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가 턱밑까지 전세가 오른 남양주 하남.. "물건이 없어요"
경기도 남양주와 하남에서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전세시장을 겪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3기신도시 청약에서 당첨 확률을 높이려는 사람들이 이 지역으로 몰린 데다, 새 임대차법 시행과 가을 이사철 등이 겹치면서 전세 품귀 현상이 심화하고 있어서다.
22일 KB국민은행 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경기도 하남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 14일 기준 전주 대비 0.50% 상승했다. 남양주는 0.44% 올랐다. 수도권 평균 변동률(0.33%)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실제 이 지역에서는 1년도 안 돼 전세가격이 수억원 오른 아파트 단지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일부 단지의 경우 전셋값이 매매가에 육박하기도 했다.
하남 풍산동 ‘하남힐즈파크 푸르지오1단지’ 전용 60㎡ 경우, 이달 기준 평균 매매가격은 5억3999만원, 평균 전세가격은 4억5000만원으로, 차이가 9000만원에 그쳤다. 하남덕풍동 ‘하남 자이’ 전용60㎡도 이달 기준 평균 매매가격은 3억8850만원, 전셋값은 2억8000만원으로 차이가 1억850만원에 불과하다.
하남 선동 ‘미사강변 센트리버’의 전용 84.89㎡는 지난달 6억6500만원(18층)에 전세 거래됐다. 작년 11월 같은 면적 20층은 6억9800만원에 매매됐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집을 살 수 있던 돈으로 전세를 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물론 그 사이 매매가격도 크게 올랐다. 지난 7월 9억원선을 처음 넘은데 이어 이달 9억5000만원(17층)에 거래되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하남 덕풍동 ‘하남풍산아이파크5단지’의 전용84.97㎡(3층)는 이달 6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됐다. 이 아파트 해당 면적에서 역대 가장 비싼 전셋값이다. 올해 2월만 해도 동일면적 전세가 4억5000만원(4층)에 거래됐으니, 약 7개월만에 전셋값이 2억원 뛰어버린 것이다.
남양주에서도 아파트 매매와 전세 거래가 역대 최고가에 잇따라 거래되고 있다. 이달 남양주 다산동 ‘다산e편한세상’ 전용 74.88㎡짜리는 7억9500만원(25층)에 매매되며 동일면적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달 동일면적 전세값도 4억5000만원(26층)으로 최고가를 기록했다.
남양주 역시 일부 단지에서 매매가격과 전셋값의 차이가 1억원대로 좁혀졌다. 남양주시 다산동 ‘반도유보라 메이플타운’의 전용면적 84㎡(9층) 전세는 지난달 20일 6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해만해도 전셋값은 2억원대였는데, 작년 연말 3억원과 4억원선에서 거래된 데 이어 단번에 7억원에 육박한 것. 최근 동일 면적에서 7억6000만원(25층)에 거래된 것이 있는 점을 감안하면 매매와 전세 차이는 최소 1억2000만원에 불과하다.
남양주 다산신도시 D공인중개소장은 "현재 1685가구짜리 아파트 단지에서 나와있는 전세 물건이 24평형 하나"라면서 "이 일대 단지별로 전세 물건이 한 두개도 나올까 말까하는 수준인데다, 매물이 나오면 금새 거래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 지역 전세가격이 더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일각에서는 전세 품귀 현상이 심화하면서 전셋값이 매매가격에 육박하거나 추월하는 단지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소위 '깡통전세(담보대출과 전세보증금이 매매가를 웃도는 형태)' 문제가 현실화할 가능성은 아직 작다고 보는 경우가 많다.
부동산 상승장에서는 전셋값이 매매가격 지지선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매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 여경희 부동산 114 수석 연구원은 "남양주와 하남 모두 3기신도시 개발 및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와 지하철 신설 개통 등의 호재가 있어 가격 하방경직성이 강한 지역들"이라고 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남양주와 하남 지역은 개발 호재가 많은데다 타 지역에서 오는 가족 단위 이사 수요 늘고 있다"면서 "전세가격 상승세가 이들 지역의 아파트값을 밀어 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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