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되는 코로나 침체.. 부동산시장 '빙하기' 오나
진정세에 접어드는 듯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재확산할 조짐을 보이면서 부동산 시장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시장은 이미 지난 2월에 시작된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긴 조정기를 거치고 있다. 여기에 2분기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이 가시화하면 연말쯤에는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여기에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2차 확산이 본격화하면 큰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 6일 서울 용산구 철도정비창 개발 등을 골자로 한 주택공급대책을 발표했다. 공급대책의 각론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지만 규제 중심의 정책을 이어왔던 정부가 오랜만에 공급대책을 발표하며 시장이 활기를 띠었다. 마침 나흘간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데다 황금연휴를 맞아 강남 고가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호가도 오르기 시작한 시점이었다. 부동산 시장의 변화 조짐이 보였던 바로 이날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에 방문했던 남성이 신규확진자가 됐다. 이후 확진자 수는 불과 며칠 만에 급격히 늘었다.
코로나19 재확산과 함께 부동산 시장도 그 여파를 염려해야 할 상황이 됐다. 코로나19 1차 확산기 부동산 시장 동향을 살펴보면 2차 확산기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 초반에는 ‘사회적 거리 두기’ 분위기 속에서 서로 매물을 보여주기조차 어려웠다. 이 기간 정부 부동산 규제 여파로 강남에 이어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노도강(노원·도봉·강북), 수용성(수원·용인·성남) 등의 매매가격이 순차적으로 올랐다가 떨어졌지만, 전반적인 거래량은 급격히 줄었다.
서울부동산광장에 따르면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는 지난 2월 8288건(이하 계약일 기준)이었다가 3월에는 4410건으로 반 토막 났다. 이어 지난달은 2049건으로 감소했다. 경기 지역은 지난 2월만 해도 풍선효과의 영향으로 아파트 거래량이 역대 최대인 3만1964건에 달했다. 하지만 정부의 후속 규제와 코로나19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3월 거래량은 1만 6505건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이어 4월 거래량도 9553건으로 감소했다.
2차 확산이 본격화하면 다시 한번 거래가 얼어붙을 수 있다. 정부가 방역체제를 생활 속 거리 두기로 전환하면서 한때 일각에서는 시장이 활성화될거란 기대도 높았지만, 2차 확산이 본격화됨에 따라 사회적으로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정부가 규제를 계속하는 상황에서 2차 확산세가 본격화하면 거래가 계속 위축될 것”이라며 “매수자 입장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재확산될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에 매수의지가 꺾여 조정기가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대면 접촉이 어려워지면 재건축·재개발 등의 도시정비사업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서울 서초구 신동아아파트 발전위원회는 지난 10일 인천시 서구 왕길동의 한 공터에서 신동아아파트 조합장과 감사의 해임을 위한 임시 총회를 개최했다. 신동아아파트 조합원들이 차량에 탑승한 채 총회에 참가했고 차량을 이용하지 못하는 조합원들은 별도의 장소에 모였다. 코로나19 사태로 총회 개최가 어려워지자 여러 조합이 차량을 이용한 ‘드라이브인’ 방식 등을 도입했는데, 코로나19 사태가 재확산하며 다시 이 방식을 도입하기 시작한 것이다.
코로나19가 확산세가 일단 진정돼도 실물경제가 타격을 입으며 부동산 시장 전반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지적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시장도 현 상황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비교하며 부동산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는 상황이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경기침체와 규제, 코로나19로 3가지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급매 중심으로만 매물이 소화되면서 가격이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며 “일부에서는 집값이 대출금보다 떨어지는 상황이 벌어져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매매가격 하락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앞서 코로나19 1차 확산기에는 매매가격이 꾸준히 내려갔다. 서울 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은 최근 6주 이상 하락했는데 정부 부동산규제의 영향도 있었지만 본질적으로는 코로나19로 인한 매물 부족과 경기침체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앞으로도 당장 시장에 나오는 매물이 획기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은 적다. 양 소장은 “정부가 실효성 있는 공급대책을 내놓으면 침체로 갈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가격 폭락은 공급이 많고 매물이 쌓여야 벌이지는 현상인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덧붙였다.
방역 전문가들은 코로나19는 백신이 개발되기 전까지는 얼마든지 재확산할 수 있다고 지적해 왔다. 이 때문에 부동산 시장도 당장 사태 종식을 기대하지 않았고, 따라서 재확산으로 인한 영향도 제한적일 거라는 지적도 많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당장 거래량이라든지 가격에 (추가로)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코로나19 정국이 아직 끝나지 않으리라는 인식이 커져 거래량의 회복을 쉽게 예단하지 못하게 만들 요인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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