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매매수요 자극..집값 계속 오를까

이준호 2016. 9. 8.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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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이준호 기자]

<앵커>

정부가 내놓은 8.25 가계부채 대책 발표 이후 오히려 부동산 시장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 배경과 현재 상황, 그리고 앞으로 전망을 부동산팀 이준호 기자와 함께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이준호 기자, 최근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하는데, 얼마나 올랐나요?

<기자>

한국감정원이 매주 전국의 아파트값 동향을 조사해 발표하는 데, 마침 오늘(8일) 이번주 시세가 공개됐습니다.

이번주 전국의 아파트값은 지난주보다 0.03% 상승해 전주의 상승폭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그런데 서울 아파트값은 0.13% 오르며 지난주보다 오름폭이 커졌구요, 상승률로는 지난해 11월 말 이후 9개월 만에 최고 수준입니다.

서울 아파트값이 많이 오른 것은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들이 사업에 속도를 내면서 강세를 보였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강남구가 0.33% 오르며 서울에서 가장 많이 올랐고, 강동구와 양천구 등 순으로 상승했는데, 대부분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곳입니다.

정부가 지난달에 발표한 가계부채 대책이 부동산 시장에 오히려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 셈입니다.

내년부터 주택이나 택지 공급을 확 줄인다고 하니까 '빨리 집을 사야겠구나'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매매수요를 자극했고 결국 집값도 계속 오르고 있는 겁니다.

특히 지방 아파트값도 지난 2월 이후 계속 하락하다가 이번주에 처음으로 하락세를 멈추며 7개월만에 보합세로 돌아섰습니다.

<앵커>

새 아파트를 사려는 사람들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곳이 바로 견본주택인데요, 이곳에도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이 한꺼번에 몰리고 있다면서요?

<기자>

앞서 신동호 기자의 리포트에서도 보셨듯이 견본주택을 찾는 많은 사람들이 '불안하니까 빨리 집을 사야겠다' 이런 생각을 많이하고 계신데요,

앞으로 주택공급이 줄어들 경우 지금보다 더 좋은 곳에 더 좋은 아파트가 생길것이라는 확신도 그만큼 줄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건설사들이 마련한 견본주택에는 새 집을 보러 오는 사람들과 투자하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는 겁니다.

정부가 발표한 8.25 대책이 목요일이었는데, 보통 견본주택은 금요일부터 열거든요, 그 주에 무려 12만명에 달하는 방문객들이 견본주택에 몰려들었습니다.

'집값도 계속 오른다고 하는데 이왕 살꺼 기존 헌집말고 새 아파트를 사자' 이렇게 마음을 먹은 사람들이 급격히 늘어났다는 것을 보여준 셈입니다.

보통 가을 분양 성수기라고 하죠. 해마다 건설사들이 집중적으로 분양하기 시기가 9월부터 11월까지인데요,

본격적인 분양시즌이 오기도 전에 벌써부터 분양시장이 크게 들썩이고 있는 것인데, 정부의 대책이 전혀 약발을 받지 않은 겁니다.

전문가의 인터뷰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

"전매규제나 재당첨 금지 조치같은 분양시장의 직접적인 규제는 빠져 있어서 당장 9~10월 10만가구나 쏟아지는 물량이나 청약수요 감소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가을 분양시장 특수에 타격을 주는 것은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앵커>

정부가 부동산 시장에 대한 규제를 계속 내놓고 있는데, 시장은 오히려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네요. 추가적인 부동산 대책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구요?

<기자>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이 나온지 2주만에 벌써부터 추가 대책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데로 주택 공급을 줄이면 자연스럽게 빚을 내서 집을 사는 사람도 줄어들 것이라는 게 정부의 입장인데요,

이걸 시장에서는 공급이 줄어들기 전에 빨리 집을 사야한다는 식으로 받아들이며 오히려 더욱 분위기가 뜨거워지고 있는 겁니다.

대책을 내놓은 정부도 적지 않게 당혹스러워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대책이 적용되는 시점을 당초 계획보다 빨리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아파트 집단대출 소득 심사 강화는 지난 6일부터 시행됐구요, 제2금융권의 담보인정비율을 낮추는 조치도 한 달 앞당겨 다음달부터 시행됩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부는 부동산 시장의 열기를 잠재울 수 있는 추가 대책 카드를 내놓을 지 고심에 들어갔습니다.

그동안 나올만한 대책은 거의 다 나왔고, 이제 남은 것은 강력한 규제책인데, 바로 전매제한 강화나 LTV와 DTI 등 대출규제를 다시 강화하는 정도입니다.

하지만 LTV, DTI 등을 건드릴 경우 부동산 시장의 급격한 위축이 예상되는 만큼 가능성은 조금 낮은 편이구요,

지난번 대책에서도 거론됐던 '분양권 전매제한 강화' 정도가 추가 대책에 들어갈 여지는 있습니다.

현재 공공택지는 1년, 수도권 민간택지는 6개월씩 각각 전매제한 기간을 두고 있는데요, 이 기간을 더욱 늘려 분양시장의 과열을 잠재우겠다는 건데요,

김경환 국토교통부 차관도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과열이 지속되면 전매제한을 도입할 여지가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둔 바 있습니다.

<앵커>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다시 커진 모습인데, 집을 사거나 투자하려는 분들도 상당히 혼란스럽겠네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기자>

말씀하신데로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짙어지면서 시장 참여자들도 상당히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정책에 따라 방향성이 즉각 바뀔 정도로 상당히 예민하게 반응을 하는데요,

앞서 말씀드린 분양권 전매제한 강화 방안 등 추가적인 규제책이 나올 가능성은 그렇게 높지는 않습니다.

대내외 변수로 국내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그나마 부동산 경기만 괜찮은 편인데, 이런 상황에서 부동산 규제를 내놓으면 시장이 확 꺾일 수 밖에 없습니다.

오는 28일부터 시행되는 김영란법 때문에 내수 위축이 예상되는 가운데 부동산 시장 옥죄기에 또 나선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어찌됐던 정부의 추가 대책이 예고된 만큼 추가적으로 나오는 규제 등을 살핀 후에 투자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해 보입니다.

특히 수도권과 지방 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공급과잉의 부작용이 우려되는 곳은 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준호기자 jhlee2@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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