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르포] 강남 비웃는 '해운대 마천루'
부산은 우리나라 제2의 도시다. 수도 서울에 이어 인구가 두번째로 많고 도시면적은 서울을 능가한다. 게다가 국내 최대의 항구도시다.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꽉 찬 도시인 만큼 아파트시장 기세도 등등하다. 서울 강남 못지않은 부촌으로 각인된 해운대는 70~80층에 이르는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가 즐비하다. 가격이 40억원을 훌쩍 넘는 곳도 있다. 대표 부촌인 해운대뿐만 아니라 부산 곳곳의 주요 재건축·재개발 지역 분양아파트 역시 높은 경쟁률로 완판돼 인기를 증명했다. 이처럼 높은 인기 탓에 전체 16개구 가운데 7개구가 청약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됐다. 최근 둘러본 부산 아파트시장은 정부의 규제를 정면으로 마주하고도 과열된 분위기가 여전했다.
마린시티에 위치한 해운대 두산위브더제니스(맨 왼쪽)와 해운대 아이파크. /사진=김창성 기자 |
◆마천루 위용 뽐내는 ‘마린시티’
서울 강남·서초 등 한강변 재건축아파트는 어떻게든 서울시의 35층 층수제한을 넘어서려 애쓰지만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엔 최고 70~80층에 이르는 주상복합아파트가 즐비하다. 그야말로 하늘을 뚫을 기세다.
부산의 관광명소인 광안대교와 광안리해수욕장 등이 한눈에 들어오는 이곳에는 이미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한 해운대 아이파크(72층·298m), 해운대 두산위브더제니스(80층·301m)가 웅장하게 서있어 보는 이를 압도한다.
해운대 아이파크 입주민 A씨는 “마린시티 입주민들은 뉴욕이나 홍콩의 마천루와 비교해도 손색없다는 자부심이 크다”며 “입지나 건물 규모, 시설 등 모든 면에서 수십억원 이상의 가치를 지닌 만큼 가격이 뛰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마린시티에서 직선거리로 2㎞가량 떨어진 곳에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해운대 엘시티 더샵이 부산 최고층을 향해 연일 층수를 쌓고 있다.
2019년 해운대 엘시티 더샵(랜드마크 101층· 412m, A동 85층·339m, B동 83층·333m)이 완공되면 부산을 대표하는 마천루 지위는 엘시티 더샵이 차지한다. 건물 경계선과 해운대 해수욕장 사이에는 불과 폭 5m의 도로만 있어 마린시티처럼 바다 조망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2015년 분양 당시 3.3㎡당 3000만원에 육박하는 초호화 분양가로 논란을 낳았지만 최근에는 각종 정관계 비리로 얼룩진 속살이 드러나며 거품도 함께 빠져 프리미엄 없는 분양권이 매물로 나올 만큼 침체기다.
인근 B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예전보다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아 가격이 떨어진 건 사실”이라면서도 “아직도 15억원 이상의 가격대를 유지하는 만큼 완공시점에는 분위기가 반전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센텀시티의 대표 주상복합아파트인 WBC더팰리스. /사진=김창성 기자 |
◆탄탄한 삼박자 인프라 ‘센텀시티’
해운대구의 또 다른 부촌은 마린시티와 직선거리로 불과 1.2㎞가량 떨어진 ‘센텀시티’다. 마린시티의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엔 못 미치지만 센텀시티에도 37~51층에 이르는 높은 주상복합아파트가 우뚝 솟았다.
센텀시티는 주요 조망권이 바다인 마린시티와 달리 인근에 위치한 수영강이 조망권에 든다. 고층에서는 바다 조망도 가능하지만 센텀시티와 맞닿은 수영강 조망이 더 수월하다.
특히 센텀시티는 탄탄한 삼박자 생활인프라를 갖췄다. 세계 최대 백화점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과 신세계몰, 롯데백화점, 홈플러스 CGV, 벡스코, 영화의전당 등 생활·편의시설이 주거지에서 50~400여m 떨어져 도보 5분 거리다. 또 지하철 3개역(센텀시티역, 2호선·동해선 벡스코역)과 광안대교가 연결돼 교통편이 편리할 뿐만 아니라 인근에 5개의 초·중·고등학교가 있어 교육여건도 우수하다.
시세는 마린시티보다 다소 낮은 수준이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에 따르면 센텀시티 대표 주상복합아파트인 WBC더팰리스 233㎡는 20억원, 213㎡는 13억5000만원에 매물로 나왔다. 같은 면적의 월세는 보증금 5000만원에 각각 350만·300만원이다.
대연 롯데캐슬레전드 공사현장. /사진=김창성 기자 |
◆재개발·재건축 열기 ‘명지·초량·대연·부암’
재개발·재건축 지역인 ‘명지·초량·대연·부암’ 일대도 열기가 뜨겁다.
창원시와 인접한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는 아직 조성 중인 만큼 분위기가 조용하다. 유동인구가 적고 일부 문을 연 상가에는 손님이 없었다. 무단횡단을 해도 될 만큼 차량 통행도 적었다. 도로변에는 빈 용지를 분양한다는 광고가 붙어있다.
총 8만여명을 수용하는 대규모 신도시이자 인근 산업단지의 풍부한 수요가 기대되는 곳 치고는 아직 휑한 기운이 감돌았지만 과열지역인 부산에서 규제 칼날을 피한 택지지구라는 점은 장점으로 꼽힌다.
부산지하철 1호선 초량역과 명문 부산고를 낀 초량1구역은 재개발 탄력을 받아 높은 시세를 보였다. 시세 5억원인 대우트럼프월드센텀 153㎡보다 크기가 3분의1로 작지만 가격은 절반 수준인 아파트가 매물로 나왔고 대지면적 113.1㎡, 건물면적 65.7㎡인 오래된 주택도 3억1000만원에 매물로 나와 열기를 짐작케 했다.
6·19 부동산대책을 통해 추가 조정대상지역에 들어간 부산진구는 대표번화가인 서면역 주변 부전동 일대와 달리 부암·연지 등 재개발 대상지역이 의외로 차분했다. 지난해 11·3 부동산대책을 통해 조정대상지역에 들어간 해운대구·연제구·동래구·남구·수영구의 풍선효과로 집값이 뛴 영향이 더 컸다.
반면 2호선 라인에 줄지어 자리한 대연동 일대는 활기가 넘쳤다. 롯데건설·SK건설·GS건설이 분양한 대연 롯데캐슬레전드·대연 SK뷰힐스·대연 자이가 모두 수백대1의 경쟁률을 올리며 팔린 탓이다.
대연동 C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대형사의 분양 성공이 대연동 일대 분위기를 모두 바꿨다”며 “아직 개발 중인 만큼 앞으로 시세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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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김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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