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 FOCUS] 강남 재건축 과열, 수도권 청약 광풍..고민 깊어진 정부
정부가 망설이는 것은 규제책이 갖고 있는 양날의 칼을 염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우리 정부는 어설프거나 지나친 부동산 규제로 인한 부작용을 지난 10년간 뼈아프게 경험했다. 2003년 10·29 대책 이후 안정적이던 주택 가격이 2005년 2월부터 급등하기 시작하자 노무현정부는 서민의 집값 부담을 낮추겠다며 8·31 대책, 이듬해 3·30과 11·15 대책까지 세 번에 걸쳐 다양한 규제를 쏟아냈다. 하지만 규제가 나올 때마다 시장은 잠깐씩 주춤할 뿐 전반적인 상승을 지속했다.
그러다가 2007년 1월 DTI 40% 규제를 투기지역 및 수도권 투기과열지구 6억원 미만 아파트에 적용한다고 발표하자 시장은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금융위기까지 더해지면서 시장은 얼어붙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2005~2006년에 나왔던 부동산 정책들은 결과적으로 하나도 성공하지 못했다"며 "극단적인 DTI 규제에 금융위기가 더해지면서 부동산은 침체에 빠졌다"고 말했다.
이명박정부, 박근혜정부가 온갖 규제 완화를 총동원해 살려놓은 것이 지금의 부동산 경기다. 이번에도 섣불리 매스를 들이대기엔 위험요소가 너무 많다는 점이 정부를 고민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건설업이 국가경제를 떠받치는 마지막 보루라는 점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까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3.3% 중 건설투자의 기여율이 51.5%에 달했다. 조선, 해운, 철강 등 수출업종의 부진을 상당 부분 건설투자가 만회하고 있는 것이다.
또 이미 대량공급이 예정돼 있다. 2018년까지 70만가구 이상의 신규주택이 쏟아지는 대형 악재가 대기하고 있다. 기존 집이 제대로 팔려야 새집으로 이사를 할 수 있는데 부동산 가격이 떨어진다면 입주를 포기하거나 빚을 더 내야 한다. 미분양과 가계부채 증가 우려가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미국 금리 인상이 예정돼 있다. 그 여파로 국내 금리 인상도 불가피하다. 가계부채의 대규모 부실화가 염려되는 대목이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2000년대 중반 내놨던 정책들을 그대로 답습해서는 안된다"며 "지금과 그때는 많이 달라졌기 때문에 현실에 맞게끔 수정하고 꼭 필요한 카드만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 정부에서 고려하고 있는 규제 1순위는 투기과열지구 지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밀타격 전략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적용범위를 최대한 정밀하게 설정하고 적절한 타이밍에 시행해야 규제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조언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강남 일부와 강동, 목동 그리고 청약시장까지 현재 이상과열이 나타나고 있는 특정 지역에 대해서는 선제적이고 효과적인 정책을 펴되 부동산 시장 전체를 규제하는 것은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고 조언했다. 고종완 매일경제 명예기자는 "부동산 정책은 시장 안정과 서민 주거 복지라는 두 가지 목표를 갖고 접근해야 한다"며 "지금 상황이라면 청약요건 조정, 투기과열지구 지정, 금융규제 등을 단계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정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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