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란에 '패닉바잉' 다시 번지나..매매시장도 불안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이 6ㆍ17 부동산 대책 직후의 수준까지 치솟았다. 급상승하는 가격과 매물 부족으로 전세난이 가중되자 세입자들이 중저가 주택 매매로 눈을 돌리는 데다 김포 등 수도권 비규제지역과 부산 등 일부 지방광역시에선 규제를 피한 수요까지 몰리면서 급등세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전세난에 따른 패닉바잉(공포매수)이 재차 본격화하면 시장 혼란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1월 첫째 주(2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값은 0.17% 상승해 지난주(0.13%)보다 오름폭을 키웠다. 이는 지난 6ㆍ17 대책 발표 직후인 6월 넷째 주(0.22%) 이후 4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그간 잠잠하던 서울 아파트값도 상승률을 확대했다. 이번 주 0.02% 오르며 최근 10주 연속으로 0.01% 옆걸음을 하던 기록을 깼다. 서울 강남권 고가 단지보다는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매수가 집중되는 양상이다. 특히 중랑구는 이번 주만 0.08% 올라 2018년 10월 첫째 주(0.10%) 이후 2년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노원구와 강북구 역시 지난주 0.02%에서 이번 주 0.03%로 상승률을 높였다.
KB부동산 리브온 집계에서도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이번주 0.33% 올라 지난주(0.30%)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은평구(0.72%), 도봉구(0.66%), 동대문구(0.52%), 관악구(0.48%), 구로구(0.45%) 등 대체로 서울 외곽 지역이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수도권 역시 0.15% 올라 지난주(0.11%)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경기의 경우 0.23% 상승해 4개월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서울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좋은 김포(1.94%)는 갭투자 수요까지 더해지며 주간 상승률이 2%에 육박했다. 서울에서 전세를 구하지 못한 수요가 김포 매매로 돌아서거나 비규제지역이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이라는 점을 노린 갭투자 경향,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D 노선 기대감 등의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이 지역의 집값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포와 함께 수도권 비규제지역인 파주(0.37%) 역시 오름폭을 키웠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아파트값은 이번 주 0.23% 올라 한국감정원이 집계를 시작한 이후 8년4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부산은 지난주 0.30%에서 이번 주 0.37%로, 대구가 0.26%에서 0.30%로, 대전이 0.24%에서 0.41%로 각각 올랐다. 세종(0.25%)과 충남(0.23%), 전북(0.15%) 역시 전주 대비 오름폭을 키웠다.
업계에서는 계약갱신청구권, 전ㆍ월세상한제 등 임대차 2법 등이 촉발한 전세난이 가중되면서 매매로 돌아서는 수요가 늘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전세가격 상승이 상대적으로 주춤하던 매매가격을 받쳐주면서 급등한 가격을 지지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가뜩이나 내년 새 아파트의 공급량 급감이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우려는 더욱 크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 전국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26만5594가구다. 올해 예상 물량 대비 26.5%(9만5726가구) 줄어든 수치다. 특히 서울은 2만6940가구에 불과해 올해(4만8758가구) 대비 반 토막 수준이다. 경기 역시 올해 대비 22.1% 줄어든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집값이 불안 조짐을 보이는 지방 비규제지역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고 있으나 이상 급등 후 규제가 낳는 부작용 역시 만만치 않다고 지적한다. 여기에 최근 임차인의 거주 기간을 최대 6년으로 확대하는 '전세 3+3법'이 발의되기도 했으나 전세난을 불러온 건 신규 임차라는 점에서 오히려 시장 참여자들의 더 큰 혼란만 불러올 수 있다는 목소리도 여전히 높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전세시장의 어려움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이로 인해 중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매로 돌아서는 수요 역시 늘면서 시장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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