은 수익성 확보는 물론, 신속한 사업추진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변 장관이 언급한 민관협력에 재건축이 포함되더라도 관건은 조합의 호응 여부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해 8·4 공급대책에서 용적률 대폭 완화를 내건 공공 재건축을 도입한 바 있다. 하지만 증가 용적률의 50~70%를 기부채납으로 환수한다는 조건이 걸림돌이었다. 결국 대다수 조합은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공공 재건축을 외면했다. 업계에선 인센티브가 많아도 공공이익 환수 비중이 높으면 새 민관협력 방안도 무위에 그칠 것으로 본다.
정부가 '카드'를 공개하기 전이지만 시장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서울의 재건축 조합들은 다음 정권에서 사업이 진행되길 희망한다"며 "현 정부 기조로는 수익성이 나오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귀띔했다. 강남구 대치동에서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하는 A씨는 "공공임대 물량 확대가 조건이라면 정부가 주거지역 용도변경이나 일반분양가 상향 등을 제안해도 강남에선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대동소이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 부동산전문위원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의 규제가 남아있는 한 조합에서 공공 참여 재건축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재건축 규제를 어떻게 할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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