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털어내고 집값 오르는 평택.. "삼성전자 주변이 주도"
경기도 평택이 1년 만에 미분양 물량의 80% 이상을 해소했다. 수도권 집값이 크게 오르는 상황에서 지역에 개발 호재까지 잇따르면서 주택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전반이 좋은 것은 아니다. 청약 성적이 대표적인 예인데 지역 내에서도 호재가 집중된 곳만 관심을 받으면서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2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평택시 미분양 주택은 367가구로 집계됐다. 작년 10월 기준 평택 미분양 주택이 2227가구였던 것을 감안하면 1년 만에 약 83%를 해소한 것이다.
집값도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자료를 보면 이달 14일 기준 평택 아파트 매매가격은 일주일 사이 0.23% 올라 전주(0.12%)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평택 아파트값은 약 2년 간 하락세를 보였다가 올해 초부터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평택 부동산 시장에 훈풍이 부는 것은 먼저 과잉 상태였던 공급이 이제는 부족을 걱정할 만큼 줄었기 때문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평택의 부동산 시장은 오산, 화성 지역권과 함께 움직이는 측면이 있다"면서 "평택과 오산, 화성의 입주 물량이 감소하는 가운데 수도권 전반의 전세가격이 오르자 수요자들이 수도권 내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이 지역 아파트를 사기 시작했고 그 결과로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직방에 따르면 평택의 입주 물량은 지난해 1만5149가구에서 올해 6134가구로 약 60% 줄었다. 내년에는 7347가구가 입주 예정이다. 2019년 3985가구가 입주했던 오산은 올해 입주량이 596가구에 그쳤다. 내년 입주 예정 물량은 없다. 화성의 입주물량이 2018년 2만5709가구, 2019년 1만4124가구, 올해 2563가구였고, 내년에는 6948가구가 예정됐다.
공급이 줄어드는 가운데 수도권 전반의 집값과 전셋값이 오르자, 평택 역시 주택 매매 수요가 늘 수밖에 없는 환경인 것이다. 여기에 평택시는 인구도 증가세다. 평택시에 따르면 올해 11월 말 기준 평택시 인구는 53만4343명으로, 작년 11월말(51만1229명) 보다 약 4.5% 늘었다.
이런 가운데 SRT평택지제역 개통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가동,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노선 평택 연장 논의 등 지역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도 평택으로 수요를 이끈 요인이다.
다만 지역별로 온도 차가 심하다. 대표적인 것이 청약 시장이다. 평택 안에서도 고덕신도시에 대한 선호도가 커지면서 양극화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평택시 고덕면 고덕신도시(고덕국제화계획지구) 내 청약 열기는 뜨겁다. 평택시 고덕면에 짓는 ‘제일풍경채3차 센텀’의 경우 지난 9월 진행된 1순위 청약에서 20.69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힐스테이트 고덕 스카이시티(28.65대1)’, ‘호반써밋고덕신도시2차(40.22대1)’, ‘제일풍경채2차 에듀(17.36대1)’ 등 올해 하반기 고덕면에 공급된 아파트 단지들의 분양이 모두 성공적이었다.
반면 지난 달 청약신청을 받은 경기도 평택시 칠원동 ‘평택 동문 굿모닝힐 맘시티 2차’의 경우 1순위 청약에서 대거 미달이 났다. 앞서 7~8월 각각 분양한 평택시 현덕면 '이안 평택안중역 아파트'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은 0.27대 1, 평택시 동삭동에 공급된 'e편한세상지제역'은 1.58대 1, 평택시 용이동 'e편한세상비전센터포레'는 2.21대 1로 분양 성적이 저조했다.
집값도 고덕면 일대가 상대적으로 높다. 작년 11월에 입주한 고덕면 '고덕제일풍경' 아파트의 경우 전용면적 84㎡(19층)가 지난 10월 동일면적 역대 최고가인 6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고덕국제신도시파라곤' 전용 110㎡도 지난달 역대 최고가인 9억2000만원(12층)에 손바뀜이 있었다. 지난 1월 동일면적 25층짜리가 5억1600만원에 거래된 것을 감안하면 1년도 안 돼 약 4억원이 뛴 셈이다.
반면 작년 11월 입주한 경기도 평택시 신장동 '평택송탄역 서희스타힐스' 전용 84㎡(6층)는 이달 2억8700만원에 거래돼, 고덕신도시 아파트에 비해 3억~4억원 가량 시세 차이가 있다.
평택시 서정동 ‘평택롯데캐슬’ 전용84㎡짜리(11층)는 이달 3억1000만원에 계약됐고 평택 이충동 '이충이편한세상' 전용 102㎡(12층)이 지난 10월 3억1500만원에 손바뀜이 있었는데, 이는 2017~2018년 당시 실거래가보다 낮거나 엇비슷한 수준이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평택은 지역별 주거환경 격차가 큰 데 그 영향이 청약 결과에도 반영되고 있다"면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가 가까운 고덕국제신도시에 대한 선호도는 상대적으로 높고, 그 외 지역은 다소 낮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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