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머니' 서울 부동산 공습

임영신,김인오 2016. 8. 11.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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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휩쓸던 中자금 北上..마포·홍대상권 이어 강남까지

◆ 차이나머니 서울 부동산 공습 ◆

"현금 100억원 정도는 어렵지 않아요. 여기서 화장품 가게 놓을 만한 빌딩 없을까요?" 지난달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 인근 중국 중년 여성 서너 명이 빌딩 쇼핑에 나섰다. 중소형 빌딩 전문 중개업체 리얼티코리아는 압구정동 성형 관광을 겸해 방문한 중국인들에게 가로수길 등 강남 주요 상권 대로변을 중심으로 100억~200억원대 건물들을 소개했다.

서울 부동산 시장에 중국인들 부동산 투자 바람이 거세다. 부동산 투자이민제 대상 지역인 제주도와 부산에 집중됐던 중국인의 부동산 투자가 최근 홍대 상권을 중심으로 연희동·연남동·망원동으로 확산되고 가로수길 세로수길 등 강남까지 넘어오고 있다.

서울 반포의 한 중개업소 소장은 최근 대리인과 함께 찾아온 한 중국인의 질문에 깜짝 놀랐다. 한국 관련 사업을 한다는 이 중국인은 "중국 부동산 시장은 거품이 곧 꺼질 것 같아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지 않은 한국 부동산에 장기적으로 투자하고 싶다"며 "반포 래미안퍼스티지나 아크로리버파크 열 채를 한꺼번에 살 수 있느냐"고 물었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에 따르면 중국인이 보유하고 있는 서울 지역 토지는 지난 1분기 현재 3516필지(15만9375㎡)로 지난해 말 3192필지(15만3109㎡)보다 석 달 사이에 10.2% 늘었다.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3년 이후 중국인들의 서울 지역 땅투자는 매년 40%씩 급증하고 있다. 작년 말 공시지가 기준으로 7884억5000만원이다. 통상 실거래가는 공시지가와 2배가량 차이 나는 점을 감안하면 1조5000억~2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자치구별로 보면 마포구에서 중국인이 매입한 토지는 지난 2분기 현재 235필지(8785㎡)로 3년여 전인 2012년 말(128필지·2812㎡)보다 83.6% 급증했다. 강남구 토지 120필지(8136㎡)를 중국인이 소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자본으로 인해 지지부진한 개발 사업에 물꼬가 트이고 부동산 경기가 활성화되는 등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지역경제에 대한 파급 효과가 떨어지고 부동산 가격에 거품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한다.

[임영신 기자 /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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