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여러분, 우리 아파트 10억클럽 가입을 축하(?)합니다"

김노향 기자 2020. 9. 12.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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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 '아파트 10억클럽'의 이면①-호가 13억원 세종 아파트 실거래가 보니..
아파트 10억 클럽은 부동산에서 상징적 의미가 있다. 서울 아파트를 가장 높은 가격부터 차례대로 나열했을 때 중간값인 중위가격은 KB시세 기준으로 9억1812만원이다. 정부가 고가아파트에 부과하는 종부세의 경우 1주택자 기준 공시가격 9억원 초과분이 과세 대상이다. 즉 ‘10억’은 고가아파트의 기준이다. 부동산업계에서 아파트 10억 클럽의 증가가 무주택자의 불안심리를 가중시킨다는 지적이다. /사진=머니투데이

#1. 50가구 규모로 2001년 입주한 서울 도봉구 창동 ‘중흥S-클래스’. 지난해 3월 6억7000만원(4층)에 실거래된 이 아파트 전용면적 203㎡ 매물은 현재 네이버부동산에 호가 10억원(7층)으로 등록돼 있다. 올 초 발표된 이 아파트 공시가격은 5억400만원. 경기 의정부시와 맞붙은 서울 북쪽의 도·노·강(도봉·노원·강북)은 그동안 집값이 저평가됐던 지역 중 한 곳이지만 최근 호가가 10억원을 기록하자 서울 전역이 ‘아파트 10억 클럽’에 가입했다는 말이 나왔다.

#2. “마음에 드는 집이 있어 공인중개사에게 매수 의향을 밝혔더니 집주인이 며칠째 전화를 안 받는답니다. 그 후 며칠이 지나 공인중개사를 통해 전해온 얘기는 집주인이 이번 달에 계약하지 않고 다음달에 5000만원 더 올려서 다시 매물을 내놓겠다고 하는데요. 말로만 듣던 허위매물인가 봐요.”

정부가 9억원 이상 고가아파트에 대한 대출 규제와 각종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인상을 강화했음에도 서울 아파트가 속속 10억 클럽에 진입하고 있다. 서울만이 아니다. 정부가 대출·청약을 규제하는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부산과 행정수도 이전 후보지로 검토되는 세종도 10억 클럽 아파트가 속출했다.

아파트 10억 클럽은 부동산에서 상징적 의미가 있다. 서울 아파트를 가장 높은 가격부터 차례대로 나열했을 때 중간값인 중위가격은 KB시세 기준으로 9억1812만원이다. 정부가 고가아파트에 부과하는 종부세의 경우 1주택자 기준 공시가격 9억원 초과분이 과세 대상이다. 즉 ‘10억’은 고가아파트의 기준이다. 부동산업계에서 아파트 10억 클럽의 증가가 무주택자의 불안심리를 가중시킨다는 지적이다. 내집마련 대기 수요의 ‘패닉 바잉’을 부추기고 전체 집값을 끌어올리는 부작용이 우려된다.
김영찬 디자인 기자


부동산=심리… 비뚤어진 ‘아파트 프라이드’


‘OO주민 여러분, 저희도 드디어 10억 클럽 가입했습니다. 축하합니다.’
‘역시 시세가 입지를 말해주네요. 진작에 가입했어야 할 입지죠.’
‘10억원이면 아직 갈 길이 머네요.’
‘OO 최저가가 10억원 되는 날이 곧 올 거예요. 초품아! 평면깡패!’

경기 신도시의 한 아파트단지 커뮤니티에서 실거래가 10억원을 축하하는 글에 수십개의 댓글이 달렸다. 정치권 최고 부동산갑부로 손꼽히는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국회 국토교통위원회·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이 78억원 오른 집값을 두고 “팔 것도 아닌데 세금만 더 내서 화난다”고 발언해 화제를 모았지만 부동산에서 일반적으로 집값이 오르면 재산증식의 심리가 따라오는 게 사실이다.

아파트 10억 클럽 증가는 무주택 서민이나 중산층의 추격매수를 부추기는 데다 호가가 시세를 움직이고 결과적으로 실거래가를 올리는 부작용을 일으킨다. 최근 행정수도 이전 이슈로 집값이 폭등한 세종을 보면 도담동 ‘도램9단지풍경채센트럴’ 95㎡(이하 전용면적)가 8월6일 10억2500만원(7층)에 거래됐다.

이 아파트의 현재 호가는 12억~13억원. 어진동 ‘한뜰마을2단지더샵센트럴시티’ 84㎡는 8월2일 8억9000만원(5층)에 거래됐는데 현재 호가는 10억5000만원이다. 세종시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행정수도 이전 이슈가 터진 후 집주인이 대부분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며 “매매가와 전세가의 상승 추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에선 전매제한 해제 영향으로 84㎡ 아파트의 분양권 가격이 10억원을 돌파하는 곳이 속출했다. 지난해 11월 부산 해운대구·수영구·동래구 등이 정부의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며 전매제한이 풀리고 거래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부산 수영구 ‘남천 더샵 프레스티지’ 84㎡ 분양권은 8월22일 10억5110만원(8층)에 거래됐다. 지난 3월 같은 면적 10층이 6억6750만원에 거래된 것에 비해 5개월 새 4억원 가까이 올랐다. 지난해 9월 분양가 5억원 초중반과 비교해선 두 배 이상 오른 가격이다. 이 단지는 지난 3월18일 분양권 전매제한이 풀렸다.

지난해 11월 수영구가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돼 전매제한기간이 6개월로 축소됐다. 서구 암남동 ‘힐스테이트 이진베이시티’ 138㎡도 지난 8월31일 분양권이 13억9000만원(64층)에 거래됐다. 지난 5월 63층이 12억원에 거래된 데 이어 2억원 가까이 뛰었다. 2017년 분양가는 10억4000만원이었다.

분양권 전매제한 해제로 인해 아파트를 매수한 대부분은 부산 외 거주자로 추정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부산 수영구 아파트의 시·도 외 거주자 매수는 399건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실수요가 아닌 투기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단기급등 지역에서 실거래가보다 2억~3억원이 비싼 건 소위 ‘배짱 매물’이 많다. 호가 거품에 유의해야 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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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노향 기자 me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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