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달만에 1억 ↑..아파트 전셋값은 왜 오르나

동대문구, 송파구 등 다시 오름세..가을 이사철·집값 상승 영향

#최근 동대문구 전농동, 답십리동 신축아파트 전세를 알아보던 직장인 A씨는 공인중개소 여러 곳을 돌아다녔지만 결국 집을 구하지 못했다. 올해 6~7월 59㎡(이하 전용면적)가 3억원 중후반대 매물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발품을 팔았는데 이제 그 가격으론 구하기 어렵다는 말만 들었다.
　
지난 3월 이후 안정세였던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다시 오르면서 실수요자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8월 마지막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0.09%로 집계됐다. 주간 상승률로는 지난 2월 첫째주(0.1%) 이후 가장 높다. 강남구(-0.06%)를 제외한 시내 24개 자치구 모두 전셋값이 올랐다.
　
정부 부동산 규제와 수도권 입주물량 증가로 3월 말부터 16주 연속 하락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7월 중순 이후 반등했다. 여름방학과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수요가 늘어난 데다 최근 서울 집값 상승폭이 확대된 것도 시세에 영향을 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송파구 ‘헬리오시티’를 제외하면 연말까지 서울에 대규모 입주물량은 많지 않다”며 “강남권 재건축 이주물량 등을 고려하면 가을 이사철 수요와 맞물려 연말까지 전셋값이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도심과 가까운 대단지 아파트 전셋값이 많이 올랐다.
　

동대문구 전농동 래미안크레시티 단지 전경. /사진=유엄식 기자

지난 5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동대문구 답십리동 ‘래미안미드카운티’ 84㎡는 6월 전세 시세가 4억1000만~4억5000만원이었지만 지난달 말에는 이보다 1억원 넘게 오른 5억5000만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인근 ‘힐스테이트청계’ ‘래미안위브’ ‘래미안크레시티’ 단지도 지난달부터 이전 전세보증금보다 2000만~5000만원 뛴 거래가 성사됐다.
　
인근 중개업소 대표는 “입주를 앞둔 신축단지는 전세금으로 잔금을 치르려는 집주인들이 시세보다 가격을 낮춰 거래한 적이 있다”며 “이사철을 맞아 수요가 늘면서 전셋값이 다시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9000가구 넘는 헬리오시티 입주를 앞두고 주춤하던 잠실 대단지 아파트 전셋값도 오름세로 바뀌었다. 5~7월 8억원까지 내린 ‘잠실 리센츠’ 84㎡ 전셋값은 지난달 다시 9억원대로 올라섰다.
　
동작구, 마포구, 성북구, 은평구 등 시내에 직장이 있는 실수요자가 많이 찾는 지역의 아파트 전셋값도 지난날부터 상승폭이 확대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서울이 수요 우위 지역이고 매매와 전세가격이 연동하는 점을 고려해 정부가 보다 세심히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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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엄식 기자 us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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