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동결, 사상 최저 1.25% '3개월 연속'

장주영 기자 2016. 9. 9.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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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9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9월 기준금리를 현 1.25% 수준으로 동결했다.

이로써 한은은 지난 6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1.25%로 끌어내린데 이어 3개월 연속 동결을 결정했다.

당초 금융시장에서도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지난 7일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채권시장 전문가 10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96%가 9월 기준금리는 연 1.25%로 동결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은 하반기 경기하방 리스크와 낮은 물가수준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높아진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과 외국인 자금유출 우려, 가계부채 증가 문제 등이 금리인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어 9월 기준금리는 동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불과 지난달 초만 해도 시장 전문가들은 한은이 물가상승률을 끌어올리고, 추경 예산이 집행되는 시점에 맞춰 경기 부양효과 극대화를 위한 정책공조 수단으로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의견을 앞다퉈 제기했다.

그러나 추경예산 국회 통과가 예상보다 지연됐고, 가계부채 증가세가 연일 최고치로 치솟은 데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높아지며 국내·외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은이 이번 달에도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묶어놓고 당분간 관망 모드를 유지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이번 금리 동결 결정에도 급증하는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예상된다.

김문일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9월 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결정은 만장일치 동결 가능성이 높다”며 “지난 8월 한은 의사록에서 금통위원들은 국내 가계부채와 외환 스왑 포인트 하락에 대한 경계감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 가계부채 우려가 지속되고 있고 스왑 포인트 일부 영역 마이너스도 유지되고 있어 8월 금통위 이후 상황이 크게 바뀌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김민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금통위 의사록과 이주열 총재의 발언을 보면 한은은 금리조정에 소극적으로 보인다”며 “금통위 8월 회의에서 가계부채 증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고 최근 이 총재는 미국의 금리인상, 가계부채, 고령화 문제 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가계부채 문제는 8월 금통위 의사록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있게 논의됐다”며 “한은 입장에서 최근 가계부채의 절대규모와 증가속도는 부담스러운 수준이라고 판단한다”고 언급했다.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을 이끈 배경으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

조용구 신한증권 연구원은 “8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가계부채 문제의 심각성이 제기된데다 잭슨홀 미팅 이후 미 연준의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9월 금리 인하 기대는 크게 감소했다”며 “9일 예정된 금통위에서는 금리 동결을 전망한다”고 전했다.

김상훈 KB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은 다소 완화됐으나 가계부채에 대한 부담으로 국내 금리인하 기대가 감소한 것은 사실”이라며 “가계부채는 사실 부동산 집단 대출이 주 요인인데, 이번 8.25 부동산 대책에서 이에 대한 뚜렷한 방안이 제시되지 않으면서 금리인하가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미국이 오는 21~22일 FOMC에서 금리 동결을 결정할 경우 집행이 시작되는 추경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한은이 오는 10월 기준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가계부채 문제가 의미있는 진전을 보이지 않는 한 당분간 한은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것이 의견도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

조용구 연구원은 “9월 미 FOMC에서 금리 동결이 결정되고 소비 둔화에 대한 지표 확인, 수출이 재차 감소하는 등 경기 하방리스크가 재차 부각되면 10월의 인하 기대감은 재차 확대될 수 있다”며 “다만 10월에도 금리가 동결된다면 연내 인하는 사실상 힘들어 질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전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가 강화되면서 한은의 금리인상 기대가 약화됐다”며 “한은이 빠른 가계대출 증가에 대한 부작용을 경계하고 있다는 점에서 빠른 가계대출 증가세가 억제되기까지 한은의 금리 인하는 지연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장주영기자 jjy033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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