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한제 울분 "바로 옆동네와 1000만원 차이나다니.."
대치동 구마을 지구별 희비
상한제 회피 분양가 4750만원
적용되면 3000만원대 중반 전망
강동구 길동 주민도 "억울"
옆동보다 노후한데 홀로 지정
7일 정비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단독주택 재건축을 추진 중인 대치 구마을1·2·3지구는 이번 상한제 적용으로 지구별로 희비가 크게 엇갈릴 전망이다.
삼성역 인근 구마을 3개 지구 중 2지구는 이미 철거를 완료하고 이달 분양(31가구)을 앞두고 있다. 롯데건설이 공사를 담당하고 브랜드명은 '르엘대치'(사진)로 정해졌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협의한 끝에 3.3㎡당 일반 분양가를 4750만원으로 확정했다.
하지만 1·3지구는 현재 이주 절차를 밟고 있어 내년 4월 말부터 적용될 상한제 칼날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강남구청에 따르면 이주가 거의 완료된 1지구는 속도를 내면 상한제를 피할 가능성이 남아 있지만 3지구는 아직 이주가 한창 진행 중이어서 상한제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1·3지구에 상한제가 적용되면 이달 분양을 앞두고 있는 2지구(르엘대치)보다 낮은 분양가로 인한 손실을 조합이 감내할 수밖에 없다. 2지구 분양가인 3.3㎡당 4750만원에 국토교통부가 밝힌 분양가 하락률 최대 예상치인 -10%를 적용하면 1·3지구 3.3㎡당 분양가는 4275만원까지 떨어진다.
정비 업계 일각에서는 분양가 3000만원대 설까지 나오고 있다. 상한제가 적용되면 일반 분양가를 건축비와 택지비(땅값)를 합쳐서 정하는데, 택지비를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산정하면 분양가가 3000만원대 중반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구마을1지구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2지구 분양가와 같은 수준이 수용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라는 게 조합원들 대다수 의견"이라고 밝혔다.
인근 동에 비해 집값이 훨씬 저렴한데도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에 포함돼 억울함을 토로하는 사례도 있다. 이번에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강동구 길동 주민들은 이웃한 고덕동이나 명일동 대신 상한제 적용 지역에 포함된 것에 울분을 토하고 있다.
상한제 적용 지역에서 제외된 같은 강동구 명일동은 고덕주공9, 삼익그린2차, 명일우성·현대·한양 등 재건축 예정 단지들이 즐비하다. 고덕동 역시 최근 고덕그라시움 등 대규모 신축 단지가 입주하면서 강동구 시세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지역이다.
길동은 인근 동에 비해 10년 이상 된 아파트가 많아 집값이 저렴한 편이다. 전용 84㎡ 기준 아파트 매매가가 6억~8억원 수준으로, 인근 고덕동 고덕그라시움이 같은 평형 기준 13억원대에 거래되고 있는 것에 비해 크게 낮은 편이다.
길동은 주거 환경이 노후해 재건축·재개발을 촉진해야 하는 상황인데 되레 규제 대상이 되고 있다고 주민들은 주장한다.
일부 주민 사이에서는 "정부가 명일동이나 고덕동을 잘못 체크한 것 아니냐"는 자조 섞인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강동구 외 다른 구에서도 흑석동, 청량리동 등 실제 집값 상승을 주도해온 지역들이 이번 상한제 적용 대상에서 빠지면서 어이없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논란은 정부가 객관적 기준 없이 정비 사업이 많이 진척돼 분양을 앞두고 있는 지역에 한해 상한제 적용 지역을 선정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길동에서는 신동아 1·2차 아파트 재건축(총 1299가구)이 진행 중이며 현재 이주를 끝내고 철거 작업을 준비 중이다. 이 단지는 내년 4월 28일까지 일반 분양이 불가능해 이번 상한제 적용 대상 지정으로 조합원들 부담이 커졌다. 백준 J&K도시정비 대표는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을 발표하면서 객관적인 산정 근거를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주민들이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지역만 발표할 것이 아니라 수치화한 자료를 근거로 함께 제시해야 정책에 대한 신뢰가 회복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지성 기자 /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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