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집값 오르고 수입 줄 것" 흉흉한 국민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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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밑 소비심리가 흉흉하다.
정부의 획기적인 대책 약속에도 일반 국민은 물론 전문가들까지 부동산값이 내년에도 계속 뛸 거라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KB금융그룹 경영연구소가 이달 중 공인중개사 506명, 학계 및 업계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발간한 'KB 부동산 보고서'에 따르면 공인중개사 90%가량이 내년 주택 매매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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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 사려면 16년치 월급 모아야
'소비자심리'는 전월대비 8.1P ↓
세밑 소비심리가 흉흉하다. 정부의 획기적인 대책 약속에도 일반 국민은 물론 전문가들까지 부동산값이 내년에도 계속 뛸 거라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새해 경제전망마저 더욱 불투명해지면서 생활형편을 비관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12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1년 뒤 집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주택가격전망CSI(소비자동향지수)는 전월보다 2포인트 오른 132를 기록했다. 11월에 이어 두 달 연속 2013년 1월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나타낸 것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 10~17일 전국 도시 2500가구(응답 2381가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부동산 전문가와 학자들의 우려도 크게 다르지 않다. KB금융그룹 경영연구소가 이달 중 공인중개사 506명, 학계 및 업계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발간한 ‘KB 부동산 보고서’에 따르면 공인중개사 90%가량이 내년 주택 매매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답했다. 수도권 중개사의 30%, 비수도권 중개사의 32%가 1~3% 상승세를 전망했다. 서울의 경우 하락을 예상한 응답은 전무했고, 3~5% 상승 답변이 31%에 달했다. 서울 강남지역은 80%가 5% 안팎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집값 상승 이유로는 공급물량 부족(28%), 전세시장 불안에 따른 매매 전환(22%), 정부 규제에 따른 부작용(19%) 등으로 답변했다. 전문가들의 경우 수도권은 5% 이상(39%), 비수도권은 1~3%(39%) 오른다고 답한 경우가 가장 많다.
KB금융연구소는 중간소득 계층이 서울에서 주택을 마련하려면 16년치 월급을 저축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연 소득 3분위(5분위 기준) 가구의 서울 내 아파트 PIR(소득 대비 집값 비율)은 지난 9월 기준 15.6에 달했다. 15.6년간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집을 살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지난해 1월 12.9년에서 1년8개월 사이 2년 이상 상승한 수치다. KB금융연구소 관계자는 “최근 규제 강화뿐 아니라 공급 필요성에 대한 시장 내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향후 지속적인 공급 확대 시그널을 시장에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가격의 고공행진 우려 속에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엄습하면서 경제 전망은 더욱 어두워졌다. 한은의 소비자 동향 조사에서 경제 전반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을 보여주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9.8로 전월 대비 8.1포인트 급락했다.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되면서 석 달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현재경기판단지수는 16포인트나 떨어진 56을 나타냈고 6개월 뒤를 바라본 향후경기전망지수도 81로 10포인트 떨어졌다. 취업기회전망지수는 74로 전월 대비 8포인트 하락했고, 가계수입전망과 소비지출전망도 93, 99로 각각 3포인트, 5포인트 떨어졌다.
경제전망과 소비심리 악화에도 불구하고 기업 수출은 호조세다. 한은은 이날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 통계’(달러 기준)를 통해 11월 수출물량지수 상승률이 전월 0.1%에서 5.7%로 크게 뛰었다고 밝혔다.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12.2%), 화학제품(12.6%), 전기장비(16.5%) 등이 비대면 근무 확산과 일부 국가의 연관 산업 수요 회복 영향으로 늘어난 덕분이다.
이동훈 금융전문기자, 조민아 기자 d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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