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적률 높이고 태릉골프장에 2만 가구..결국 대어는 빠졌다

강동효 기자 2020. 7. 20.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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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벨트 안푼다]
강남·서초 일대 예비군 훈련장·수방사 부지도 개발 검토
부천 대장 등 3기 신도시 5곳 용적률 220%까지 올릴듯
재건축 규제 완화는 제외..시장 불안 잠재우기엔 역부족
군 시설인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 정부는 주택공급 방안으로 이곳을 비롯해 국공유지 일부를 주택용지로 개발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주택공급 대책의 일환으로 불붙었던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 관련 논란이 문재인 대통령의 ‘계속 보존’ 발언으로 일단락됐다. 정부는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규제 완화도 추진하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결국 곧 나올 공급 대책은 용적률 상향 등을 통한 도심 고밀도 개발과 태릉 골프장 등 국공유지 확보, 3기 신도시 용적률 상향 등이 골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부동산 업계에서는 그린벨트 해제 시 실효성 논란이 분분했다. 하지만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지 않는다면 그나마 강남권 개발제한구역 해제가 집값 안정에 단기적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그린벨트와 재건축 규제 완화가 빠지면서 결과적으로 공급 대책이 시장의 불안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그린벨트 두고 오락가락···결국 제외키로=정부가 검토한 주택공급 방안 가운데 시장에 파급력이 가장 큰 것은 그린벨트 해제였다. 서울 강남구 세곡동과 서초구 내곡동 등 보금자리 주택지구 인접지를 개발해 1만가구가량을 공급하는 방안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교통정리로 이 같은 방안은 백지화됐다. 그린벨트 해제를 두고 불필요한 논쟁만 벌어지다 ‘해프닝’으로 마무리된 것이다.

이번에 나올 공급 대책의 핵심 중 하나는 서울 고밀도 주거지 개발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도심역세권 일대를 고밀도 주거지역으로 신규 지정해 용적률을 대거 높이는 방식이다. 이 경우 기존 상업지역의 주거용적률(600%)보다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구체적 수치는 서울시와 정부가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확대되는 용적률 가운데 절반은 공공임대 등 공적 주택공급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용산정비창도 기존보다 공급량이 늘어날 수 있다. 정부는 앞서 지난 5월 용산정비창 일대를 택지로 조성해 8,0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는데 공급 물량이 다소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다만,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만큼 도시계획 훼손과 혼잡도 우려 등으로 늘어날 수 있는 공급 물량은 수천 가구를 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가용 택지도 끌어모은다는 계획이다. 이의 일환으로 군부지 가운데 상당수를 택지개발지에 포함할 것으로 보인다. 군 골프장과 예비군 훈련장, 수도방위사령부 관련 부지 등이 검토 가능한 후보지다. 서울 태릉골프장은 현재 협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성남·88·뉴서울CC 등도 택지 개발이 가능한 곳으로 거론된다. 태릉골프장은 18홀 규모로 부지는 25만평에 달한다. 이 정도 규모의 부지면적이면 최소 2만가구의 아파트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국방부가 소유한 강남·서초구 일대 예비군훈련장과 수도방위사령부 관련 부지도 검토 대상이다. 정부는 앞서 이달 초 서울 동작구 본동 수방사 부지와 관련해 신혼희망타운 조성방안을 밝힌 바 있다.

◇ 3기 신도시 용적률 220%까지 올린다=수도권에서는 3기 신도시의 용적률 완화가 확실시된다. 부천 대장, 고양 창릉 등 3기 신도시 5곳의 용적률은 160~200% 정도다. 정부는 3기 신도시 내 녹지와 자족 용지는 줄이지 않고 용적률을 높이는 형태로 수용인구를 확대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용적률은 지구별로 시뮬레이션 중인데 대략 220%까지 오르는 곳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3기 신도시는 지구계획을 수립 중인데 최종 수용인구는 여기서 확정될 것”이라며 “용적률 확대 적용은 여러모로 검토해 지구별로 다르게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이 같은 공급 대책을 조만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등 장기적으로 공급 확대를 이끌 방안이 빠졌기 때문이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장의 불안을 해소하려면 장기적으로 주택 공급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신호가 나와야 한다”며 “정부의 이번 공급대책에 정비사업 규제 완화 등 핵심 내용이 빠져 주택시장 안정화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의 이번 공급 방안 가운데 핵심이 될 도심 내 용적률 완화는 한 차례 실패한 카드였다는 점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18년 서울 내 준주거지역과 상업지역의 용적률을 확대하는 대책을 내놓았는데 시장에 미친 영향은 미미했다. 상업지역과 준주거지역의 용적률은 기존보다 100~200%포인트가량 상향됐는데 조건부 허용으로 시장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았다. 늘어난 용적률에 비례해 공공주택을 공급하도록 하면서 민간의 개발 유인을 끌어오는 데 실패한 것이다. 서진형 경인여대 경영학과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는 “정부가 용적률 완화 카드를 계속 활용하고 있는데 공공주택 공급이라는 조건을 내걸면서 시장에서는 크게 효과가 없었다”고 말했다. /강동효기자 kdhy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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